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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Robo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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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니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지만, 마니는 아직 그 사실을 모른다. 나는 그 애의 사진들 가장자리에 절반만 찍힌 존재, 그 애가 고개를 돌릴 때마다 사라지는, 시야 가장자리의 그림자다. 그 애의 감은 눈꺼풀 뒤에서 춤을 추는 유령이자 눈을 깜빡일 때 따라 깜빡이는 어둠이다. 이름 없는 수호자, 팡파르도 없이 등장하는 영웅, 그리고 마니라는 교향곡의 지휘자다. 나는 지켜보는 사람이다. --- p.10
13개월간 마니는 변명들을 지어내왔다. 대니얼은 틀림없이 혼수상태로 누워 있든가 인질로 잡혀 있을 거야. 어쩌면 기억을 상실했거나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증언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마니가 동의할 수 없었던 한 가지는 빤한 것이었다. 대니얼은 집에 올 수 없어서 못 오고 있다는 것. 마니는 억지로 침을 삼키고 입을 열어 그 문장을 말하려고 애쓴다.: 내 남편은…… 죽었…… 다. --- p.38 경위가 마니를 뜯어보고 있다. “우리는 아직 죽은 남자의 이름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남자의 휴대폰에 남은 마지막 통화 기록은 어제저녁 8시 46분, 통화 상대는 당신의 번호였습니다. 통화 시간은 47초.” 마니가 문을 연다. “그 남자가 왜 당신한테 전화를 걸었죠?” 마니가 문을 밀어 닫는다. “실수하시는 겁니다.” 경위가 고함을 친다. “저한테 털어놓으셔야 해요.” --- p.58 “저희는 사망 증서 없이는 청구액을 정산할 수 없습니다.” 마니는 양손을 내려다본다. 어지럼증이 밀려온다. 마치 뜨거운 목욕물에서 급히 몸을 일으켰을 때처럼. “아이가 있으세요, 루돌프 씨?” “있습니다.” “생명보험은 들어놓으셨나요?” “당연하죠.” “본인한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겼는데도 부인이 7년간 기다려야 하면 좋으시겠어요?” “제 생각에는 그게 딱히…….” “나는 남편의 은행 계좌에 접속할 수 없어요. 남편의 체육관 회원증도 취소할 수 없어요. 그이의 신용카드 연회비도 아직 내고 있고요. 자동 이체도 중지할 수 없어요. 나는 이혼도 못 해요. 애도도 못 해요. 그이의 주소를 바꿀 수도, 우편물 이전 신청을 할 수도, 투자를 중단할 수도 없어요. 그이하고 결혼해서 오 년을 같이 살았는데, 그이가 내 눈앞에서 죽어 자빠지는 대신 사라져버리는 바람에 나한테는 아무런 권한도 없다고요. 내게는 두 아이가 있어요. 그 아이들을 먹이고 머리 위에 지붕을 씌워주려고 발버둥 치는 중이에요. 이렇게 빌게요…… 제발요.” --- p.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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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그녀에게 다가가는 순간,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남편이 사라진 지 어느덧 13개월이 흘렀다. 사라진 남편을 대신해 아내가 짊어져야 할 현실은 참혹했다. 남편의 은행 계좌에 접속할 수도, 자동이체를 중지할 수도, 이혼할 수도, 애도할 수도 없었다. 남편이 사라지기 전에 빌린 돈은 고스란히 아내 마니에게 이관됐다. 남편의 실종과 동시에 인생이 송두리째 진흙탕에 빠져버린 마니는 힘겹게 남편이 빌린 돈을 갚아나가며 두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때때로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지만, 지금은 꽤나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그런 기분 따위에 연연할 겨를이 없다. 그러던 중 남편의 소지품에서 발견한 빨간 앨범. 그는 마니의 36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그녀가 스쳐온 소중한 인연들의 목소리를 담아 그녀의 ‘인생’을 선물할 계획이었다. 앨범에 담긴 인터뷰가 이어지던 중 돌연 표출된 그녀를 향한 증오, 두려움. “나는 네가 죽기를 빌었어. 내 소원이었다고. 그리고 그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야…….” 그들은 마니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그 이유를 알지도, 알 수도 없는 상황에서 모든 게 혼란스럽게만 한 마니. 그리고 그녀를 지켜보는 주위의 시선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때마침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수사를 확대해가는 경찰과 그녀를 상담해온 심리학자 조 올로클린이 사건에 가담하고, 곧이어 의문의 죽음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과연 이 혼란 속의 진실은 무엇일까. 놀라움으로 가득 찬 소설, 마지막 페이지까지 결코 방심할 수 없다! 기자 생활 중에 만난 악명 높은 탈옥수 레이먼드 데닝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에 천착한 것으로 알려진 작가 마이클 로보텀은 ‘조 올로클린’ 시리즈에서 자신의 장기인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적이고 영리한 플롯과 입체적인 인물을 통해 담아내며 읽는 이를 놀라게 하고 소름 돋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탄하게 하고 숙연하게 한다. 특히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 인정받는 『널 지켜보고 있어』는 실종된 남편을 대신하여 여자가 짊어져야 할 지독한 일상과 그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강렬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자의 삶은 남편이 실종된 순간부터 엉망이 된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그녀의 기억도, 그녀가 살아온 삶도, 주변 사람들도 온전치 못하다. 명석한 두뇌와 날카로운 이성을 지닌 ‘조 올로클린’이란 인물은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파킨슨병의 징후로 종종 어려움에 처하고 가족을 그리워하는 등 스릴러에서는 느끼기 힘든 따뜻함과 인물을 향한 애정을 느끼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성장하면서 얻게 되는 상처와 트라우마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읽는 이는 일상 속에 내재된 그 공포와 불안을 다시금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가슴 아픈 통찰과 공감을 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