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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時習, 열경, 매월당/동봉/벽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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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규장전』은 삶과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명혼(冥婚) 소설로, 전반부에는 살아 있는 남녀 간의 자유연애를, 후반부에는 산 남자와 죽은 여자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전반부에서 묘사된 이생과 최랑의 사랑은 현실적으로 유교 사회 내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지만, 이들이 유교적인 질서를 과감히 깨뜨리고 사랑을 이룬 것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 p.15
『금오신화』에 수록된 5편의 단편 소설은 몇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첫째, 다섯 이야기는 모두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우리나 라 사람을 등장인물로 하였다.「만복사저포기」는 고려 말 왜적 의 침략을 배경으로 하였고, 「이생규장전」은 고려 말 홍건적의 난을 배경으로 삼았다.「취유부벽정기」는 옛 도읍 평양을 무대 로 삼아, 풍경 속에 민족사의 흐름이 스며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만들었다. --- p.18~19 지난번에 하룻밤 당신을 만나 기쁨을 얻었으니, 비록 저승과 이승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알면서도 물 만난 고기처럼 즐거움을 다하였소. 장차 백 년을 함께 지내려 하였으니, 하루 저녁에 슬피 헤어질 줄이야 어찌 알았겠소? 임이여. 그대는 달나라에서 난새를 타는 선녀가 되고, 무산에 비 내리는 아가씨가 되리다. 땅이 어두워서 돌아오기도 어렵고, 하늘이 막막해서 바라보기도 어렵구려. 나는 집에 들어가도 어이없어 말도 못하고, 밖에 나간대도 아득해서 갈 곳이 없다오. 영혼을 모신 휘장을 볼 때마다 흐느껴 울고, 술을 따를 때에는 마음이 더욱 슬퍼진다오. --- p.47 박생이 머리를 들고 멀리 바라보니 그 앞에 세 겹으로 된 철성(鐵城) 이 있고, 높다란 궁궐이 금으로 된 산 아래 있었는데, 뜨거운 불꽃이 하늘까지 닿도록 이글거리며 타오르고 있었다. 길가에 다니는 사람들을 돌아보았더니, 불꽃 속에서 녹아내린 구리와 쇠를 마치 진흙이라도 밟듯이 밟으면서 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박생의 앞에 뻗은 길은 수십 걸음쯤 되어 보였는데, 숫돌같이 평탄하였으며 흘러내리는 쇳물이나 뜨거운 불도 없었다. 아마도 신통한 힘으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 p.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