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들어가며 시적 유물론, 반어적 유물론
서문 할루시게니아와 철학자, 거의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고찰 1. 빅뱅 137억 년 전, 우주의 기원 태초에 | 최초의 순간 | 쿼크와 소립자 | 물질의 제국 | 빛이 있으라! | 원시원자 | 요소와 힘 | 창조 적 진공 | 도와 우주 | 끈이론 2. 빛의 백성들 130억 년 전, 별들의 운명 별들의 시대 | 섬우주 | 프랙털과 매듭이론 | 올베르스의 역설 |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 신의 소립자 | 은하수 | 별들의 무리 | 창조적 중력 | 주계열 | 모든 색채의 | 초거성과 초신성 | 블랙홀의 매혹 | 퀘이사와 웜홀 3. 태양이라는 불 46억 년 전, 아툼 라 혹은 포이보스 아버지들의 아버지, 어머니들의 어머니 | 태양이 빛나는 동안 | 하늘의 불 |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에서 | 아폴론의 에너지 | 궁극의 소멸 4. 행성들의 행렬 45억 년 전, 하늘의 출산 미행성의 출현 | 유성의 춤 | 명왕성과 왜소행성들 | 혜성의 머리채 | 행성과 외계행성 | 생명의 출현 가능성 | 세계들의 마상시합 | 달빛 아래서 | 밤의 눈 | 은빛 천체 5. 지구의 불 44억 5000만 년 전, 생명이 깃들 수 있는 행성이 등장하다 기원의 카오스 | 열정적 인력 | 대폭격 | 악마의 솥단지 | 혹은 하느님의 불가마 | 자기장 | 대륙의 형성 | 므두셀라의 돌 | 취한 배 | 지각의 분노 | 생산적인 대재난 6. 공기와 물 44억 년 전, 생명을 담은 유체들 공기라는 유체 | 물과 신화 | 태초의 혼돈 | 구름의 샘 | 물과 행성들 | 최초의 대양 | 어머니의 수프, 쓰디쓴 수프 | 성스러운 결합 | 결합의 힘 | 존재의 창조주 | 모성 혹은 바다의 행성 | 물의 순환 | 경이로운 구름 | 바닷물은 왜 짤까? 7. 생명의 모험 40억 년 전, 세포의 형성 계시되지 않은 진리 | 네거티브 엔트로피 포인트 | 물의 마법 | 자연발생 | 원시 수프 | 어느 유명 한 실험 | 닭과 달걀은 동시에 | 마법사 리보자임 | 8대 단계 | 집합의 미덕 | 유전자 코드 | 루카 (LUCA) | 시간의 광인 | 생명체의 둥지 | 범종자설 | 일곱 편의 단시 | 달과 생명 | 근사한 브리콜 라주 | 바이러스 : 크고도 작은 세계 8. 클론에서 섹스로 35억 년 전, 세포의 출현 현재와 결말 |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인내 | 유전적 결정 작용 | 고박테리아의 생명력 | 박테리아의 지배 | 들끓는 소우주 | 기록의 홍수 | 청조류의 청색 | 엽록소의 녹색 | 산소 한 모금 | 아이들의 놀이 | 가이아 가설 | 세포핵 | 비옥한 키메라 | 세포막이라는 경계 | 세포질과 세포소기관 |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 핵과 DNA | 단백질 합성 | 세포분열 | 성의 쾌락 | 수컷이라는 값비싼 대가 9. 선캄브리아기의 자취 8억 년 전, 단순생물들의 진화 에오캄브리아기에 | 창조론의 반격 | 라마르크 대 다윈 | 적자생존 | ‘거대한 종합’ | 굴드의 미소 | 원생생물의 출현 | 신중한 원생동물 | 조류의 마법 | 적조류와 다양한 색깔의 조류들 | 녹조류와 갈조류 | 눈뭉치 같은 지구 | 존재의 설계 | 두 층인가 세 층인가 | 대칭의 문제 | 대칭동물의 선조 원좌우대칭동물 10. 캄브리아기의 광기 5억 4200만 년 전, 에디아카라, 톰모트, 버제스 진화의 온상 | 두샨투오 동물군 | 에디아카라 동물군 | 선캄브리아기의 유산 | 골격의 등장 | 톰모트 동물군 | 아트다반 동물군 | 삼엽충의 시대 | 진화는 감정을 모른다 | 거대 계통도 | 교차전략 | 버제스 동물군 | 오래된 초상화들이 걸린 화랑 | 괴상한 것의 유혹 | 꿈인가 악몽인가 | 최초의 포식자 | 너무나 연약했던 우리의 선조 | 가능한 것들의 장에서 | 여섯 번의 탄생 | 척삭의 중요성 | 우리의 조상들 그 후의 이야기 인간의 장편소설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시적 유물론에 담긴 철학과 유머 찾아보기 |
Yves Paccalet
이세진의 다른 상품
|
태초에는 말씀도 없고 신도 없었다. 창조주도, 데미우르고스도, 천상의 장인도, 지고의 존재도 없었다. 나폴레옹 1세에게 우주가 어떻게 생겼느냐는 질문을 받았던 천문학자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의 말에 따르면 과학은 신에 대한 가설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 과학은 ‘일하시는 하느님’ 혹은 현재 영미권 창조론자들이 우리에게 납득시키고자 하는 그 신의 아바타 ‘지적 설계’라는 해법을 무시한다. 신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영원하지도 않다. 심지어 신 자체도 아주 최근에야 등장했다. 신의 등장은 고작 어제의 일이다. 신은 우주가 140억 년을 지내고 난 후에야 은하수의 한쪽 구석, 태양의 외곽, 지구라는 행성에서 자기 외에는 아무에게도 중요하지 않지만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착각하는 어느 동물의 머릿속에서 등장했다. --- p.37
확실한 것은 단 하나, 유물론적 맥락에서 볼 때 우리는 무에서 나왔다. 신도 없고, 악마도 없고, 천사도 없고, 마귀도 없지만 문제가 없지는 않다! 우리는 천국과 지옥 사이, 평평한 지구에 사는 게 아니다. 지구는 세상의 중심이 아니며 점성술사들의 주장처럼 인간의 운명을 인도하는 별들에 둘러싸여 있지도 않다. 우리는 작고 노란 별 태양의 변두리 동네에 살고 있을 뿐이다. 대단치도 않은 행성 지구, 외계인들은 그런 곳도 있나 하며 콧방귀도 뀌지 않는 곳에서! --- pp.74~75 수소는 걸리는 대로 유혹하고 혼인하여 자식들을 낳는다. 산소와 몸을 섞어 물을 낳고, 질소와 배를 맞추어 암모니아를 낳는다. 탄소와 결합하여 메탄을 낳고, 황과 눈이 맞아 황산의 전조격인 황화수소를 낳는다. 염소와 손을 잡으면 염산의 아버지 염화수소를 낳고, 그 밖에도 이런저런 관계에서 얻은 자식이 하나둘이 아니다. --- pp.139~140 온도가 375도로 떨어지자 수증기가 응결되었다. 물리학자다운 표현을 쓰자면, 이리하여 물은 기체 상태를 벗어나 액체 상태로 넘어갔다. 일반인의 언어로 말하자면 이때부터 양동이로 퍼붓듯 장대비가 쏟아졌다라고 할까. 처음으로 지구에 물이 흘러 넘쳤다. 그러나 그 비는 시원하기보다는 뜨거웠을 것이다! 구름에서 쏟아진 물은 땅을 적시고, 경사를 따라 졸졸 흘렀다. 과거에 용암이 흐르던 골짜기에서 흐르고, 폭포가 되고, 몇 갈래로 나뉘었다가 다시 합쳐지고, 함몰 지형에 모여들었다. 그 최초의 장대비를 상상해보자. 최초의 도랑, 최초의 강, 최초의 바다, 최초의 해안에 밀려왔을 최초의 파도를……. 바다들이 모여 대양이 되었다. 그 지경이 차츰 넓어지고 깊이도 수백, 수천 미터에 이르게 되었다. 물의 천체, 수권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 p.302 40억 년 전, 대양은 있었다. 혜성과 운석이 날라준 물은 지구가 활발한 화산 활동을 통해 가스를 방출할 때에 지표면으로 풀려났다. 그때부터 물의 순환이 자리를 잡았다. H2O 분자는 쉴 새 없이 바다에서 대기와 땅으로 옮겨갔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오기를 반복하게 되었다. 이러한 왕복 여행이 우리에게는 매우 친근하고도 신기하게 다가온다. 물의 순환은 지구의 기후 조건을 확립하고 생명의 존속을 보장한다. 우리 인간은 그 생명의 보잘것없고 허망한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 pp.314~315 어째서 완전한 무가 아니라 그 무엇인가가 존재하는가? 어째서 세계는 존재하는가? 그것도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으로? 그런 의문들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관찰에서 얻은 데이터와 논리적 추론에 기초하여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어떻게 생명이 지구에 출현했는지, 어떻게 생명이 진화하여 (10억 종의 생물 가운데) 이 잘난 인간들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는지. 이러한 상상과 신은 아무 관련도 없다. 유물론자들은 ‘계시된’ 진리보다 코딱지만 한 확실성이라 해도 우리 힘으로 얻어낸 것을 더 좋아한다. --- pp.328~329 리보자임은 이타적이지도, 선량하지도 않다. 물질이 그렇듯, 생명 역시 윤리적 규칙이나 도덕적 명령 따위는 모른다. 최초의 자기복제 분자들은 즉각적 유용성과 편의를 위해 유전자 코드를 만들었다. 자기복제 분자들은 스스로 안정화되기 위해 아미노산을 끌어당긴다. 그러다 나중에는 스스로 아미노산을 합성하는 데 성공한다. 불확실한 환경에서 포획을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자기가 만들어내서 쥐고 있는 편이 더 낫다. 그렇게 자기복제 분자들은 점점 더 긴 단백질 사슬 구조를 만들어냈고 다윈의 논리에 따라 그 단백질 사슬의 속성은 선택되었다. --- p.353 오, 루크레티우스여, 자연에서 고립된 존재란 없다”는 그대의 말은 참으로 옳다. 선캄브리아기 말, 혹은 에오캄브리아기에 생명은 필요의 수준에서 벗어났다. 생명은 급박한 사안이 되었다. 그때까지 지구는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구는 대기권과 수권으로 둘러싸였다. 거대 분자, DNA, 단백질, 그리고 ‘루카(LUCA)’가 준비되었다. 그 후에 세포들이 대거 등장했다. 고박테리아와 박테리아가 나왔다. 엽록소를 지닌 미생물, 특히 청조류는 생화학에너지를 만들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가져가는 대신 산소를 뱉어놓았다. 생명은 핵이 있는 세포와 유성생식에 착안했다. 그때부터 진화의 창조적 저력과 리듬은 완전히 바뀌었다. --- pp.484~485 가이아가 전율했다. 바위, 물, 공기, 생물의 카오스가 들끓고, 꿈틀거리며, 속삭였다. 욕구, 욕망, 긴박한 그 무엇이 느껴졌다. 어떤 사건, 유례없는 구경거리가 기대되었다. 새로운 것의 냄새가 훅 끼쳤다. 코를 찌르는 출산의 냄새. 유기체가 세상에 나올 때의 냄새. 루크레티우스도 진통하는 지구”라는 표현을 썼다. 고대하던 탄생의 전조였다. 지금도 지구를 매혹하는 모든 다세포생물 계열들은 선캄브리아기 말에 시작되어 캄브리아기에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그 시대에 생명은 진화의 길을 걸었고 가이아는 그 길의 자취를 남기지 않을 것이다. 캄브리아기는 위대한 낙오자들, 덧없는 승자, 숭고한 괴물들의 시대였다. --- pp.503-504 |
|
“생명은 아름답고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무신론자와 유물론자를 위한 과학 · 철학 에세이 “인류에게는 딱히 운명도 없고, 소임도 없고, 두드러진 역할도 없고, 어떤 특권적 지위도 없다. 인간은 결코 유조동물이나 완보동물보다 존재론적으로 더 의미 있거나 중요하지 않다. ‘불멸의 영혼’은 무의미한 말, 알량한 자기위안밖에 안 된다. 우리는 덧없이 스치고 가는 과정, 흔적에 지나지 않는다. 시공간의 부수 현상. 분자의 교향악 속에서 들릴 듯 말 듯한 하나의 음. 우주에서 무한히 일어나지만 정작 우주는 알지도 못하는 에피소드. 우주는 신과 달리 아무것도 생각하거나 계획하지 않기에.” _본문에서 생명이 써내려간 ‘생명’, 그 장대한 우주적 드라마! 생명이 있다. 철학자와 과학자들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정말로, 생명은 어떻게 출현하였을까? 프랑스 자연학자이자 생태철학자인 이브 파칼레는 『신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원제: Le grand roman de la vie)』에서 무신론자이자 유물론자의 시선으로 137억 년간에 걸친 생명의 역사를 따라간다. 생명 그 자체가 써내려간, 하나의 장편소설과도 같은 역사를 말이다. 우주, 물질, 별, 태양계, 지구, 그리고 생명의 출현에 대해 과학이 입증한 것을 바탕으로, 그 거대하고 파란만장한 역사를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저자의 안내를 받아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생명이 어떻게 출현했는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생명이란 ‘결코 있을 법하지 않은 사건’이다. 그러나 경이롭게도, 생명은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이브 파칼레는 철저한 유물론자이다. 그는 자신의 유물론을 “시적이면서도 반어적”이라고 표현한다.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유일신이 생명을 창조했다는 식의 검증할 수 없는 주장들이다. 저자가 보기엔, 생명이란 신이 뚝딱 창조한 것이 아니다. 더욱이 그가 보기엔, 교리가 곧 ‘신의 말씀’이 되어 뭐 하나 건드릴 수 없는 종교적 언명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한다.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지만 모든 것이 있었다.” 창조론 대신 저자가 주목한 것은 과학이다. 물리학, 천체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자연과학은 가장 골치 아픈 물음들에 대해 나름의 대답을 찾았고, 또한 새롭게 등장한 물음들에 대해 대답을 찾는 중이다. 현재 우주의 기원을 ‘창조주’라는 해법으로 풀지 않는다면, 우리 인간이 그 다음으로 받아들 수 있는 가설은 빅뱅이론일 것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무한히 뜨겁고 강력한 에너지의 한 점이 폭발하면서부터 우주가 시작된다. 그리고 이어서 물질, 별, 태양, 태양계, 지구, 생명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들 과학자들의 현재진행중인 대답들을 단단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철학과 과학, 문학을 넘나들며 풍요롭게 펼쳐 보여준다. 우주와 물질, 생명이 탄생하고 진화하는 장대하고 웅장한 과정을 말이다. 지구 상에 생명이 출현하기까지, 실로 우주와 지구에는 기묘한 일들이 일어났다. 빅뱅에서부터 생명체를 낳은 긴 사슬의 유기 분자가 나타나기까지, 그 유기 분자에서 인간이 출현하기까지에는 무수한 우연과 필연이 결합했다. 그리고 이러한 생명의 진화사에는 미스터리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과학은 인류의 등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37억 년 전 빅뱅과 함께 우주, 에너지, 물질이 생겼고, 뒤이어 별, 태양, 태양계, 지구가 등장했다. 40억 년 전 리보자임(스스로 촉매 작용을 하여 자기복제를 할 수 있는 RNA)과 핵 없는 세포가 출현했고, 10억 년 전에 핵을 지닌 고등세포, 즉 진핵세포와 성이 출현해 비약적인 생물다양성이 나타났다. 그리고 5억 3000만 년 전 척삭(척수의 아래로 뻗어 있는 연골로 된 물질로, 척추의 기초가 되는 것)이 있는 척삭동물 계열이 등장한다. 이어 척추동물이 복잡한 갈래를 이루며 진화를 거치다가 지금으로부터 300만 년 전에 ‘호모(Home) 속’이 등장하면서 인류가 출현했다. 과학이 풀지 못한 수수께끼들은 무수히 많다. 저자는 이들 수수께끼들을 외면하지 않고, 과학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듯이 맨얼굴을 그대로 보여준다. 인간의 지식은 아직 빅뱅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천체와 별들의 형성 과정들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구의 뱃속인 단단한 내핵도 베일에 싸여 있다. 하물며 바닷물이 왜 짠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모든 생명체의 가장 오래된 공통조상인 미생물 루카(LUCA)도 수수께끼다. 루카에 바이러스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안 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그러나 과학이 미처 답을 내놓지 못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저자는 생명의 탄생 과정에 굳이 신을 개입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생명의) 출현은 경이로울지언정 기적이 아니다. 생명체를 낳은 긴 사슬의 유기 분자는 우주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 지구에서 그랬듯이 다른 행성들에서도 4대 원소(수소, 산소, 질소, 탄소)를 중심으로 생명이 구성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이브 파칼레가 보기에 우주는 생명을 충동질하는 욕구 혹은 경향을 지녔다. 이에 저자는 생명을 이렇게 표현한다. “생명은 기본입자들의 속성 그 자체에서 비롯된다. 기본입자들은 서로를 끌어들이고 교섭하여 점점 더 복잡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단위들을 구성한다.” 즉 쿼크에서 원자로, 원자에서 무기분자로, 무기분자에서 유기분자로, 유기분자는 다시 기다란 사슬구조(단백질, 핵산)로, 그 다음에 세포로, 그 다음에 단세포생물과 고등생물로, 그리고 커다란 뇌를 가진 인간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진화를 진보로 보지는 않는다. 그는 생명을 어떤 의미나 목적성을 띠지 않는 경이롭고도 필연적인 산물이라는 시각에서 ‘생명’을 포괄적으로 조망한다.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오늘날의 책으로 다시 쓰다 철학자의 호기심과 과학자의 논증이 뒤엉킨, 드라마틱한 생명 이야기 오, 루크레티우스여! 그대에게 나의 죄 없는 황홀경을 바치노라. 나의 터부 없는 쾌락을, 예술적 감흥을, 사물과 사람에 호기심 많은 여행자로서의 소회를 바치노라. 숲, 사막, 산, 바다에 환장하는 자연학자로서의 경이로움을 바치노라. 참으로 덧없이 지나가는 매 순간을 음미하되 회백질을 욕되게 하지 않을 정도로만 살다 가고픈 어느 유인원의 넘실대고 굽이치는 철학을 그대에게 선사하고 싶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이 책이 루크레티우스(BC 94? ~ BC 55?)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원제 : De rerum natura)』에 바치는 ‘헌사’라는 점이다. 장마다 등장하는 시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 곳곳에는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에 대한 오마주로 넘쳐난다. 이브 파칼레는 “내가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소박하게나마 오늘날의 책으로 다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 나는 이 작업에 착수하기 위해 희끗희끗한 수염이 나고 환갑이 넘는 나이가 되기를 기다렸다.”라며 서두를 연다. 또한 저자는 루크레티우스에게 “그대는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와 더불어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의 존재와 우주를 상상하였다”라며 원자론적 유물론을 서사시 형식으로 노래한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에 대한 존경을 듬뿍 나타낸다.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는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원자론과 유물론을 계승한 책으로, 원자가 무한하고 영원한 우주 공간에서 상호작용하여 모든 사건이 발생한다는 원자론적 우주관을 담은 고전이다. 저자가 『신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에서 다루고 싶었던 근본적인 질문은 두 가지이다. “우주는 어디에서 왔는가?”, “생명은 어디에서 왔는가?”가 그 두 가지 질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남은 질문 한 가지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는 후속작인 『인간의 장편소설Le grand roman des hommes』을 통해 다룰 예정이다. 이 후속작에는 석탄기의 숲과 공룡들의 무용담, 대대적인 멸종, 파충류, 조류, 유인원으로의 진화 등 생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이르렀는지, 어떻게 호모사피엔스를 창조하기에 이르렀는지, 인간이 어떻게 지구를 정복하고 번성하는지 등의 내용이 담긴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