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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매일의 즐거움
샌드백과 인간관계 / 재미있는 놀이 / 영상에 몰두하다 생긴 일 / 딱 한 번 카메라에 손을 대다 / 사다리 위에 있는 것 / 쌍안경으로도 감동은 볼 수 없다 / 불안을 잘라내는 정원수 손질 / 손쉬운 비행 / 거친 학창 시절과 나의 잭나이프 / 웬만한 총은 다루어보았다 / 어떤 스포츠보다 격렬한 운동, 눈 치우기 / 온갖 것이 태워지는 소각로 / 여름은 수영과 함께 온다 / 금연과 집필과 식욕 / 고추냉이의 미학味學 / 물맛 비평 / 그날 밤의 맛있는 맥주 / 우유 제일주의 / 사과 한 입과 쓰디쓴 추억 / 청춘의 맛 / 완벽한 권투 선수 / 자살을 부르는 피리새 / 때까치와의 결투

낚시
기는 놈 위에 나는 놈 / 낚시에도 때가 있다 / 잉어를 낚기 위한 여정 / 처량한 낚시의 추억 / 대충 넘어가는 마음으로는 잡을 수 없다 / 호적수와의 승부 / 물고기 대신 영감을 낚다 / 낚싯대를 잡고 있는 쪽은

영화
독서보다 영화 감상 / 나의 멘토 〈알 카포네〉와 〈딜린저〉의 미학 / 영화는 역시 영화관에서 / 영화에서 기대하는 것 / 총성이 들리는 영화가 좋다 / 영화 〈대부〉와 나 자신에 대한 질타 / 두 번 봐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은 실패작이다 / 구로사와 아키라의 그림자 / 영화의 이면에 보이는 것 / 비디오를 보면서 알게 된 것

음악
청춘의 테마송 / 청춘의 모든 것은 엘비스 프레슬리로부터 / 음악 한가운데서 일하다 / 음악이 있는 완벽한 공간 / 여름밤의 꿈

오토바이와 차
핸들을 잡은 남자의 표정 / 오토바이 노래를 작사하다 /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차의 세계로 / 오토바이를 배우며 삶의 태도도 배우다 / 달리는 여행 / 최다 감점의 낯부끄러운 랠리 / 어른이란 필요에 따라 필요한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새 차를 갖는 기분은 정말로 좋다 / 금방 질리는 성격이 내 삶의 탄력이다 / 인생을 위한 레이스 / 날 수 없는 청춘 / 소년 시절의 목마름은 오토바이로 이어진다 / 시시한 남자, 평범한 운전자 그리고 프로 소설가 / 돌고 돌아 본업으로

저자 소개 2

마루야마 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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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ji Maruyama,まるやま けんじ,丸山 健二

1943년 나가노 현 이야마 시에서 태어났다. 1964년부터 도쿄의 한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다가 1966년 〈여름의 흐름〉으로 《문학계》신인상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1968년에 나가노 현 아즈미노로 이주했으며, 이후 문단과 선을 긋고 집필 활동에만 매진하고 있다. 최근 소설 《원숭이의 시집》 《잠들라, 나쁜 아이여》를 냈고, 산문집으로는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길들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가 있다. 사진문집 《초정화전草情花傳》과 동일본대지진 피해지 르포 《목걸이를 풀 때》도 있다. 트위터와 블로그에 쓴 글을
1943년 나가노 현 이야마 시에서 태어났다. 1964년부터 도쿄의 한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다가 1966년 〈여름의 흐름〉으로 《문학계》신인상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1968년에 나가노 현 아즈미노로 이주했으며, 이후 문단과 선을 긋고 집필 활동에만 매진하고 있다. 최근 소설 《원숭이의 시집》 《잠들라, 나쁜 아이여》를 냈고, 산문집으로는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길들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가 있다. 사진문집 《초정화전草情花傳》과 동일본대지진 피해지 르포 《목걸이를 풀 때》도 있다. 트위터와 블로그에 쓴 글을 재구성한 《분노하라, 일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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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한국에 돌아와 고만고만한 직장 몇 곳을 다녔지만 도시 생활에 마음을 붙이지는 못했다. 마흔 이전에 귀촌할 생각으로 목공을 배웠고, 결국 서른아홉 되던 해 포항에 정착했다. 지금은 포항시 북구 기계면이라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목공학교를 운영하면서 번역 일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취미 있는 인생』, 『개와 웃다』,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일상을 철학하다』, 『작고 강한 농업』, 『남극의 셰프』, 『논리학 콘서트』, 『생각하는 어린이가 힘이 세다』, 『무명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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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88g | 138*214*20mm
ISBN13
9788955615319

책 속으로

샌드백은 쓸데없이 입을 놀리지 않고, 이쪽에 맞춰 반응해주고, 아무리 험하게 다루어도 불평을 하지 않아, 나를 상대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최근에는 그저 때리는 것만으로는 재미가 없기 때문에 발로 차기도 한다. TV에 나오는 킥복싱을 유심히 보고 연구하여 흉내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쉬운 일이 아니다. 막 시작했을 무렵에는 다리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손에 비해 다리가 그렇게까지 어설픈 줄은 몰랐다. ……
각 출판사에서 열 개 정도씩 샌드백을 구입하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작가의 사진을 여러 장 준비하여 샌드백에 붙이고, 때리든 차든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어떨까. 뜻밖에 내 사진이 제일 너덜너덜해진다거나…….
---「샌드백과 인간관계」중에서

잽싸게 도구를 챙겨 넣고 나는 같은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흙탕에 애를 먹고 눈에 파묻히고 엉금엉금 기어 급경사를 오르는 도중, 나는 물가 가까운 곳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를 발견했다. 삼사십 센티미터나 될 법한 커다란 송어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나는 너무나 흥분해서 황급히 하지만 조용히 비탈면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송어 무리가 여기저기에 있었다. 배가 고파서 얕은 물로 나온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진 도구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혹시 구더기 미끼를 따라오더라도 가는 목줄로는 한 방에 끊어지고 말 것이다. 루어나 플라이라도 있으면 좋았을걸 생각했지만,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손가락을 물고 바라보는 것도 울화통이 터지는 일이라 돌을 주워 내던져버렸다. 얕은 생각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만족스럽지 않았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파문이 사라졌을 때는 숭어 한 마리 남지 않고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나는 “다음에 다시 올 때는 죽을 줄 알아”라고 투덜대고는 다시 엉금엉금 기어올랐다.
---「낚시에도 때가 있다」중에서

나와 영화의 만남은 문부성 추천으로도 나무랄 데 없는 어린이의 순수함이 느껴지는 [빨간 풍선]과 해양기록물의 선구인 [푸른 대륙]이었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런 훌륭한 작품을 접하게 하여 인성교육을 시키려 한 아버지의 의도는 완전히 빗나갔다. 초등학생치고는 너무나도 찌들어버린 내 눈은 하나같이 권총을 움켜쥔 무시무시한 갱 배우를 향해 있었다. 총구에서 뿜어진 불에 남자가 푹 쓰러지는 스틸 사진이 당시에는 나는 새도 떨어뜨릴 기세였던 각 영화관에 장식되어 있었다. 나는 쩍 입을 벌리고 한참이나 그 앞에 서 있었다. 가슴이 설레고 벅차오르는 느낌이었다. ……
어찌된 일인지 갱 영화라고 하면 아무리 졸작이라 하더라도, 정말로 어중이떠중이 같은 스태프들이 2주 만에 만든 것이라도 보는 동안에 심장의 두근거림이 가라앉지 않는다. 용돈을 통째로 털어 넣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중학생이 되자 갱 영화의 수도 훨씬 늘어나 대부분의 포스터가 화약 냄새로 가득 찼다. 나의 흥분은 매일처럼 이어졌고 유일한 고민은 어떻게 티켓 값을 마련할 것인가였다.
---「나의 멘토 [알 카포네]와 [딜린저]의 미학」중에서

여름 어느 날, 나는 산속에 살고 있는 친구를 방문했다. 그 집은 그가 4년에 걸쳐 손수 지었는데 참으로 구조가 야무지다. 집도 마음에 들지만 그곳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전경도 마음에 들었다. 나무들 저편에 기자키 호수가 황금색으로 빛나고, 그 건너편에는 낮은 산이 있고, 또 그 건너편에는 기타알프스가 있었다. 고생해서 찾은 땅이라고 자랑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나는 뭔가 하나가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이전부터 마음에 걸렸다. 무엇이 빠졌는지는 몰랐다. 그것이 음악이라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다. 음악만 있으면 그 공간은 완벽해짐에 틀림없었다. ……
음량은 80~90퍼센트까지 올렸다. 파워 앰프의 위력은 대단해서 숲에 가라앉아 있던 공기가 확 울리며 어둠도 밀어내는가 싶더니, 우리는 곧바로 도취의 한가운데로 내던져졌다. 나무들 사이로 별이 보이고, 바람은 한 점도 없고, 시간은 정지했다.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너나없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일어서기도 하고 웅크리기도 하고 주변을 쏘다니기도 했다.
---「음악이 있는 완벽한 공간」중에서

봄이 되고서 지프를 타고 산에 도전했다. 그것은 새로운 재미고 놀이였지만, 동시에 삶을 영위하게 해줄 감동의 세계이기도 했다. 일도 하지 않은 채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구 달렸다. 그러다 어느새 나는 산에는 좀 더 재미있는 길이 무수히 있음을 발견했다. 폭이 좁아서 지프로는 들어갈 수 없는, 나무꾼이 다니는 길이나 짐승이 다니는 길이 그것이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 그 길을 달리려고 했다. 내가 아직 모르는 길이 근처에 많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
불타코 사의 ‘알피나’라는 머신 엔진을 돌렸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소리가 좋았다. 살아 있는 것처럼 떨었다. 나도 떨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어설펐다. 국산차처럼 걸터앉아 기어를 저속에 넣고 단숨에 스로틀을 열었다. 그러자 이게 어찌된 일인가. 순간적으로 앞바퀴가 허공으로 높이 솟구쳐, 나는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길들이지 않은 말이었다.
나는 “재미있는데”라고 중얼거리고 다시 한 번 그 말에 올라탔다.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차의 세계로」중에서

출판사 리뷰

신랄하고도 유쾌하게 써 내려간
노 소설가의 취미생활 탐구


마루야마 겐지는 취미생활을 즐길 때도 자신만의 기준과 관점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그에게 낚시란 물고기와의 싸움이다. 그 싸움을 위해서 때 이른 낚시를 나갔다가 눈이 녹은 진흙탕에 빠져 온갖 고생만 하다 돌아오고, 자신보다 잘 낚는 사람을 시기하고, 한 마리도 잡지 못해 분풀이로 강에 돌을 던지기도 한다. 잡은 물고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줬는데, 그들이 질려서 더 이상 받지 않을 때까지 같은 어종만 낚기도 했다.

또 그는 “1여 년 동안 본 영화가 1,000편이 넘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할 만큼 영화를 좋아했다. 훌륭한 영화를 보여주어 인성교육을 하려고 했던 아버지의 바람과 달리, 마루야마 겐지의 취향은 ‘갱 영화’에 집중되어 있다.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에 총을 얼마나 잘 활용했는지가 들어간다. 마음에 들지 않는 영화나 인물에 대해서는 신랄한 평가를 잊지 않는다. 그야말로 마루야마 겐지이기에 가능한 글이고 평가다.

잡혀도, 잡히지 않아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도도한 의견에는 승복하기 힘들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일이야말로 낚시꾼의 미학이라는 생각에는 아무래도 나르시시즘의 냄새가 느껴져 좋아할 수가 없다.
- 기는 놈 위에 나는 놈

실망의 연속이었다. 형편없는 작품이었다. 정말로 구로사와가 만든 영화일까 하고 계속 의심할 정도였다. 그리고 나는 쉴 새 없이 시계를 보았다. 지루했다. 구로사와가 이렇게 지루하게 만드는 감독일 리 없다. 다음은 어떨까, 다음은 어떨까 하고 기대해보았지만, 숨이 멎을 듯한 장면은 결국 나오지 않았다.
- 구로사와 아키라의 그림자

낚시나 영화감상처럼 남들과 비슷한 취미가 있는가 하면, 마루야마 겐지만의 독특한 취미도 있다. 그는 샌드백을 상대로 발차기를 연습하기도 하고, 쓰레기 처리를 위해 소각로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이사 다니며 살았던 지역의 물맛을 비교하며 평가를 내는가 하면, 새장의 새를 노리는 때까치와 결투를 벌이기도 한다. 일상에서의 소소한 일들이 그의 손과 눈을 거쳐 새로운 취미로 탈바꿈한다. 어떤 활동이든 취미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진지하고, 발상은 남다르다.

일당을 주고 눈 치우는 인부를 고용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 모양이다. 식사 세 끼에 술을 더해 하루에 1만 엔 이상이 시세라나 뭐라나.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나한테 1만 엔을 주는 셈치고 눈 치우기를 하고 있다. 욕심에 눈이 멀어서인지 일이 척척 잘된다.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해본다. 어떤 스포츠보다도 격렬한 운동이니 몸을 위해 못할 것도 없다. 몸을 위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고, 건강하면 의사에게 기댈 일이 없으니 결국은 득을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는 발상이 너무 빈약해서 나 스스로도 혀를 차게 된다.
- 어떤 스포츠보다 격렬한 운동, 눈 치우기

인생은 취미, 취미가 인생
마루야마 겐지의 진지하고 솔직한 ‘덕밍아웃’


일도 중요하지만 그 외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삶의 질을 좌우한다. 『취미 있는 인생』은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마루야마 겐지는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낚싯배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기도 했고, “자기 삶의 태도를 반영해야 제대로 된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자동차 랠리에서 그 힌트를 찾고자 했다. 자신이 정해놓은 집필시간에 집중하고 나면, 삶을 빛나게 해줄 취미를 찾아 즐겼다. 그는 한편으로 취미가 “일에서 도망치기 위한 소품”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소품이 자신의 일을 지지해왔다는 것 또한 느끼고 있었다. 또 어떤 때는 일이며 뭐며 잊고 정신없이 취미에 빠져들기도 했지만, 자신이 다시 문학으로 돌아가리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취미와 일이 균형을 이루는 삶. 그것이 그의 문학을 반세기 넘도록 지지해온 힘이 아닐까. 『취미 있는 인생』을 통해 마루야마 겐지가 묻는다.
“당신에게 힘이 되는 취미는 무엇인가?”

예전처럼 도취로 나를 매료하지는 않더라도, 오토바이에는 아직 좀 더 수수하고 조용한 감동을 전하는 힘이 남아 있었다. 그게 아니면 나에게 오토바이에 반응하는 혼의 여지가 남아 있었던 것이리라. 그리고 다음 날의 집필은 평소와는 달리 쾌조로 나아가, 광맥의 단단함에 나도 모르게 주춤하는 그런 일은 없었다.
-돌고 돌아 본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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