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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가족이 이사하는 날이에요.
왔다 갔다 하는 사람에, 상자에, 여행 가방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잠깐! 저게 뭐죠? 아기 코끼리잖아요! 나는 아주 특별한 손님이 왔다고 어른들에게 말했어요. 하지만 다들 듣는 둥 마는 둥했어요. “코리? 코리가 누구야?” 아이들의 말을 듣지 않는 어른들 네, 맞아요. 물론 아이들 말에 귀 기울여 잘 들어 주는 어른도 있지요. 하지만 특히 어른들이 뭔가를 하느라 바쁘거나 정신이 어딘가에 온통 쏠려 있으면, 아이들이 무슨 말을 해도 잘 듣지 않거나 무시하기 일쑤예요. 《코리가 누구더라?》에 나오는 엄마와 아빠, 또 할머니처럼요. 어른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때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요? 아이들은 곧잘 자기만의 친구를 만들어 냅니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상황은 상상만은 아니지만요.) 아이들은 상상 속 친구를 통해 친구 사귀는 법도 배우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깨닫고, 그 친구와 이별하기도 하면서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기도 하지요. 이 책의 주인공도 유일한 친구, 처음 사귄 친구인 코끼리와 작별을 합니다. 가는 동안 먹으라고, 소녀는 아기 코끼리가 좋아하는 사과를 챙겨 보냅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것을, 내 감정만큼이나 상대의 감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 소녀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늘 이렇게 혼자서 잘 놀고, 감정 처리를 잘 하는 것은 아니에요. 혼자 잘 노는 것처럼 보인다고, 상상 속 친구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해서 일부러 아이를 혼자 내버려 두거나 아이의 말을 흘려들어서는 안 돼요. 아이들에게는 언제나 돌발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어른들 기준에는 말도 안 되지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그 일이 아이에게는 아주 위험한 것일 수도 있고요. 아, 그리고 한 가지. 책 속 엄마는 아기 코끼리를 코리라는 이름의 아이로 착각한 걸로도 모자라 애가 착하다면서 코리 칭찬을 합니다. 몇 번은 웃으며 넘어갈 수 있지만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된다면 아이에게 신뢰를 잃고 말 거예요. 그러니 조심하세요!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유머, 섬세하고 경쾌한 그림 《코리가 누구더라?》는 장면마다 반복되는 듯 다른 상황으로 아이에게 안정감과 재미를 줍니다. 매끄럽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 반짝이는 재치가 곳곳에 숨어 있어서 지루할 틈도 없고요. 하얀 여백과 티 없이 밝 맑은 아이처럼 산뜻한 그림은 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코리가 누구더라?》를 읽으며 모쪼록 어른과 아이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