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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夜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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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kisai Minami,みなみ じきさい,南 直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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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榮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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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바로 그대로입니다. 스승님은 저의 괴로움을 정확히 맞히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당연한 세계에서는 물어서는 안 되는 것,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기라도 합니까? 하지만 저처럼, 그것이 도저히 잊히지 않아 늘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 기억이 처음 시작된 어느 날, 혼자 길을 걸어가다가 문득 나는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_p.11
“벗이여. 물음이 어른에게 가려진 채로 아이들은 어느덧 물음을 잊어버리고 당연한 어른이 된다. 그러나 드물게 물음이 가려졌다는 것을 잊지 않는 아이도 있지. 어느 쪽이 좋은지, 옳은 것인지 나는 모른다. 단지 잊지 못하는 사람은 계속 생각한다. 괴로워한다. 그리할 수밖에 없어. 그것은 그의 운명이다. 그리고 너의 운명이다” _p.15 “저는 죽고 싶지도 않고 삶이 싫지도 않습니다.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어째서 사람은, 나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바라지도 않았는데, 이 선택이 왜 살아있는 우리에게 가능한 것일까요? 스승님, 저는 가능한 것이 모두 옳지는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것이 모두 잘못된 것도 아니겠죠? 만약 삶이 좋은 것이라고 정해져 있다면, 왜 우리는 삶이 아닌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로 태어난 것일까요?” _p.23 소년은 잿빛으로 빛나는 노스승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벗이여. ‘진짜’라고 이름 붙은 것은 결코 찾을 수 없어. 그것은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의 불안에 불과하다. 괴로움에 불과해. ‘진정한 무엇’은 찾은 순간에 ‘거짓’이 되고 다시 불안이 찾아온다. 만약 ‘진정한 무엇’을 찾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모두 다 어느 때 어느 경우에 사람의 편리를 위해 일단 결정한 약속에 불과하다.” 노스승의 낮은 목소리는 조금 강해졌다. _p.41 누구라도 옛날을 떠올릴 때 그렇게 되듯, 노스승은 차분해진 말투로 말했다. “이해하려고 생각하는 것이 오만의 벌을 받게 되는 죄라고 단언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더욱 오만하다고, 그때의 나는 생각했다.” “스승님은 지금이라도 신을 믿고 싶으신가요?” “그것은 꿈이고, 동경이다. 그러나 나는 계속 찾아야 할 것이 있다.” “지금도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두 사람은 잠시 말을 하지 않았다. _p.70 “‘나’는 아니다. 마시는 자가 누구이건 그는 그릇이 아니다. 알겠는가? 네가 알고 싶은 ‘누구’, 그것은 ‘나’를 거부한다. 그것은 ‘나’의 밖이다. ‘나는 내가 아니다.’ 도인은 그렇게 말했다.” 소년의 눈동자는 흐려졌다. “스승님, 저는 그걸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아. 너는 알고 있다.” _p.105~106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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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답이 아니라,
답을 몰라도 헤쳐 나가는 용기다.” 존재의 의미와 삶을 받아들이는 것의 고귀함! 소년은 노스승으로부터 어떤 난문(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아도 성실히 대답하려 애쓴다. 모르겠다고 말해버리면 편할 텐데도, 열심히 그 진의를 풀려고 한다. 두 사람의 문답을 통해 저자는 불교에서 말하는 공관(空?)의 개념, 즉 ‘모든 것에는 실체가 없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세상(世上)에 존재(存在)하는 모든 사물(事物)은 인연으로 생겼으며 변하지 않는 참다운 자아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 즉 제법무아(諸法無我)에 이르는 길을 노스승과 소년의 대화를 통해 독자들이 저절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그렇다고 해서 어려운 불교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 누구나 소설 읽듯 쉽게 불교 철학을 음미할 수 있다. 이 책은 불교의 정통적인 가르침을 배우는 책이 아니다. 노스승의 입을 통해 나오는 지혜는 불교를 깊이 공부한 저자가 ‘답할 수 없는 물음’에 끊임없이 고뇌하는 독자들, ‘‘나’라는 존재에 정면으로 마주하는 용기’를 지닌 독자들, ‘살아갈 수는 있지만 낫지 않는 아픔’을 겪는 독자들을 위하여 존재의 의미와 삶을 받아들이는 것의 고귀함을 깨닫게 해주는 매우 소중한 보물이다. “그 웃음이 쓰린 만큼, 너는 ‘나’를 안 것이다.” 사람들의 고뇌에 깊이 다가가 생명에 용기를 불어넣는 책 본문에서 노스승은 소년을 ‘어린 벗’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그대로 생각나게 하는 소년을 ‘벗’으로 받아들인다. 여기서 노스승은 현재의 저자, 소년은 과거의 저자이기도 하다. 소년의 질문에 노스승은 간단한 답을 주지는 않지만 그 물음을 가리지 않고 명확하게 대답해간다. 과거 자신이 가졌던 의문과 같은 것으로 고뇌하는 소년이 ‘신’이나 ‘허무’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오히려 삶의 길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덕분에 소년은 오랫동안 헤매오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했던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낸 기분을 느낀다. 현대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는 감각을 알기 어렵다. 지위나 행복 같은 말도, 애초에 인간이 만들어낸 환상인데 그것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 노스승의 말씀은 곧 이해하기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믿어 온’ 모든 것에 의문을 품고, 최종적으로는 ‘나’조차 없다고 깨달았을 때, 무언가 ‘느끼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얇지만 마음에 새길만한 압축된 문장이 많다.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 있고, 다양한 해석을 얻을 수 있다. 살아가는 것에 허무감과 피로를 느끼는 독자들, 자기 앞에 놓인 여러 가지 의문을 찬찬히 생각해보고 싶은 독자에게 권한다. 어떤 고난을 스스로 극복하는 지혜를 얻고 싶다면, 결국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답을 내야 한다.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때때로 간과된다. 따스한 미래를 예감하게 하는 결말에 저자가 삶을 대하는 사랑과 자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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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소중한 여러 가지 물음에 ‘이것’이라는 답 같은 것은 실은 없다. 이런 놀라운 진실에 어떻게 마주하면 좋은가? 미나미 지키사이 선생이 이 책에서 준비한 대답은 섬세하고 깊은 함축적 의미가 가득하다.
- 모기 겐이치로 (뇌과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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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승의 말씀은 곧 이해 가능한 것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믿어 온’ 모든 것에 의문을 갖고, 최종적으로 ‘나’조차 없다고 깨달았을 때, 무언가 ‘느끼는’ 것은 아닐까?
- 미우라 준 (일러스트레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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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나에게는 꿈이 없었다. 여전히 이렇게 되겠다, 저렇게 되겠다, 라는 마음이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내 눈앞에 있는 것을 열심히 하는, 그런 작은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매일 강렬하게 느끼면서 살고 있다. 그래서일까? 노스승의 마지막 말에는 짜릿한 느낌이 있었다. “살아갈 의미를 찾기보다 죽지 않을 궁리를 해라.” 그렇다.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 Anna Tsuchiya (모델·뮤지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