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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실 시선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오막 저녁

지당 아래 오막으로 가는 길
오막 마가리
맨두추렴
오막살이 집 한 채
내면에 든다
월둔 마가리에서
봄의 낌새
첩첩
서낭당
가덕
외등이 있는 오막 어귀
오막 저녁

2부. 즐거운 오역
봄눈
독백
살둔
즐거운 오역
오막에서 하룻밤
봄이 올 무렵
겨울밤
지당고개
안부
숭늉
송금지추
만두
백야

3부. 엄마 냄새
만월
고독을 꺼내다
슬픔을 들키다
나무에 귀 기울이다
엄마 냄새
눈썹
아련
무어라는 것
풍경이 지워졌다
김을 매다가 호미 자루가 빠졌다
바닷가에서 보낸 세 번째 봄날
부화
신발
산안개
달의 기억

4부. 반가사유
강원
묵호 게구석
북어
그 시절 어느 날
난티나무 국시
눈물의 무게
슬픔이 다 사라지면 또 슬퍼진다

가을밤은 너무 폭력적이네
잃어버린 것은 그냥 잊어버린다
말귀
둥근 울음의 무늬
유배지를 찾다
반가사유
시는 엄마다

해설_우대식
내면 - 시의 유목적 상상력이 잉태되는 곳

저자 소개 1

시인.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났다.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 『심상』 신인상으로 문학 활동을 해오고 있다. 시집으로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 『다음이라는 말』, 『골말 산지당돌 대장간에서 제누리 먹다』, 『누구도 모르는 저쪽』, 『엄마 냄새』, 『신갈나무 푸른 그림자가 지나간다』, 『노을강에서 재즈를 듣다』, 『울퉁불퉁한 말』, 『이끼, 푸른 문장을 읽다』, 『말 주머니』, 『거기. 내면』과 산문집으로 『보내지 않았는데 벌써 갔네』가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 A4동인, 표현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내면 오막에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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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48g | 125*200*20mm
ISBN13
9791188710386

책 속으로

깊은 산속 마을 내면에는 어둠이 일찍 찾아올 것이며 이른 어둠을 빌려 시를 쓰는 한 사내가 있다. 오막 아궁이에 불을 넣고 부지깽이 끝에 붙은 불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한 사내의 풍경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허림 시인의 시적 공간은 홍천-내면-오막으로 이어진다. 얼핏 협소하게 지정된 공간으로 느껴질지 모르나 그에게는 시의 유목적 상상력이 잉태되는 곳이다. 시를 풀어놓고 방목하다가 낯선 짐승이 방문하면 돌을 던져 쫓으며 저물녘 시의 머릿수를 헤아리며 오막으로 돌아와 피 묻은 시의 신생을 받아내는 곳이 내면의 오막인 것이다.

(중략)

허림 시인의 슬픔과 눈물은 갸륵한 자기 염결성을 포함하고 있다. 슬픔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여백으로 놓아둔다는 점에서 투철한 자기 인식의 윤리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슬픔과 눈물은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 수묵화처럼 배어나온다는 특성을 지닌다. “눈물 무게를 함부로 말하지 마라”(「눈물의 무게」 부분)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도 역설적으로 눈물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개잡부로 불려다니며 / 고질병처럼 뻐근한 손마디며 손목이며 팔꿈치며 / 어깨 무릎 절름거리는 생”(「눈물의 무게」 부분) 속에서 그를 시의 나라로 끌고 가고 고독의 광포함에 홀로 악다구니를 쓰며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 눈물의 힘인 것이다. 눈물과 슬픔에 대한 자기 단련은 허허로움의 지경에 그의 시를 닿게 한다.


(중략)

허림 시인을 한 마디로 규정하자면 강원도의 시인이다. 정서가 그렇고 실제 삶이 그러하다. 그가 하는 말이 그렇고 쓰는 시가 그러하다. 강원도의 방언은 억양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쩌면 강원도 방언으로 이루어진 시집이 많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을 터이다. 시에 등장하는 다양한 지명은 강원도 방언의 한 특색을 보여준다. 가덕, 뒷버덩, 버덩말, 섬터, 달둔, 원둔, 살둔, 큰한이 작은한이 등 그곳 사람살이와 필연적 관련이 있을 지명을 보며 눈이 한 자씩 쌓인 강원도 산골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가 그곳 사람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내면은 궁벽하고 웅숭깊은 곳”(「지당 아래 오막으로 가는 길」 부분)이라는 시구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웅숭깊은 곳에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의젓한 사람들”이라고 백석이 「국수」에서 쓴 시 구절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 우대식 시인의 해설「내면 - 시의 유목적 상상력이 잉태되는 곳」 중에서

출판사 리뷰

세상에서 가장 구수한, 허기를 부르는 말들

「“어머니의 몸과 마음에 맺힌 울퉁불퉁한 말들은 얼마나 깊은 울림인가?” 어머니는 실제의 어머니이면서 또한 그가 나고 자란 강원도의 산과 강, 들과 계곡, 논과 밭, 나무와 풀 그 모든 것임을 알겠다. 비포장도로 같은, 황톳길 같은, 울퉁불퉁한 사투리를 소리 내어 읊조리다 보면 어느새 몸도 따라 출렁출렁 덜컹덜컹 흔들린다. 그의 시를 한 번 읽으면 절로 웃음이 나고 열 번을 읽으면 절로 울음이 난다. 그렇게 “그늘 지픈 질깔”을 그와 함께 울다가 웃다가 걷고 있는 거다. 말과 몸과 삶이 한 데로 섞이고 버무려진, “뒤틀리고 구부렁한” 그의 시편들은 홍천의 내면보다 더 웅숭깊다.」

허림 형의 세 번째 시집 『울퉁불퉁한 말』(시로여는세상, 2012)의 표사를 써준 게 엊그제 일 같은데, 이번에는 형의 일곱 번째 시집 『엄마 냄새』를 편집하고 있다.
홍천의 내면 그 깊은 오막에서 강원도 영서 사투리를 세상에서 가장 구수하게 시로 엮고 있는 사람이 바로 허림 형이겠다. 그의 오막에서 그가 만두를 빚듯 빚어낸 말들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엄마는 어떤 존재인가, 세상에서 가장 깊은 허기를 부르고 그것을 또 채워주는 존재,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허기,를 부르고 그것을 또 채워주는 존재가 아니던가.

그런 즉, 단언컨대, 이번 시집은 당신의 가장 깊은 허기를 부르게 될 터, 당신의 가장 오래된 허기를 부르게 될 터. 과연 그러한지 아닌지 궁금하다면, 이번 허림 형의 시집 『엄마 냄새』를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무엇보다 시집을 편집하는 내내 내가 느꼈더 그 허기를 독자도 느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천평

나는 허림 시인의 시를 백석처럼 읽는다. 나는 그가 백석을 이미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
내 고향은 홍천군 내촌면이다. 바로 곁에 내면이 있다. 구룡령을 넘으면 양양 바다가 펼쳐진다. 저녁이면 눈이 붉은 열목어들이 칡소폭포를 뛰어넘는다.
‘내면’은 이 나라에서 가장 깊숙한 곳이며, 오염되지 않은 말의 곳간이다. 허림 시인은 마루 하나뿐인 내면 오막에 지금도 살고 있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 그는 시인이면서 시를 쓰지 않는다. 다만 내면을 어슬렁거릴 뿐이다. 그냥 그곳에 널린, 사라져가는 말들을 주울 뿐이다. 그 말들엔 ‘엄마 냄새’가 배어 있다.
온 산골이 말광 천지지만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다. 시인은 낙엽 그러모으듯 말을 모아 부강지에 넣는다. 뜨거운 내면이 불타고, 엄마 냄새가 그리워지고, 한 올 실연기가 푸르게 솟는다. 그게 그의 말줍기요 말을 태움인 것이다. 그게 그의 시이다. - 최돈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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