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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글 젊은 영국인 조종사의 죽음 로마 순수한 수 회화전 옮긴이의 말 |
Marguerite Du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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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욕망과 사랑, 문학의 가능성을 극한까지 탐구한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이야기하는 글쓰기의 민낯 쓰다. 내 삶을 채운, 그리고 내 삶을 매혹시킨 유일한 것. 나는 그것을 했다. 쓰기는 단 한 순간도 날 떠나지 않았다. -본문에서 책을 쓰는 사람은 언제나 주변 사람들과 분리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고독해야 한다. 저자의 고독, 글의 고독. 자신을 둘러싼 침묵이 무엇인지 자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본문에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에는 인간의 삶과 기억을 마주하는 작가 뒤라스만의 독특한 인식이 담겨 있다. 대단히 매혹적인 작품이다. - 라이브러리 저널 우리는 집 안에서 혼자다. 집 밖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집 안에서는 혼자다. 공원에서라면 새들이 있고 고양이들이 있다. 어떨 땐 다람쥐가 있고, 흰족제비도 있다. 공원에서는 혼자가 아니다. 하지만 집 안에서는 때로 길 잃은 느낌이 들 정도로 혼자다. 그 시간이 어땠는가? 어떻게 말해야 할까?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노플르샤토의 고독은 내가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나를 위해서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나는 오로지 이 집 안에서만 혼자라는 점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 이전까지 써 온 것과 다르게 쓰기 위해서였다.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한 번도 마음먹어 본 적 없는, 그 누구도 마음먹어 본 적 없는, 그런 책들을 쓰기 위해서였다. -본문에서 고독은 만들어진 상태로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고독은 만드는 것이다. 아니, 저절로 만들어진다. 나는 그렇게 했다. 이곳에 혼자 있어야 한다고, 책을 쓰기 위해서 혼자여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랬다. 이 집에서 혼자였다. 집 안에 틀어박혀 지냈다. 물론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이 집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 집은 글쓰기의 집이 되었다. -본문에서 전쟁의 참상과 사랑의 불가능성, 우정과 연대에 관한 각기 다른 색채의 이야기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에는 「글」 말고도 네 편의 작품이 더 실려 있다. 쓰인 순서대로 보자면, 가장 앞선 것은 뒤라스가 이탈리아 국영 텔레비전 방송의 지원을 받아 만든 영화 「로마의 대화(Il dialoguo di Roma)」(1983)의 글인 「로마」다. 영화에서는 로마 나보나 광장과 아피아 가도 등 고대 로마의 유적들을 보여 주는 영상 위로 이탈리아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남녀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여자와 남자가 옛 로마에 대해, 그리고 영화에 대해 말하고, 로마의 티투스와 유대의 베레니케, 그 불가능한 연인들의 사랑에 대해 다시 말한다. 그리고 그 위로, 아주 희미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남녀의 사랑이 새겨진다. 이어 「회화전」은 뒤라스가 1987년 9월 파리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예술가 로베르토 플라테(Roberto Plate)의 회화전을 위해 쓴 글이고, 「순수한 수」는 1989년에 불로뉴비앙쿠르 르노 공장의 폐쇄가 결정되었을 때 쓴 글이다. 「순수한 수」에서 뒤라스는 르노 공장에 평생을 바친 노동자들의 이름을 기록한 “프롤레타리아트의 벽”을 세우고자 독자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실제 이십 년 후인 2010년에 베트남 출신 예술가 투 반 트란(Thu Van Tran)에 의해 불로뉴비앙쿠르의 르노 공장에서 일한 사람들의 숫자 ‘199491’을 새겨 넣은 설치 미술 작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젊은 영국인 조종사의 죽음」은 뒤라스가 여름마다 머물던 트루빌 근처의 작은 도시 보빌을 배경으로 한다. 전쟁 막바지에 독일군의 공격을 받아 노르망디 숲으로 추락해 사망한 스무 살의 영국인 조종사가 잠들어 있는 무덤 앞에 선 뒤라스는 자신의 삶과 문학을 돌아본다. 또한 뒤라스는 그 “영국 아이”의 죽음으로부터 베트남에서 죽어 공동 묘혈에 던져진 작은오빠의 죽음을 기억해 내고, 또한 독일인들에게 희생당한 유대인들의 죽음을 떠올린다. 이 책에는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뿐 아니라, 매체와 장르를 초월하여 ‘사랑의 불가능성’이라는 주제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사색가, 잔혹한 전쟁의 끔찍한 실체를 고발하는 반전주의자, 자본가 계급의 부당한 횡포에 당당히 맞서는 노동 운동가, 그리고 지인의 예술 세계를 섬세한 눈길로 응시하는 인간 뒤라스의 모습이 각기 다른 색채로 가득 담겨 있다. 공쿠르상을 수상한 『연인』,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 준 『히로시마 내 사랑』 등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에 깊이 공감해 본 독자라면, 이번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을 통해서도 커다란 울림을 얻을 수 있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