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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작품 해설 작가 연보 |
Ernest Heming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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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당기는 힘을 느끼고는 반가워하고 있는데 뭔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육중하고 다부진 힘이 느껴졌다. 노인이 느낀 것은 고기의 무게였다. 노인은 여분으로 둘둘 감아 두었던 낚싯줄 사리 뭉치 가운데 하나에서 낚싯줄이 술술 풀려나가도록 했다. 그 줄이 노인의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나가는 동안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낚싯줄을 살짝만 잡고 있었는데도 엄청난 중량감이 느껴졌다.
“대단한 고기구만.” 노인이 말했다. “이놈이 미끼를 옆으로 문 채 그대로 달아나고 있는 거야.” 그러다가 돌아서서는 미끼를 삼킬 테지. 노인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내서 말하진 않았다. 좋은 일이 있을 때 그걸 말해버리면 운이 달아나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그것이 얼마나 거대한 고기인지 알고 있었다. 정어리를 옆으로 문 채 어둠 속을 유영하고 있는 고기를 머릿속으로 상상해보았다. --- p.42 그 물고기가 처음 나타났을 때 시커먼 그림자처럼 배 밑을 지나가는데 시간이 워낙 오래 걸려서 노인은 물고기가 그렇게 길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아니야.” 노인이 말했다. “저렇게 큰 놈일 리가 없어.” 하지만 물고기는 실제로 그렇게 큰 놈이었다. 물고기가 빙 돌아서 불과 삼십 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수면에 떠올랐을 때 노인은 물 밖으로 나온 꼬리를 보았다. 검푸른 바다 위로 떠오른 그 꼬리는 커다란 낫의 날보다 더 높이 치솟았고 색깔은 아주 연한 보라색이었다. 꼬리는 뒤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물고기가 수면 바로 밑에서 헤엄칠 때 노인은 그 물고기의 거대한 몸통과 몸통을 띠처럼 두르고 있는 보라색 줄무늬를 보았다. 등지느러미는 누워 있었고 거대한 가슴지느러미는 활짝 펼쳐져 있었다. --- p.92 마침내 상어 한 마리가 물고기 머리를 물어뜯었고, 노인은 이제 싸움도 끝임을 알았다. 상어가 절대 뜯기지 않을 육중한 물고기의 머리를 물었다가 이빨이 박힌 채 꼼짝 못 하고 있을 때 노인은 키 손잡이로 상어의 머리를 내려쳤다. 한 번 치고 두 번 치고 또 내려쳤다. 키 손잡이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자 노인은 부러진 손잡이 끝부분을 쥔 채 상어에게 달려들어 찔렀다. 살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부러진 손잡이 끝부분이 뾰족하다는 걸 깨달은 노인은 다시 한번 상어를 푹 찔렀다. 상어는 물었던 것을 포기하고 빙빙 돌며 떨어져 나갔다. 몰려든 상어 떼 중 마지막 남은 상어였다. 뜯어먹을 게 더는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 p.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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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도 감동을 주는
인간의 나약함과 고독을 보여준 불멸의 고전 멕시코 만류에서 홀로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 산타아고는 가난하고 운도 따르지 않는다. 84일째 고기를 잡지 못하다가, 먼바다까지 나가 사투 끝에 거대한 물고기를 잡는 데 성공한다. 생애 최고의 대어를 낚지만, 대어를 잡느라 사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흘린 물고기의 피 냄새를 맡고 몰려온 상어 떼의 공격을 받는다. 몇 차례의 싸움 끝에 간신히 상어를 물리친 노인은 결국 머리와 뼈만 앙상하게 남은 물고기 잔해를 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에서 불굴의 의지로 난관을 극복하며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늙은 어부를 통해 인간 운명의 비극적인 아이러니에 대한 성숙한 인생관을 보여주고 있다. 노인은 망망대해가 대변하는 대자연 속에서 홀로 역시 자연을 대변하는 대어와 사투를 벌인다. 하지만 노인에게 자연은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노인이 연약한 휘파람새, 바다거북 그리고 과거에 잡았던 청새치 한 쌍에게 보여주는 연민과 사랑, 그리고 “형제”라고 생각하는 물고기를 죽일 수밖에 없어 안타까워하는 모습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삶의 생존 조건을 성찰하게 하는 작가의 자연관을 읽을 수 있다. 너무나 단순하고 쉬운 어휘와 문장 때문에 만만한 작품이라 생각하고 책을 읽어 내리던 독자들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서야 작품이 남기는 여운과 감동에 놀라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