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Joseph Rudyard Kipling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의 다른 상품
박중서의 다른 상품
|
“나를 건져 올린 거야말로 아저씨가 평생 한 일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일이라고요. 나로 말하자면 하비 셰인의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니까.”
“하비 셰인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자네 아버지란 양반은 꽤 잘난 사람인가 보군.” 디스코는 차갑게 대꾸했다. “하비 셰인이 누구인지 잘 모른다면 별로 아는 것도 없는 사람이네. 여하간 됐어요. 이제 배를 돌리라고요, 어서!” --- p.35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자, 하비는 잠깐 쉴 수만 있다면 온 세상을 기꺼이 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싱싱하고 물 머금은 대구는 생각보다 더 무거웠고, 계속해서 물고기를 던지다 보니 등이 다 아파 왔다. 하지만 하비는 평생 처음으로 자기가 일하는 사람들 중 하나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 나머지 부루퉁한 상태에서도 계속 일했다. --- p.78 하비는 뺨이 화끈 달아오른 채로 자리에 도로 주저앉고 말았다. 하지만 댄이 이어서 말한 것처럼,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밖에는 알 수 없게 마련이고, 바닷가를 따라 생겨나는 모든 거짓말을 일일이 추적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았다. --- p.145 마누엘은 차마 묘사가 불가능한 몸짓으로 양손을 펼쳐 보였다. 그 와중에 펜은 선실 위에 걸터앉아 자기가 목격한 순전한 공포에 흐느껴 울어서 동료들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하비는 방금 자기가 이 넓은 바다에서 죽음을 목격했다는 사실을 차마 실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속이 무척이나 울렁거리는 것은 사실이었다. --- p.162 대구에 관해서 생각할 때면 디스코는 마치 자기가 대구가 된 것처럼 생각하곤 했다. 그리고 오랜 세월 검증된 본능과 경험으로 위아히어호를 이쪽에서 저쪽으로 계속 움직여 가면서 항상 물고기를 찾아냈다. 눈을 가린 체스 선수가 눈에 보이지 않는 체스 판 위에서 말을 움직이는 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디스코의 체스 판은 바로 그랜드뱅크스였다. 두변이 400킬로미터에 달하는 삼각형 모양의 이 해역으로 말하자면, 바다의 쓰레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p.174 |
|
독창적인 상상과 치밀한 묘사를 함께 갖춘
타고난 이야기꾼 러디어드 키플링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노벨문학상을 영어권에서 최초로 수상했다는 사실은 그의 위상을 잘 말해 준다. 또한 역대 최연소 노벨 수상작가라는 기록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키플링은 남들이 미처 생각 못 한 기발한 사건과 설정을 상상해 낼 뿐 아니라, 자신이 만든 세계를 치밀한 묘사를 통해 실감 나게 독자들에게 전달해 낸다. 이러한 점은 그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한 스웨덴 학술원의 시상 연설에서도 잘 드러난다. “뛰어난 상상력을 통해 키플링은 우리에게 자연의 단면들을 전해 줄 뿐 아니라, 그 자신의 내면에 있는 비전까지도 보여 준다.” ― 스웨덴 학술원의 노벨 문학상 시상 연설 키플링의 강점인 치밀한 묘사의 바탕에는 그가 작가로 성공하기 전 여러 신문사에서 일하며 쌓은 취재력이 자리하고 있다. 그의 취재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 바로 『용감한 선장들』이다. 미국에 거주하던 시절 키플링은 의사인 제임스 콘랜드와 친분을 쌓았는데, 젊은 시절 글로스터의 대구잡이 선단에서 일한 콘랜드의 일화에서 영감을 얻어 『용감한 선장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는 종종 소설 속 묘사에 대해 콘랜드의 조언을 구했으며, 작품의 배경인 보스턴과 글로스터를 직접 방문해서 항구와 어선을 직접 보고 어부 일을 체험했다. 훗날 키플링은 이 소설의 도입부에 콘랜드에게 바치는 헌사를 넣었고, 나중에는 이 소설의 친필 원고를 아예 콘랜드에게 선물했다. 심지어 제9장에서 셰인 부부가 아들을 만나러 전용 열차를 타고 북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하는 장면 역시, 키플링이 지인을 통해 철도 회사의 고위직과 접촉해서 실무자의 의견을 들어 반영한 결과물이었다.『용감한 선장들』은 이렇게 사실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동시에 키플링의 상상이 돋보이는 낭만주의적이거나 초자연적인 요소도 있어 더욱 흥미로운 작품이다. 한국 최초 완역본이 나오게 된 특별한 인연 『용감한 선장들』이 국내에 완역될 수 있었던 것은 박중서 번역가와 이 작품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이 인연은 박중서 번역가가 수년 전 마크 쿨란스키의 논픽션 명저 『대구』(알에이치코리아, 2014)를 번역하면서 시작되었다. 『용감한 선장들』에서 주인공이 수많은 보트 무리에 끼어들어 신나게 대구를 낚는 대목이 인용되어 있었던 것. 그 생생한 묘사에 『용감한 선장들』의 내용을 궁금해하던 박중서 번역가는 우연히 용산의 오래된 헌책방 뿌리서점에서 페이퍼백 원서를 발견한다. 반가운 마음에 구입했지만 생소한 표현이 너무 많아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후, 박중서 번역가는 키플링 협회 웹사이트에 올라온 리오니 오먼드 주석의 증보판을 발견하고, 그때부터 암호 같은 사투리와 선박 관련 용어를 하나하나 정복하며, 또한 여러 판본을 대조해 원문의 오자를 바로잡으며 번역해 냈다. 이번에 출간된 『용감한 선장들』 한국 최초 완역본은 바로 이 특별한 인연과 집요한 노력이 낳은 결과물이다. 줄거리 15세 소년 하비 셰인은 부유한 사업가인 아버지의 무관심과 노심초사하는 성격인 어머니의 과보호 속에서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이다. 그래서 어딜 가나 ‘버릇없는 녀석’으로 손가락질을 당한다. 어느 날 어머니와 함께 대서양 횡단 여객선을 타고 유럽으로 가던 하비는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실수로 난간에서 떨어져 바다에 빠지고 만다. 다행히 인근의 대구 어장 그랜드뱅크스에서 조업 중이던 대구잡이 어선 위아히어호에 구조된 하비는 당장 배를 육지로 돌리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선장 디스코 트루프는 재벌 2세로 자처하는 하비를 정신이상자로 취급할 뿐이다. 급기야 하비는 목숨을 구해 준 은인을 도둑 취급하며 악담을 퍼붓다가, 격분한 선장에게 주먹질을 당하고 나가떨어진다. 비슷한 또래인 선장의 아들 댄에게 위로를 받고 정신을 추스른 하비는 선장에게 사과한 다음, 위아히어호가 조업을 마치고 육지로 돌아갈 때까지 몇 달 동안 선원으로 근무하기로 합의한다. 작은 보트를 타고 망망대해로 나가서 낚시로 대구를 잡고, 그렇게 잡은 대구를 소금에 절여 선창에 쌓고,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는 등 고된 노동을 감내하면서, 하비는 생소한 뱃사람 생활에 적응해 간다. 하비는 대구잡이를 통해 힘든 노동의 보람과 즐거움을 깨닫고, 다른 어선의 침몰과 사망 사고를 목격하는 가운데 죽음의 공포와 직면한다. 동료들의 격려와 질책을 통해 ‘진짜 어부’로서의 기술과 요령을 익히고, 끝도 없고 변화무쌍한 바다의 모습을 지켜보는 가운데 감동과 경외를 느낀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버릇없는 소년에서 책임감 있는 청년으로 훌쩍 성장하고, 결국 동료들과 함께 무사히 육지로 돌아와 그리운 부모님과 상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