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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 데 꼭 콩 나는 거 아니잖아요
당당하고 명백하며 틀린 거 하나 없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무한 공감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꽈배기 월드』가 주는 기쁨 중에 하나이다. “기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그중에 나는 놈이 정말 최곤지 알기 위해 달팽이, 개구리, 똥파리를 인터뷰하고(「속담 동시4 _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피부색이 다른 단짝친구 곤이, 동생보다 나은 귀염둥이 강아지를 떠올리며 “헐!/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더니/ 완전 엉터리”(「속담 동시6 _가재는 게 편」)임을 주장하기도 한다. 선생님이 화났을 때 웃게 하는 방법들을 나열하며 “초등학교 몇 년 다니면/ 이 정도 분위기 파악하는 건/ 식은 죽 먹기”(「속담 동시5 _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하고 능숙한 언니의 자세를 과시하는 모습에 웃음을 짓다가, “제 텅 빈 마음에/ 돈 말고/ 잔소리 말고/ 다른 걸 넣어 주세요”(「속담 동시7 _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목소리에 이르면 뭉클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용케, 꽃 그림을 찾아 날개를 접었다 폈다 그때, 그림책 위에 나비가 날아와 앉았어 노랑나비 용케, 꽃 그림을 찾아 날개를 접었다 폈다 접었다 폈다…… -「속담동시1 _그림의 떡」 부분 동시 본연의 아름다움에서부터 N행시의 자유분방한 키워드와 상상력, “소가 낳은 새끼 송아지/ 개가 낳은 새끼 강아지/ 닭이 낳은 새끼 병아리/ 돼지가 낳은 새끼는 새끼 돼지/ 왜 내 새끼만 그냥 새끼/ 지금부터 내 새끼는 돼야지”(「동물 랩 동시5 _돼지」)의 흥과 리듬까지 섭렵하는 『꽈배기 월드』의 저력은 살아 있는 언어들에서 온다. 고소하고 든든한 꽈배기 한 봉지처럼 혼자서 감상하기보다 누군가와 나누어 즐길 때에 더욱 힘이 나는 동시들이다. 정연철은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두 아이들과 딱 붙어 지낸 얼마간의 육아 휴직 시간 동안 이 재미들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그때 말의 맛을 발견하는 재미에 대해 생각했어요. 차곡차곡 모은 동시들이 이제 여러분에게 갑니다. 엄마 아빠랑, 언니 오빠 누나 형이랑, 친구랑 이 동시집 한 상을 맛있게 먹고 여러분은 더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꽈배기 월드』를 특별한 이야기로 만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화가 윤지회의 재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일러스트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장난기가 가득한 그림은 하나하나의 동시를 특별한 기분으로 재해석한다. 순서대로 등장하는 손 흔드는 아이, 노란색 해양 생물, 먼 땅에 사는 식물, 가까이 사는 동물, 검고 길고 스르르륵 다니는 동물, 알록달록하고 동그란 사물 등의 친절한 안내자들은 땅 위에서, 물속에서, 숲이나 사막, 지구 어딘가에서 불려온 생물, 무생물들이다. 장면 장면마다 매력 넘치는 조연으로 등장하여 맛을 돋우며, 이들이 맞잡은 손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확장되는 세계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