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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통닭 먹는 날 / 철거 대상 우리 집 / 이사 / 어린이 대공원 가기로 한 날 / 나들이 가는 날 / 꿈만 같다 / 쌀 팔아 온 날 밤 / 공단 마을 아이들 / 돈가스 / 내 공부방 / 새우깡 / 우리 집 저금통장 / 편지 / 철이네가 버린 소파 제2부 아빠의 낮잠 / 공장에서 일하시는 우리 아빠 / 저것 봐라! / 엄마의 꽃 / 아빠는 왜 / 엄마의 소원 / 아빠의 사진 / 엄마는 맛있는 반찬이어요 / 엄마 손 / 찬밥 / 공장이 없어졌대요 / 월급을 안 주면 일해 주지 말지 / 엄마 냄새 / 얻어 온 헌 옷 제3부 집 / 엄마 생각 / 허허 그놈 / 나는 부자다 / 우리 집이 없어요 / 해당화 / 어른인가 봐 / 방 하나 부엌 하나 / 할머니 / 빙판 진 언덕 / 해고당한 노동자 아저씨들 / 아빠 셈법 내 셈법 / 함박눈 / 요술나라 골목 제4부 하늘 공장 주인은 누구일까 / 잔별 / 공단 마을 조각구름 / 공장 굴뚝 / 까치야 / 다롱이 / 지렁이 / 샛별 / 개나리 / 별들은 참 좋겠다 / 감시하고 있다 / 길 고양이 / 기도 / 하나님도 가난이 싫으신가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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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마을 아이들
공장으로 일 나가는 엄마 아빠 서너 살배기 우리를 단칸 셋방에 홀로 두고 가면 골목길을 하루 종일 헤매다가 고만고만하게 생긴 벌집 같은 셋방 끝내 찾아오지 못할까 봐 밖에서 방문을 잠가 놓고 가면 배고프면 먹고 마시고 심심하면 갖고 놀고 오줌똥 마려우면 누라고 단팥빵 한 개 물병 하나 장난감 몇 개 요강 하나 놓아 주고 가면 어느 날은 방바닥에다 오줌똥을 싸 놓고 어느 날은 울다가 울다가 잠들었어요 돈가스 공장에서 밤에 일하시는 아빠와 낮에 일하시는 엄마와 돈가스 먹으러 왔어요 모처럼 엄마 아빠 손잡고 껑충껑충 돈가스 먹으러 왔어요 돈가스 값이 왜 이리 비싸냐며 이 집 저 집 둘러보다 간신히 자리 잡은 돈가스 집 엄마 아빠는 먹기 싫다며 내 것과 동생 것만 주문했어요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 씹지 않은 음식은 소화가 안 된단다” 입맛 다시며 식사를 거들어 주시는 엄마 아빠 앞에서 우리들만 먹자니 미안해서 먹을 수가 없어요 아빠의 사진 무엇이 좋은지 모두 웃고 있다 땀이 뻘뻘 나는 여름인데 시커먼 기름때 묻은 겨울 작업복 무릎까지 걷어붙이고 팔꿈치까지 걷어붙이고 껄껄껄 모두 즐겁게 웃고 있다 공장 마당 구석 쓰레기장 옆 검게 그을린 라면 냄비 끼고 둘러앉아 소주잔 마주 들고 함빡 웃고 있다 직업병을 얻어 오랜 기간 병과 싸우고 있는 아빠가 가장 아끼는 아빠의 사진 잔별 공단 마을 불빛 밤하늘 잔별 되었나 캄캄하고 까마득한 밤하늘 공장에서 밤새워 밤일하며 반짝! 반짝! 졸리다고 자고 싶다고 깜빡! 깜빡!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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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훈 시인의 『공단 마을 아이들』에는 극빈의 상황에서 살아가는 공단 마을 아이들의 일상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가난한 부모에서 태어나 열악하게 생활하는 아이들의 슬픔과 아픔이 여실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부모를 무시하거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엄마 아빠의 휴무 날 가는 나들이나 아빠 월급날 먹기로 한 통닭을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공단 마을 아이들의 꿈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것이고, 혼자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이들의 이야기는 슬프지만 따스하게 전해집니다. 절망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노래로 들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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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못하고/일하는 공장 굴뚝” 닮은 아빠와 함께 살았다. 예쁜 옷 대신 “공장에서 입는/작업복을/입고 다니는” 엄마와 함께 살았다. 단칸 셋방에서 엄마가 얻어온, 가난이라는 상표가 붙은 헌옷을 입고 살았다. 직업병에 걸린 아빠의 모습과, 살던 집이 철거반원들에게 “단숨에 박살”나는 걸 지켜보기도 했다. 공단 마을이라 불리는 그곳에서 아이들은 “넓은 하늘에서 사”는 별들을 부러워하며 자랐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괄호 속에 갇힌 부호처럼 꽁꽁 숨겨져 있었다. 그 봉인을 정세훈 시인이 조심스레 풀어헤친 다음 동시라는 옷을 입혀 주었다. 덕분에 동시나라의 영토가 조금 더 넓어졌다. 공단 마을 아이들도 이제 동시나라의 어엿한 일원이 되었으니, 무엇보다 기쁘고 고마운 일이다. - 박일환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