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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제2부 작품 해설 작가 연보 |
Albert Ca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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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마리가 찾아와 내가 그녀와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지 물었다.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고 그녀가 원한다면 나도 좋다고 했다. 그러자 마리는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전에도 한번 말했던 것처럼 그건 아무 의미가 없지만 아마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면 왜 나와 결혼하겠다는 거야?” 마리가 물었다. 나는 다시금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고 그녀가 원한다면 결혼을 해도 좋다고 설명해주었다. 결혼하자고 한 건 마리였고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인 것뿐이었다. 그러자 마리는 결혼이란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잠깐 말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내가 이런 식으로 만난 다른 여자가 이렇게 청혼해도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래서 “당연하지”라고 대답했다. --- p.59 그 순간 눈썹에 고여 있던 땀이 한꺼번에 눈꺼풀 위로 흘러내렸고 내 눈은 미지근하고 두툼한 막으로 뒤덮이고 말았다. 눈물과 소금의 장막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이마 위로 울려대는 태양의 심벌즈 소리와 내 맞은편에서 칼이 분출하고 있는 반짝임만 희미하게 느낄 뿐이었다. 그 불타는 검이 나의 속눈썹을 물어뜯었고 고통스러운 눈을 후벼 팠다. 바로 그때, 모든 것이 비틀거렸다. 바다는 짙고 뜨거운 바람을 몰고 왔다. 하늘이 활짝 열리고 불이 비 오듯 쏟아지는 것 같았다. 내 몸 전체가 긴장했고 나는 권총을 움켜잡았다. 방아쇠가 당겨졌다. 나는 권총 손잡이의 반들반들한 배를 만졌다. 단호하고 귀를 멍하게 하는 소음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나는 땀과 태양을 털어내었다. 한낮의 균형과 행복을 느꼈던 해변의 이례적인 침묵을 내가 깨뜨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나는 움직임이 없는 몸뚱이 위로 네 방을 다시 쏘았다. 총탄은 깊이 박혀 보이지도 않았다. 이것은 마치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짤막한 노크 소리와도 같았다. --- p.80 내가 살아왔던 이 모든 부조리한 삶 내내, 내 미래의 깊숙한 곳에서부터 아직 오지 않은 수년의 시간들을 지나 어두운 바람이 나를 향해 불어왔던 것이었다. 이 바람은 내가 살아왔던 것보다 더 현실적일 것도 없는 세월 동안 내게 주어졌던 모든 것들을 비슷비슷하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죽음, 엄마의 사랑, 그런 게 뭐가 중요하다는 말인가? 그의 하느님, 사람들이 선택하는 삶, 그들이 정하는 운명, 도대체 무엇이 중요하다는 건가? 단 하나의 숙명만이 나 자신을 골라야 했고, 나와 더불어 사제처럼 나의 형제라고 생각하는 수없이 많은 특권자들을 선택해야 했던 것이었다. 그는 이해할까? 자, 이제 그는 이해할까? 사람들은 모두 특권이 있다. 이 세상에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언젠가 사형선고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역시도 사형선고를 받을지 모른다. 혹시 그가 살인범으로 고발되었는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고 처형을 당한다 해도 그게 그리 중요한가? --- p.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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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세상의 부조리에서
스스로 이방인을 선택한 인간, 뫼르소 『이방인』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엄마의 죽음을 통보받은 후 해변에서 아랍인을 살해하기까지 뫼르소의 일상을 서술하며, 2부는 뫼르소가 체포되어 사형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감옥에서의 모습을 그린다. 알제에 사는 뫼르소는 요양원에 있던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전보를 받는다. 끝날 것 같지 않은 밤샘이 이어지고, 장례식을 치른 다음 날 뫼르소는 해수욕을 가고, 그곳에서 직장 동료였던 마리를 만나 영화관에 가고 함께 밤을 보낸다. 어느 날 같은 층에 사는 이웃 레몽과 친구가 되는데, 며칠 후 우연한 싸움에 휘말려 레몽을 칼로 찔러 상처를 입힌 아랍인을 권총으로 살해하게 된다. 뫼르소는 살인죄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는다. 예심과 본심에서 아랍인 살해 경위가 아니라 자신의 성격과 엄마의 장례식에서 보인 도덕적 관례를 따르지 않은 행동과 태도에 초점이 맞춰지는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뫼르소는 자신의 운명에 더욱 무덤덤해진다. 마지막 진술에서 왜 아랍인을 죽였느냐는 질문에, 말도 안 되는 소리일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태양 때문이었다”고 끝내 법정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음으로써, 즉 거짓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사형을 선고받는다. 카뮈는 『이방인』의 미국판 서문에서 “우리 사회에서 자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사형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과 현실적으로 요구되는 감정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있는 그대로를 말하고, 자신의 감정을 은폐하지 않는 뫼르소는 우리 사회에서는 영원히 이방인이다. 카뮈는 이방인 뫼르소를 통해 부조리한 현실의 허무와 절망 속에서도 잃지 않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