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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비혼
알마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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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평/비판 top100 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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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1 그들의 사정?둘만의 사정은 아닙니다
2 비혼으로 살아남기
3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아
4 다양한 비혼의 풍경
5 비혼을 위하여
에필로그
후기

저자 소개2

공저이진송

관심작가 알림신청
 
‘투니버스’와 〈토요미스테리 극장〉에 열광하던 어린 시절을 거쳐 ‘오만거때만거’ 다 보고 인터넷을 엄청 많이 하는 작가로 자랐다. 다행히 미디어 비평이라는 작업이 방패막이 되어주었다. 제철 과일 같은 대중문화를 그때그때 들여다보며 해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경향신문』에 「이진송의 아니 근데」 칼럼을 연재하고, 독립잡지 「계간홀로」와 팟캐스트 ‘밀림의 왕’을 만든다. 쓴 책으로는 『연애하지 않을 자유』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차녀 힙합』, 공저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비혼』 『미루리 미루리라』 『미운 청년 새끼』가 있다. 글
‘투니버스’와 〈토요미스테리 극장〉에 열광하던 어린 시절을 거쳐 ‘오만거때만거’ 다 보고 인터넷을 엄청 많이 하는 작가로 자랐다. 다행히 미디어 비평이라는 작업이 방패막이 되어주었다. 제철 과일 같은 대중문화를 그때그때 들여다보며 해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경향신문』에 「이진송의 아니 근데」 칼럼을 연재하고, 독립잡지 「계간홀로」와 팟캐스트 ‘밀림의 왕’을 만든다. 쓴 책으로는 『연애하지 않을 자유』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차녀 힙합』, 공저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비혼』 『미루리 미루리라』 『미운 청년 새끼』가 있다.

글 쓰고 말하고 현대문학을 가르칩니다. 수상한 이야기를 좋아해요. 『경향신문』에 「이진송의 아니 근데」 칼럼을 연재하고, 독립잡지 「계간홀로」와 미루는 사람들을 위한 팟캐스트 〈밀림의 왕〉을 만들고 있다. 『아니 근데 그게 맞아?』 『차녀 힙합』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연애하지 않을 자유』 등을 썼다. 공저로는 『미운 청년 새끼』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비혼』 『미루리 미루리라』가 있다.

이진송의 다른 상품

공저김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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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12월에 전북 임실에서 태어났다. 대학시절엔 학생운동에 참여하였고 5?16 때는 옥살이도 했다.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 분야의 공무원을 시작으로 잡지사와 출판사에서 일했다. 국회의원 비서관으로일하면서 독신을 위해 헌신하는 국회의원이 되리라는 큰 꿈을 키웠으나 10월유신과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두 번이나 국회가 해산되어 좌절하였다. 국회를 나와 여러 비영리 사회단체에서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결혼 생각 않고 밤낮으로 공익을 위해 올인하였다. 혼자라는 외로움에 비틀거리기보다는 신나게 일을 하면서 세상에 태어난 보람과 긍지를 맛보았다. 결혼을 거부하고 편견
1941년 12월에 전북 임실에서 태어났다. 대학시절엔 학생운동에 참여하였고 5?16 때는 옥살이도 했다.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 분야의 공무원을 시작으로 잡지사와 출판사에서 일했다. 국회의원 비서관으로일하면서 독신을 위해 헌신하는 국회의원이 되리라는 큰 꿈을 키웠으나 10월유신과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두 번이나 국회가 해산되어 좌절하였다.
국회를 나와 여러 비영리 사회단체에서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결혼 생각 않고 밤낮으로 공익을 위해 올인하였다. 혼자라는 외로움에 비틀거리기보다는 신나게 일을 하면서 세상에 태어난 보람과 긍지를 맛보았다. 결혼을 거부하고 편견에 맞서 삶을 개척해가고 있는 싱글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국내 최초의 독신여성단체 한국여성한마음회를 조직하여 싱글들의 존재와 삶의 지향을 사회에 알리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 《독신, 그 무한한 자유》 《독신, 그 멋과 매력》 《싱글들의 파라다이스》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18g | 130*218*20mm
ISBN13
9791159922398

책 속으로

세상은 많이 바뀌기도 했고 어떤 면에서는 답답할 정도로 그대로다. 살고 싶은 대로 살았기에 김애순은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혼이 특별하지도 별나지도 않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삶이기를 바란다. --- p.21

진송: 지하철 신문가판대에서 선생님이 표지 모델을 한 월간지 〈나들〉을 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선생님의 사진은 모노톤이었고 그 아래에는 빨간 배경 위의 하얀 글씨로 ‘나, 비혼주의자’라는 카피가 새겨져 있었죠. 〈한겨레〉에서 발행한 〈나들〉은 선생님의 이야기가 담긴 2013년 1월의 3호를 거쳐 2014년 7월을 마지막으로 발행을 중단했지만, 많은 비혼들에게 〈나들〉은 김애순으로 기억되기도 할 거예요. 제게는 역사적 인물이나 종교인이 아닌, 심지어 ‘스스로’ 결혼하지 않기로 선택한 70대의 비혼 여성이라는 존재가 살과 뼈를 가진 구체적인 현실로 제 앞에 처음 나타난 대사건이었어요. 막연하게 마음속으로 비혼을 결심만 하고 있었는데 그때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자료 조사도 하고, 인생의 계획도 새로 세우기 시작했어요. --- p.25

애순: 경제적인 독립이 없으면 언감생심 비혼을 생각이나 할 수 있나. 이제는 ‘결혼 꼭 안 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젊은이들이 많이 하니까 결심은 훨씬 더 쉽죠. 하지만 실천에는 역시 첫째도 경제력, 둘째도 경제력이야.
진송: 결심과 실천 사이에는 역시 현실적인 문제가 있네요. 경제적 독립이 임금 구조와 복지 제도의 문제라면, 결심은 멘탈 관리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 p.28

진송: 개인의 불안은 결국 사회구조와도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선생님께서는 험난한 ‘결혼지상주의’를 개인의 능력으로 모두 헤치고 오셨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개인의 단호한 결의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특별하지 않아도, 강하지 않아도, 엘리트 여성이 아니어도, 결혼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애순: 별로 무서울 거 없어요. 비혼으로 살면 엄청 좋은데. --- p.29

진송: 1990년대부터 ‘미혼’ 대신 ‘비혼’이라는 표현을 쓰자는 여성 단체의 운동이 시작되었죠.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결혼할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한 아직 미--- p.未)자 대신 아닐 비--- p.非)를 쓴 명명이 정치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p.30

진송: 자식 운 같은 것도 얘기 안 해요?
애순: 안 하던데요.
진송: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는 사주….
애순: 진송 씨는 자식 운 있대요?
진송: 기억이 안나요.
애순: 하나도 안 궁금한가 봐.
진송: 티 났어요? --- p.36

애순: 나는 이렇게 했으니 너희도 이렇게 하라고 말하고 싶진 않아요. 각자 상활이 다르고 취미가 다르잖아요. 사는 방식에서 누가 더 낫거나 부럽다고 생각하면 자존감만 떨어지고 끝이 없어요. 나는 다른 사람들 보면서 부러워한 적은 없어요. 그냥 자기 삶에만 집중하세요. 아, 건강을 챙기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일이니 시간을 내서 꼭 하라고 말하고 싶네요.
--- p.41

진송: 비혼에 대한 대표적인 선입견 중 하나죠. 이기적이라거나, 자기밖에 모른다거나, 감정이 메말랐다거나. 연애와 결혼이 사랑이라는 개념을 독점하고, 풍부하고 다양해야 할 사랑이라는 감정의 대표격이 이성애가 되어버려서 그런 것 같아요. 비혼을 결혼시장에서 낙오한 사람으로만 보니까 자꾸 성격상의 문제점을 찾아내려 하고요. --- p.45

나는 비혼이 완벽해서, 기혼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해서, 결코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서 비혼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 삶이 더 나에게 맞고, 내가 원하는 모습이고, 그에 수반하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결혼하지 않기로 했다. 이것은 특별하거나 이상한 일이 아니며, 결혼할 자유만큼이나 중요한 ‘결혼하지 않을 자유’를 누리고 싶을 뿐이다. --- p.52

조선시대에는 ‘나이 들었으나 남편과 자식이 없는 여자들’을 ‘독녀’라고 불렀다고 한다. 과부와 혼용되어 쓰이기도 했지만 구별되는 존재였던 독녀는 국가의 특별 관리대상이자 ‘불성인: 온전치 못한 존재’로 불렸다. 조선시대의 독녀는 연약하고 불쌍한 타자로 여겨졌지만, 국가의 뜻대로 피해자로만 남지는 않았다. 참고한 논문을 읽어보면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세심하게 조선이라는 국가가 이 ‘불성인’들을 돌보고, 때로는 그들과 충돌했음을 알 수 있다. --- pp.74∼75

애순: 곁에 사람을 두는 게 중요해요. 특히 결혼을 안 하면 나이가 들어서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는 가족이 사라지는 거예요. 가족이 없다는 거, 이게 막상 겪어보면 생각보다 막막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친척들하고도 연락을 유지해서 나의 존재를 어필하고, 내가 무슨 말을 할 때 친척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애썼죠. 나한테는 그게 기쁨으로 돌아와요. 특히 친척들 간에 중재자 역할을 할 땐 결혼해서 자식 키운 것보다 나은 일을 한 것 같고. --- p.91

진송: 1990년대에 만드신 독신여성단체 한마음회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국내 최초였죠? 처음이다 보니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점이 많았을 것 같아요. 가입할 수 있는 비혼 여성의 자격 조건이 따로 있었나요?
애순: 범위가 좀 넓었어요. 그땐 비혼이라는 말도 안 썼고 독신이라는 말이 단체명에 들어가니까 말 그대로 혼자 사는 여자들 위주로 모집했거든. 독신여성단체라고 불렸는데 공식적인 이름은 ‘한국여성한마음회’였지.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결혼했다가 이혼한 여자들이 가입하기도 했어요. 자식이 있어도 상관없었고. --- p.100

우리 사회가 감춰온,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종종거린다. 결혼이 ‘무엇’을 ‘왜’ 빼앗아가는지에 대
해서, ‘스윗홈’이라고 부르는 것이 은폐하고 지우는 차별과 폭력에 대해서, 비혼을 병리적 현상으로 규정하는 권력에 대해서. 또 비혼으로 어떻게 잘 살아남을지에 대해서. 그리하여 결혼하지 않으면 비참한 말로만이 기다리고 있다고 겁박하고 모두를 ‘어머님’과 ‘아버님’으로 호명하는 이 사회에 어떻게 엿 먹일지 고민하며 산다. --- p.113

진송: 비혼을 바라볼 때 결혼의 문제점에만 초점을 맞추면 결국 대안은 ‘좋은 결혼’ ‘문제점이 개선된 결혼’이 돼요. 저는 그보다 비혼이 다양한 삶의 방향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고 내가 결혼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차별이나 제약에 부딪히지 않는 세상을 원해요. --- pp.123∼124

애순: 나는 장례식 안 하기로 결심했어요. 죽으면 끝인데 뭐. 누가 오거나 말거나 죽은 나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혼자라는 상황이나 조건에 구애받지 마요.
진송: 진짜 쿨하시다니까요 (웃음). --- p.128

애순: 슬프긴 뭐가 슬퍼요. 식당에서 혼자 앉을 자리 없다고 안 받아줘서 맛있는 거 못 먹는 게 제일 슬프지. 요새는 음식점에도 혼자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예전에는 작은 테이블 자체가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바쁜 시간에 혼자 먹으러 가면 눈치가 보였던 거야. --- p.150

진송: 한편으론 그렇게 위험한 일을, 어른이 되기 위해 여성에게 강요하는 게 너무 이상해요. 남자들은 자기 몸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데, 그럼 평생 어른이 될 수 없는 거잖아요. 여자들만 아이를 낳는데, 여자들만 어른이게요? 그렇게까지 출산과 어른을 연관 짓는다면 저는 그냥 출산의 고통을 모르고 진정한 어른이 되지 않는 걸로 할래요. 굳이 진정한 어른이 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선생님도 수양딸과의 관계에서 모성을 느끼셨잖아요. 이제는 사회적 모성에 대해 논의해봐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독박육아에 맞서 사회적 육아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고요. --- p.236

진송: 결혼 안 하는 걸 이기적이라고 하는 사람한테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게 희생이라는 걸 아니까, 이기적이라고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받아치면 되겠네요. 결혼과 육아가 좋은 거면 결혼 안 하는 사람한테 ‘이기적이다’라고 하면 안 되죠.
애순: 결혼을 할지 말지는 남 위해서 결정하지 마요. 선택은 늘 자기 행복하려고 하는 거여야지.
진송: “어쩔래? 이기적인데” ‘스웩’ 넘치게 이겨내야겠네요. --- p.238

진송: 최근의 이런 이야기는 연애를 능력과 연관 짓는 건 자기계발 논리와도 연관이 있어서 선생님에게는 조금 낯설 수도 있겠네요. 2000년대 초반부터 자기가 열심히 자기 관리하고 노력하면 연애할 수 있다는 연애 문화가 팽배했어요. 연애가 개인의 능력 여부를 판가름하는 성적표가 되면서 대놓고 조롱하거나 놀리기도 하거든요. 얼마 전에 미국의 ‘훅업’, 우리나라로 치면 헌팅 문화에 대해 분석한 걸 봤더니 요즘 미국 십대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건 이성에 대해서 ‘절박해 보이는’ 거래요. 인기가 없어서 상대의 유혹을 애절하게 기다리는 사람으로 보일까 봐. 이런 현상들이 10대, 20대에게는 연애에서 나타나고 결혼 적령기로 넘어 가면 결혼으로 옮겨 가는 거죠. ‘니가 매력이 없으니까, 니가 자기 관리를 못하니까 결혼을 못 한다’ 같은 편견에 부딪히는 거예요.

--- p.240

출판사 리뷰

이진송이 포착한 비혼 외길 김애순의 삶의 궤적
모범시민 김애순 VS 개인주의자 이진송


김애순은 41년생으로 그 삶의 대부분은 ‘비혼’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기 전의 시기였다. 지은 책 《독신, 그 무한한 자유》 《독신, 그 멋과 매력》 《싱글들의 파라다이스》에서도 알 수 있듯 김애순은 오랜 기간 ‘싱글’ ‘독신주의자’로 살았다. 아직은 비혼이라는 말이 생소하기도 하다는 김애순. 그러나 그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영락없는 비혼주의자라는 걸 알게 된다. 결혼을 거부하며 1인 가구로 살아왔고,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끊임없는 물음에 “하기 싫으니까”와 “경력단절이 된다”를 섞어 슬기롭게 답해왔으며, 독신여성단체 한마음회를 설립하여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을 결집시켰고, 비혼주의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주창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정면 돌파해왔던 김애순의 행보 하나하나는 비혼주의자들에게 ‘비혼으로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다.

이제 김애순은 각종 매체에 얼굴을 비추며 비혼을 알리고 비혼을 위한 인정투쟁을 마다 않는다. 평생을 남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왔던 김애순. 비혼을 위해 평생 필요치 않았던 인정투쟁에 자발적으로 뛰어든 김애순 행보의 아이러니는 비혼 대표로서 그의 존재감을 더욱 빛나게 한다. 김애순은 10대 시절 약자를 위해 일하리라 다짐하며 변호사를 꿈꾸었고, 국회의원 비서관 시절에는 비혼주의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국회의원을 꿈꿨으며, 사회단체에서 일할 때는 간호 요원들의 야근수당 지급을 위해 무던히 애썼다. 김애순은 이미 생의 많은 날들에서 ‘나’보다는 남이 먼저였던 사람이다.

이진송은 같은 비혼주의자지만 사회적 인간으로 사는 방식이 김애순과는 상당히 다르다. 그는 자신의 행복과 만족감이 우선인 사람이고 하기 싫은 일을 참아가며 하지 않는다.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시스템에 순응할 생각이 없는 성정인 것이다. 그래서 김애순처럼 모범시민이 되려 애쓰지도 않는다. 둘은 대담에서도 이 부분에서는 입장 차이를 보였다. 김애순은 자신이 상처를 입더라도 도덕과 윤리를 숭고히 여기는 성격이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에 자신을 던져가며 살아온 이진송에게 비혼주의자 앞에 놓인 현실들은 모순투성이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 결혼제도 안에 시민들을 억지로 끼워 맞춰 결혼을 강요하고,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을 2등 시민, 비정상 취급하는 억압적 사회 분위기에 이진송은 투쟁심을 불태운다. 그 저항의 시작이 〈계간홀로〉 발행이었다면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비혼》 출간은 이진송의 비혼주의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김애순의 사양에도 인터뷰를 진행하고 대담집 출간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이진송은 김애순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자주 박수쳤고 종종 애틋해했다”. “비참한 비혼이라는 프레임을 들이미는 세상에 버티다가 말려들기도 했을 누군가의 매일매일, 누군가의 과거이지만 여전히 현재이자 미래이기도 한 그 모습을 그려본” 이진송은 비혼의 삶을 날것 그대로 묘사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현실에 대한 철저한 객관화가 이루어지자 비혼이 걸어가야 할 길이 보였고 김애순과 날을 세우던 대담도 비혼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자는 긍정성으로 나아갔다.

이진송은 김애순을 인터뷰하며 자주 이렇게 말했다. “특별하지 않아도, 선생님처럼 강하지 않아도 비혼으로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고. 김애순의 생애를 비혼과 기혼의 이분법에서 끄집어내 새로운 삶의 형태로 읽어내는 이진송의 시각을 통해 우리는 비혼의 현주소와 비혼이 나아갈 길을 엿볼 수 있다. 두 저자는 이제 개인의 노력이나 희생 없이도 비혼이 자연스러운 삶의 형태로 받아들여져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비혼 생활 백서
비혼에 대한 거의 모든 것


비혼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또 언제 생겨났을까. 비혼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비혼주의자들이 비혼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며 비혼으로 살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나’를 잘 보살피는 방법은 무엇일까. 비혼주의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은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비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비혼 생활 백서’ ‘비혼 생활 가이드북’이라고 불러도 좋다. 비혼의 다양한 면면을 담아내려고 무던히 노력한 두 저자의 목표는 바로 ‘비혼은 이기적이다, 문제가 있다’는 편견에 어퍼컷을 날리는 것.

인터뷰가 시작되자 김애순의 78년간 비혼 생활에서 나온 노하우들이 화수분처럼 쏟아졌다. 비혼의 최대 적인 가족과 상대하는 법, 비혼에 대한 지레짐작과 겁주기에 대응하는 법, 스스로를 챙기는 법, 경제활동을 할 때 주의할 점과 집을 구할 때 유의할 점, 나이대별 중점을 두고 추구해야 할 사항 등 ‘믿고 듣는’ 조언은 끝이 없었다. 그 가짓수는 곧 비혼들을 위해 자기가 아는 최대한을 전해주려는 김애순 진심의 크기이기도 했다.

이진송 또한 비혼으로 살면서 겪은 아프고도 눈물겨운 기억들을 끄집어내는 데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김애순의 조언을 바탕으로 현재 비혼주의자들이 비혼을 결심하는 계기들을 분석하고 자발적 비혼과 비자발적 비혼의 양상, 비혼으로 사는 즐거움과 고충 등을 정리해나갔다. 신세한탄이나 비관적 체념을 넘어 ‘비혼 청년’의 입장에서 비혼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비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들을 책 속에 담아내려 애쓴 것이다. 더불어 이진송은 미처 못다 한 논의를 산문으로 풀어내 비혼에 대한 담론을 더욱 풍부하게 했다. 김애순의 경험과 이진송의 통찰이 녹아든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비혼》을 통해 독자는 두 저자가 함께 말하고 더불어 써내려간 ‘비혼 백서’의 묘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정해진 생애경로를 따라 사는 인생이 편한 사람이 있다. 생애경로가 정해지면 편안함은커녕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각자 편안함을 느끼는 길을 걸으면 된다. 정해진 길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해진 길을 가고, 정해지지 않은 길에서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면 정해지지 않은 길을 걸으면 그만이다. 어차피 인생에 정답은 없다.
정해지지 않은 길을 먼저 걸었던 사람이 뒤를 돌아보았다. 조금 늦게 그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혹시 앞서가는 누군가가 없나 하고 고개를 내밀었다. 그렇게 시간의 차이를 두고 비혼의 길을 걷고 있는 김애순과 이진송은『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비혼』을 통해 만났고, 정해지지 않은 길을 함께 걷는 친구가 되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남들이 걷지 않는 비혼이라는 길을 걷고 있는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진솔하고 속 시원하며 때로는 날카롭다. 세상의 편견에 함께 어퍼컷을 날리기도 하고, 각자의 비혼 살림살이 노하우를 교환하기도 하며, 도입되어야 하는 사회정책을 설계하기도 한다. 위계가 없는 우정의 대화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둘의 정겨운 대화는 끊김 없이 진행된다. 보기 드문 이러한 예외적인 우정의 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김애순과 이진송이 자신에게 충만한 존재였기 때문 아닐까? 그 긍정적 예외성은 정해진 길을 의문시하며, 알려지지 않은 길을 걸었기에 생긴 힘의 산물인 것 같다. 그래서 누군가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요청한다면, 나는 기꺼이 ‘비혼 포스의 향연’이라고 할 것이다. -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세상물정의 사회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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