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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5
프롤로그 _ 시작 그리고 베를린 …… 11 해설 _ 『영속패전론』을 쓰게 된 배경 24 ■ 미국에 대한 무슬림계 청년과 일본인의 감정 차이 24 ■ 베를린 한복판의 소련 전쟁기념비 26 제1장 _ 왜 ‘패전’을 ‘종전’이라고 부를까 …… 29 해설 _ 일본에 뿌리내린 ‘패전의 부인(否認)’ 46 ■ ’사고의 쇠약’과 ‘수치’ 46 ■ 공습터에서 미국인을 환대하는 일본인 48 제2장 _ ‘대미 종속’으로 패전의 면죄부를 받은 사람들 …… 53 해설 _ 동서냉전 속에서 태어난 영속패전 체제 70 ■ 일본 점령기의 세계정세와 미국의 의도 70 ■ ‘패전의 부인’에는 좌우가 따로 없다 74 제3장 _ 영속패전 체제 안의 평화와 번영 …… 77 해설 _ 영속패전 체제를 가능하게 만든 요인 94 ■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이끈 지정학적 조건 94 ■ 영속패전 체제 밖의 오키나와 96 제4장 _ 막다른 ‘번영’―원전 사고와 TPP …… 101 해설 _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잃어버린 20년’ 118 ■ 대미 종속 이권과 원전 이권 118 ■ ’국민의 이익’보다 ‘제 잇속’이 중요한 정치인 120 제5장 _ 위협받는 ‘평화’―센카쿠 열도와 북방 영토 …… 125 해설 _ 무조건적인 ‘대미 종속’이 가져올 미래 146 ■ ‘수단’대신 ‘목적’이 되어 가는 ‘일미기축(日美軸基)’ 146 ■ 센카쿠 문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149 제6장 _ 역사에서 배우고, 삶의 주체가 되자 …… 153 해설 _ 영속패전 체제에서 벗어나려면 153 ■ 소련 붕괴에서 배우는 ‘역사 인식’의 중요성 166 ■ 일본의 역사 인식은 바뀔 수 있을까 168 후기 …… 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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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인은 대부분 원폭 투하를 ‘치욕’으로 여기지 않는다. 애초부터 원폭 투하를 ‘치욕’으로 느껴야 이런 사태를 초래한 ‘부끄러운 정부’밖에 갖지 못한 일본을 자각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 p.48
‘패전의 부인’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 참패하며 완전히 무너졌던 태평양전쟁 (정확히 말해 약 15년에 걸친 대동아전쟁)에서 일본을 이끌었던 사람들이 전후에도 같은 지위에 남아 있기 위해서다. --- p.70 패전의 결과로 ‘대미 종속’ 구조가 자리 잡는 한편, 패전 자체를 교묘하게 은폐 (부정)한 탓에 대부분 일본인의 역사 인식과 역사적 의식은 ‘패배한 것이 아니라 끝난 것’에서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패전의 사실에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미 종속’ 구조 또한 깨닫지 못함은 물론이다. 패전은 이런 이중구조로 이뤄져 계속되고 있다. ‘대미 종속’과 ‘패전의 부인’은 상호 보완 관계인 셈이다. 패전을 부인하므로 미국에 끝없이 종속되며, 대미 종속이 뿌리박힌 한 패전의 부인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영속패전’이다. --- p.73~74 일본은 경제 부흥부터 고도성장, 그리고 경제 대국화를 실현함으로써 얻어낸 경제적 우위로 패배를 회복하고, ‘일본은 지지 않았다’는 역사관을 정립했다. 즉, 경이로운 경제적 성공이 ‘패전’ 사실을 의식의 저편으로 밀어낸 셈이다. --- p.95 냉전 구조가 붕괴되자 일본은 미국의 아시아 최고 동맹국 자리를 잃고 말았다. 따라서 일본의 대미 종속 일변도 방침 또한 그 토대를 잃었다. 아울러 70년대 이후 줄곧 쇠퇴 일로에 있었던 미국은 리먼 쇼크 이후 장기적 침체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제 일본은 미국에 더는 무조건적 비호 대상이 아니었기에 그 위치는 ‘원조해야 할 동맹국’에서 ‘수탈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 p.120 영토 문제를 비롯한 전후 일본의 외교 및 안전보장 문제를 다룰 때 대미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재다. 또한 냉전 구조를 전제로 한 영속패전 체제가 지금까지 이어져온 탓에 세계정세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고, 그 차질로 ‘평화의 균열’이 일어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무조건적인 대미 추종의 한계가 드러나는데도 일본은 ‘일미 동맹 심화’라는 미명 아래 대 미 추종을 넘어 예속의 경지까지 치닫고 있다. --- p.146 『영속패전론』을 쓴 이유는 ‘전후’를 인식하고 또 매듭짓는 데 있다. 사람들의 역사 인식이나 역사적 감각을 되묻고, 의문을 제기하며, 쇄신 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시도에 얼마나 현실적인 의미가 있겠냐고 묻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소련을 예로 들어 말했듯이 사람들의 역사 인식 변화는 결국 현실의 변화로 이어진다. --- p.166 ‘패전의 부인’을 토대로 권력층이 쌓아 올린 체제를 부수려면, ‘패전’을 직시하고 그 의미를 끝까지 파헤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역사와 현실 감각을 지배해 왔던 ‘전후’에 대한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만 한다. --- p.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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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속패전 체제란 무엇인가
영속패전 체제의 핵심 구조는 패전의 부인과 대미 종속이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 보수 세력이 패전을 부인했던 이유는 태평양전쟁을 주도했던 제국주의자들이 전후에도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려면 패전의 책임에서 자유로워야 했는데, 상황을 ‘패전’이 아니라 ‘종전’이라고 애매하게 규정함으로써 책임을 부인하고 회피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속임수와 기만이 통했던 이유를 대미 종속 구조에서 찾는다. 1945년 8월 일본이 항복하자 미국은 일본을 점령하고 탈 군국주의로 개혁할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소련을 맹주로 공산 세력이 확대되자 미국은 이에 대항하여 일본에 강력한 반공 정부를 세우고자 했다. 그렇게 미국은 일본의 천황제를 인정하고 전범자들에게 면죄부를 주었으며, 전전(戰前) 보수 지배 세력에 전후 일본의 통치를 맡겼다. 공산주의에 호의적인 좌익이 권력을 잡는다면 일본이 소련 진영에 포섭될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결과였다. 저자는 바로 이런 계기로 군국주의 일본 보수 세력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전전의 권력을 되찾을 수 있었고 미국이 어떤 요구를 하든지 무조건 들어줄 수밖에 없는 대미 종속 구조가 자리 잡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대미 종속’과 ‘패전의 부인’은 상호 보완관계로, 점차 극우적 성향과 연결된다. 현재 일본의 아베 정권이 그 실례라고 할 수 있다. 패전을 부인할수록 미국에 종속되고, 미국에 종속될수록 패전을 더욱 강력하게 부인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일본의 ‘영속패전’ 이데올로기 핵심 구조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의 도움으로 독립한 후, 반공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정권을 유지해온 한국의 우익 지배자들은 ‘영속패전’ 이데올로기를 고수하는 일본의 지배자들과 얼마나 비슷하고 얼마나 다른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스스로 묻게 된다. 영속패전 체제에서 비롯한 영토 분쟁 저자는 일본이 주변국과 일으키는 영토 분쟁에도 영속패전의 구조가 작동한다고 말한다. 특히 일본이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 러시아와의 북방 영토 분쟁, 한국과의 독도 분쟁을 통해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동시에 저자는 일본의 지배 권력이 패전 사실을 떳떳이 인정하지 못하므로 영토 문제의 합리적 해결 능력도 갖출 수 없다는 점을 덧붙인다. 다시 말해 각각의 영토 분쟁에는 미국의 존재, 즉 일본의 대미 종속 구조와 영속패전 체제가 작동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세계 전략 차원에서 일본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라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일본의 영토 문제를 비롯한 외교·안보 문제를 말할 때 대미 종속 관계를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냉전 구조를 전제로 했던 영속패전 체제가 지금까지 존속한 탓에 일본은 세계정세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고, 그로인해 ‘평화의 균열’이 일어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또한 미국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 갈등의 불씨를 남겨놓는 전략을 구사하여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꾀한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중국이 군사적·경제적·정치적으로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되자 동아시아 지역에서 이를 억제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동반자’라고 부추기던 일본에 떠넘겼음을 지적한다. 무너지는 ‘평화와 번영’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저자는 패전 후 국체(國體), 즉 천황이 퇴장하고 남은 빈자리를 영속패전 체제가 차지한 배경에도 대미 종속 구조가 있었고, 영속패전 체제가 전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도 냉전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일본 경제는 한국전쟁으로 전쟁 특수로 되살아났고, 베트남전쟁까지 일어나면서 일본은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 국민은 전례 없는 ‘평화와 번영’을 누렸으며 대미 종속 전범들도 전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패전을 부인해도 되는 구조가 정착된 셈이었다. 그러나 냉전 구조가 무너지고 경제 거품이 걷힌 뒤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침체가 계속되자 영속패전 이데올로기는 한계를 드러냈다. 그런데도 굴욕적인 대미 종속의 굴레를 벗지 못한 일본 지배층은 ‘영속패전’이라는 유사 천황 체계를 가동하며 체제를 연명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에서 일본 기술력과 변영의 상징이었던 원자력 발전소가 붕괴되는 장면을 목도하며 전후 70년을 구가했던 ‘평화와 번영’의 종말을 감지한다. 그리고 거짓과 무능으로 일관된 사고 수습 과정을 지켜보면서 과거 온 국민을 악몽 같은 전쟁으로 몰아넣었던 전범 세력의 ‘무책임의 체계’와 전쟁에서 무참히 패하고서도 이를 부정하는 ‘패전의 부인’과 똑같은 구조가 되풀이 되고 있음을 새삼 확인한다.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하여 저자는 일본인들의 역사 인식과 역사 감각을 살펴보고, 의문을 제기하고, 낡은 것을 쇄신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싶었다고 한다. 역사 인식의 중요성에 관해서는 구소련 붕괴를 예로 들면서, 역사 인식의 변화가 현실의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 인식은 정치 전쟁의 장이기도 하다. 지금도 일본의 극우 지배자들은 ‘전쟁에서 이겼다’고는 차마 말하지 못하고 ‘전쟁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일본이 그렇게 나쁜 짓을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함으로써 과거의 지배 세력을 정당화하고 있다. 저자는 ‘영속패전 체제’를 유지하려고 일본이 기울이는 무모한 노력은 ‘패전의 부인’에 바탕을 둔 역사 인식의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영속패전 체계를 무너뜨리려면 패전을 직시하고 그 의미를 끝까지 파헤쳐서 ‘전후’에 대한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정치 엘리트들이 대미 종속으로 정치 생명을 유지해온 한국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국민 각자가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게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