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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운 가훈
잘 먹고 잘 사는 게 뭐지? 기회다! 엄마의 방법 아빠의 방법 생쥐 살리기 초대 제대로 사고 치다 마음을 고치는 사람들 돈을 빌려 주다 미주와 똑같은 미주 엄마 당장 받아 와! 내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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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잘살면 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정말 행복한가요?” 텔레비전을 틀면 ‘부자가 되는 방법’, ‘잘 먹고 잘사는 법’ 등의 프로그램이 수시로 나오고, 각종 매체에는 연일 사업에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번 사람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즘은 아이고 어른이고, 장래에 돈을 많이 벌고 잘살 수 있는 직업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진짜 잘 먹고 잘 사는 게 그런 것일까요? 학교에서 ‘잘 먹고 잘 살자’라는 가훈을 발표했다가 망신당한 강호는 구두쇠 할아버지한테 제발 멋진 가훈으로 바꾸자고 합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바꾸기는커녕 가족들에게 일주일간 가훈의 진정한 뜻을 알고 실천하라는 숙제를 내줍니다. 만약 뜻을 제대로 실천한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시에는 모두 쫓아내겠다는 엄포와 함께요. 가족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눈높이와 방식으로 숙제를 해 나갑니다. 과연 할아버지 마음에 들게 실천한 사람이 있을까요? 《오천 원은 없다》 《출똥 오장군》 《할머니를 팔았어요》 《크게 외쳐!》 등의 작품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박현숙 작가가 이번에 ‘잘 먹고 잘 사는 법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하며, 어린이들이 ‘나눔’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동화를 내놓았습니다. 작품 안에는 가족들이 각자 잘 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유머러스한 상황과 함께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이들의 밝고 건강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황금만능주의가 판치는 요즘의 사회 풍토 이면에 나눔과 기부의 정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 또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꼭 물질이 아니어도 자신의 재능과 기술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나누는 등 함께 사는 법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요. 그들은 이 속에서 보람을 느끼고, 자기 삶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런 맘이 한 가정의 생활 지침이 되는 가훈 속에 담겨 있다면 세상은 훨씬 밝아지겠죠? 이 동화는 그런 의미에서 혹시나 나만 잘살면 되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부유하게 사는 게 최고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경종을 울려 줄 것입니다. 여러분은 진짜 잘 먹고 잘 사는 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진짜 행복하게 사는 법은요? 아직 그 답을 찾지 못한 사람들, 행복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깨알 같은 재미와 훈훈한 여운이 있는 이 책을 권합니다. 내용 소개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연구하라! 강호는 가훈 발표 시간에 망신만 당합니다. 강호네 집 가훈이 ‘잘 먹고 잘 살자’였기 때문입니다. 강호는 구두쇠 할아버지한테 제발 멋진 가훈으로 바꾸자고 하지만 할아버지는 끄떡도 안 합니다. 오히려 한술 더 떠 가족들한테 숙제를 내줍니다. 일주일간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어떤 건지 연구하라고 말입니다. 가훈의 뜻을 잘 이해한 사람이 있으면 함께 살 것이고, 한 명도 없으면 모두 쫓아낼 것이라면서요. 엄마와 아빠, 강수의 기막힌 방법 VS 숙제 포기한 강호 엄마는 잘 먹고 잘 사는 건 좋은 음식을 먹고 쇼핑을 하며, 건강하게 사는 것이라 주장합니다. 그에 반해 아빠는 사업을 잘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열심히 사업 파트너를 찾아나섭니다. 동생 강수는 피시방에 가서 게임을 하며 각종 불량 식품을 먹습니다. 좋아하는 게임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게 잘 먹고 잘사는 것이라나요. 모두 단순한 생각으로 할아버지 숙제를 해 나갑니다. 하지만 강호는 숙제 따위는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멋진 가훈으로 바꾸느냐가 더 중요했으니까요. ‘마음을 치료하는 집’에서 겪은 일 배탈 때문에 약국에 간 강호는 본의 아니게 한 노숙자 아저씨한테 엮여 ‘마음을 치료하는 집’이란 곳에 가게 됩니다. 이 집은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밥을 나눠 주는 곳인데, 강호는 여기 화장실에서 똥을 눈 사건을 계기로 설거지를 돕게 됩니다. 다른 가족들과 달리 마땅히 할 일이 없었던 강호는 그 뒤로도 몇 번 이곳에 가 일을 돕고, 공짜밥을 먹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만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는 의문의 어르신이 사고 때문에 식재료를 못 갖다 주는 일이 생기고, 강호는 할아버지가 숙제하라고 준 돈을 국수 사는 데 선뜻 내놓습니다. 이 일로 밥 한 끼를 나누어 먹는 행동이 서로 마음을 나누는 일임을 알게 되고,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낍니다. 숙제를 제대로 한 사람은 누구? 일주일 뒤, 가족들이 발표를 하지만 누구 한 명 할아버지의 뜻을, 가훈의 본뜻을 이해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특히 강호는 숙제도 제대로 안 한 데다 누군가에게 4만 원이란 큰돈을 빌려 줬다는 이유로 호되게 야단을 맞지요. “뭘 잘했다고 울어? 내가 알게 된 어떤 아이는 강호 너랑 같은 4학년이다. 그런데 너랑은 달라. 잘 먹고 잘 사는 게 어떤 것인지 벌써 알고 있었다. 한심하다, 한심해. 오늘 당장 돈 받아 오지 못하면 집에서 쫓겨날 줄 알아.” (p134) 가족들은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고, 강호는 당장 ‘마음을 고치는 집’으로 가 갚지 않아도 된다고 했던 4만 원을 받아와야 합니다. 그럼에도 작품의 이 같은 결말이 우리에게 따뜻한 웃음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잘사는 것과 ‘잘 사는 것’의 차이를 알려 주는 이야기 “진짜 잘 먹고 잘 사는 법은 무엇일까?” ‘잘산다’라는 말을 붙여 쓰면 1차적인 의미인 ‘부유하게 산다’지만, ‘잘 산다’고 띄어 쓰면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보다 알차게 산다는 뜻이 됩니다. 이 동화는 물론 후자의 ‘잘 살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았다고? 그럼 물어보자. 열심히 일한 다음에 무엇을 먹고 ‘아, 정말 맛있고 고맙게 잘 먹었다.’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해봤냐? 하루를 살고 났을 때 가슴부터 따뜻한 기운이 돌며 온몸이 훈훈해지는 경험을 해 봤냐? 그게 바로 잘 먹고 잘 사는 거다.” 할아버지는 말을 마치고 천천히 일어났다. 한쪽 다리를 구부리지도 못하고 얼굴을 찌푸렸다. (p135) 할아버지의 이야기처럼 진짜 하루를 제대로 잘 살았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우리는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칠 때가 많습니다. 진심으로 잘 살았다고 느껴지는 때는 나만 잘 사는 게 아닌, 여럿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더불어 지냈을 경우겠지요. 그리고 그것이 바로 행복의 또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