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서문
제1부 일곱 개의 동심원 첫 번째 동심원 - 자아 두 번째 동심원 - 관계 세 번째 동심원 - 노동 네 번째 동심원 - 도시화 다섯 번째 동심원 - 경제 여섯 번째 동심원 - 환경 일곱 번째 동심원 - 문명 제2부 반란 출발! 만남 조직 반란 해명 역자 후기 |
성귀수의 다른 상품
|
현재 상황에 대한 사회적 해결책은 없을 것이다. 우선은 반어적으로 ‘사회’라 불리는 환경과 제도, 개별적 세포들의 모호한 집합체에 구체적인 실체가 없기 때문이고, 나아가 공통의 경험을 위한 언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어를 공유하지 않고서는 부 또한 나눌 수 없는 법이다. 프랑스 대혁명의 가능성을 녹여내기 위해 계몽주의와 결부된 반세기 동안의 싸움이 필요했고, 가공할 ‘복지국가’를 잉태하기 위해 노동을 둘러싼 한 세기 동안의 투쟁이 필요했다. 이른바 새로운 질서를 담아낼 언어를 창출하는 투쟁이었다.
--- pp.14-15 기존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시들어가는 모든 것을 일일이 거론하는 일은 시간 낭비일 것이다. 사람들은 가족이 돌아오고 커플이 합치는 중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가족은 떠났을 때의 그 가족이 이미 아니다. 돌아온다는 것은 이미 만연해 있는 이별을 심화시킬 뿐이어서 그 자체가 일종의 기만으로 작용한다. 해마다 거듭되는 가족 모임으로 인해 쌓여가는 서글픔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 억지로 웃는 얼굴들, 너 나 할 것 없이 가식적인 모습을 보는 데 따른 당혹스러움, 식탁 위에 시체 한구가 놓여 있는 것 같은 기분, 그런데도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는 느낌 등등 말이다. 연애에서 이혼까지, 동거에서 재혼 가정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그처럼 허탈한 가족 중심의 무용성을 예외 없이 실감하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마저도 포기한다면 훨씬 더 서글플 거라 판단하는 것 같다. --- p.33 마침내 우리는 깨달았다. 경제가 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라, 경제 자체의 속성이 곧 위기라는 사실을. 일자리가 모자란 것이 아니라, 노동이 남아돌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를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건 위기가 아니라 바로 성장이라는 사실을. --- p.61 하지만 솔직히 말해보자. 그토록 떠들썩하게 이야기되고 있는 이 모든 ‘환경 재앙’에도 우리는 현재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있다. 적어도 예측 가능한 사태들 중 어느 하나가 실제로 우리를 덮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분명 우리와 관련이 있는 문제이긴 한데, 어쩐지 별 감이 오지는 않는다. 바로 그 사실 자체가 재앙인 셈이다. --- p.71 상황은 이렇다. 우리의 부모들은 이 세상을 파괴하는 일에 고용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것을 재건하는 데 우리가 동원되려는 마당이다. 더욱이 그 재건 작업은 실제적인 이득을 발생시켜야 한다. … 우리는 새로운 녹색자본주의의 차가운 미소를 느낄 수 있다. 그래, 바로 그거다! 생태학이야말로 녹색자본주의 아닌가! 대안적 해결책 역시 그거다! 지구를 구한다는 것도 결국 그거였다! … 이는 곧 환경이야말로 인류 앞에 던져진 가장 중요한 세계적 문제가 되기에 아무런 손색이 없다는 뜻이다. 아울러 세계적 문제라 함은 ‘글로벌’하게 조직된 자들만이 그 해결책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런 자들이 누구인지는 다들 잘 알고 있다. 거의 1세기 전부터 재앙의 선두 진영을 담당해오던 집단들, 그저 로고 하나 살짝 바꾸는 최소한의 미봉책만으로 현재 상태를 고수하려는 자들 말이다. … 완전히 어리벙벙해진 우리는 지금의 파탄을 주도했던 자들의 품으로 여차하면 뛰어들 태세다. 바로 그 파탄으로부터 그들이 우리를 꺼내주길 바라면서. --- pp.73-76 자, 보다시피 우리는 각자 등에 주검을 한 구씩 짊어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결코 그 짐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문명의 종말, 그 임상적 사망 상태로부터는 아무것도 기대할 만한 것이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그것은 하나의 사실일 뿐인데, 우리는 그것을 일종의 결단으로 구체화시켜야 한다. 사실들은 흐지부지 덮어버릴 수 있지만, 결단이란 애당초 정치적인 것이다. 문명의 죽음을 결정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을 다루는 것. 오로지 결단만이 우리 등에서 주검의 짐을 내려놓게 해줄 것이다. --- p.92 모든 합법의 틀이 완전히 파괴된 것에 대해 합법적인 이의 제기를 하는 것은 이미 쓸데없는 짓이다. 이런저런 시민단체나 극좌파의 막다른 처지에 동참할 필요도 없다. 현 질서에 반기를 든다고 자처하는 모든 기존 조직들은 국가 체제의 언어와 관습, 그 형식을 그대로 빼다 박은 축소판 꼭두각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뭔가 다르게 정치를 해보겠다’는 모든 의지는 오늘날 국가가 장착한 의족을 어중간하게 늘여놓은 결과밖에 내놓지 못한다. --- p.95 지극히 고립되고, 지극히 허약한 곳이 우리의 출발점이다. 반란의 모든 과정은 처음부터 새롭게 이룩되어야 한다. 지금 현재, 반란보다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 무엇도 반란보다 더 절실하지는 않다. --- p.96 사실 구체적인 조직보다 더 무서운 것은 유연한 뢱조와 떠도는 험담, 무형의 서열이 특징인 각종 패거리 문화들이다. 그것들은 어느 것이나 진실에 대한 물타기 작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모든 패거리 문화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한다. --- p.101 혁명의 움직임은 전염이 아닌 공명현상에 의해 퍼져나가는 법이다. 이곳에서 형성된 무언가는 저곳에서 형성된 무언가의 충격파에 대한 공명이다. 반란이라는 것은 페스트나 산불이 번지는 것처럼 일어나는 게 아니다. 그런 것들은 최초의 불씨를 기점으로 해서 차츰차츰 선조적 과정을 밟아 이루어진다. 하지만 반란은 마치 음악처럼 구체화되는 무엇이다. 그 핵심은 공간과 시간 속으로 제아무리 흩어져나가도 결코 자신만의 리듬과 진동을 잃지 않는다. --- p.144 더 이상 파국을 예견하고, 그로 인하여 달가워 할 잠재적 결과들을 따져볼 때가 아니다. 그 시기가 언제이든 우리는 파국에 대비해야 한다. 봉기를 어떤 식으로 추진할지 그 세부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반란의 가치에 모든 가능성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 p.152 |
|
"이 책은 테러리즘의 매뉴얼이다."
- 프랑스 내무부 장관 알리오 마리 "우리는 권력이 이토록 두려워하는 책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 - 르몽드 2008년 11월 11일 동트기 전, 프랑스 중부 타르낙Tarnac의 산골 마을에 대테러진압 경찰부대가 헬리콥터들의 호위 속에 들이닥쳤고 모두 20명을 연행했다. 당국은 그중 9명을 ‘테러계획과 연관된 범죄조직’이자 최근 철도 사보타주의 용의자라고 발표했다. 그들은 모두 파리의 중산층 출신으로 부족함 없이 성장하여 대학원 이상의 교육을 받은 27~34세의 젊은이로 알려졌다. 곧이어 프랑스 내무부장관 알리오 마리는 이들이 ‘극좌 아나키스트 자치조직’이자 ‘반란의 조짐’의 저자인 ‘보이지 않는 위원회’이며, ‘반란의 조짐’은 “테러리즘의 매뉴얼”이라고 주장했다. 이때부터 9명은 ‘타르낙Tarnac 9’이라 불렸고, 그중 쥘리앙 쿠파Julien Coupat는 조직의 리더이자 ‘반란의 조짐’의 핵심 저자로 지목됐다. 이들은 집요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증거 부족으로 인해 2009년 3월 쥘리앙 쿠파를 마지막으로 모두 풀려났다. 이와 관련된 일련의 수사와 조사는 결국 ‘반란의 조짐’이란 문건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간지 『르몽드』는 이 사건을 두고 “권력이 이토록 두려워하는 책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고 평했다. 『뉴욕 타임스』가 “반물신주의 선언이자 혁명의 매뉴얼”이라고 말한 이 작은 책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반부에서 저자들은 ‘자아’, ‘관계’, ‘노동’, ‘도시화’, ‘경제’, ‘환경’, ‘문명’ 등 현대 사회를 이루고 있는 일곱 개 동심원 구조를 제시하고, 각 동심원을 분석하면서 병들고 인간성이 말살된 작금의 서구 문명이 왜 개혁될 수 없고 해체가 불가피한지 자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에서는 주류 정치와 세계의 밖에서 힘을 기르는 코뮌 또는 끈끈한 유대감을 가진 수많은 개별 공동체의 형성과 이들 간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혁명 투쟁,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자본주의를 끝장내는 공격을 위한 처방전을 제시한다. 이러한 공격은 메트로폴리스의 흐름을 막아서 경제를 마비시키고 지방 권력을 해체하여 중앙 권력을 붕괴하고 경찰력을 소멸시킴으로써 달성된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2007년 이 책 『반란의 조짐』이 프랑스 출판사 라파브리크La Fabrique를 통해 소량 인쇄되어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만 해도 그 영향은 미미했다. 그러나 이 글은 곧 익명의 번역자들에 의해 여러 언어로 소개되면서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다. 그리고 2009년 정식 영문판이 미국에 나오자 뉴욕에서 독자들의 자발적인 출간 기념식이 벌어지고, 이 소동을 뉴욕타임스가 보도할 정도가 되었다. 미국의 대표적 우익 논객 가운데 한 명인 글렌 벡Glenn Beck은 〈폭스 뉴스〉에 출연해 “내가 읽어본 가장 사악한evil 책이다. 하지만 피하지 말고 반드시 읽어야 한다. 그래야 무엇이 다가오고 있는지 알고 대비할 수 있다.”고 거듭해 호소했다. 곧 미국에서도 『반란의 조짐』은 논란의 중심에 섰고 영어권 최대 서점인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순위 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묘사된 현대 사회와 대처법에 대한 극도로 상반된 평가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의 이집트, 중동, 아프리카 사태를 맞이하며 보수 논객 글렌 벡과 빌 오렐리Bill O'Reilly가 〈폭스 뉴스〉에서 현 상황과 이 책의 연관성 및 영향력에 대한 논쟁을 벌이는 등 21세기 최초의 세계 혁명 선언인 『반란의 조짐』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다. 어느 영미권 블로거는 이 책의 서평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지금은 이집트, 중동이 분노하고 있지만 내일 우리는 세상의 반란을 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