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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제1부 쉼표 나 / 걸어온 날들 / 석양이 비껴간 방 / 영혼도 익어지기를 / 심은 대로 거두는 / 빈집 / 구름 / 길 / 나그네 / 쉼표 / 겨울 통과해야 봄이 / 두통 / 기연(其然)인가 미연(未然)인가 / 새해 아침 / 4월이 오면 / 6월이 다 가기 전 / 또 다른 시작 / 마지막 촛불 제2부 숲속의 소리 산을 오르면 / 고별의 향연 / 까치 / 수선화 / 저녁노을 / 숲속의 소리 / 꽃비 흩날리며 / 물러간 자리 흔적 없어도 / 단풍 / 쓴 웃음꽃이 피어 / 후조(候鳥)처럼 날고 / 눈이 쌓이면 / 누름 이파리 하나 / 우면산 1 / 우면산 2 / 우면산 3 / 가을 연가 제3부 간이역 마거리트 / 시침은 춤사위로 흔들어 / 기차 / 간이역 / 마음으로 이어지는 연줄 / 눈 내리던 날 / 그림자처럼 떠나고 / 꽃꽂이 / 오이도 / 감나무 집 / 가슴에 달이 차오르면 / 상흔을 접고 / 잊을 길 없는 / 3·1절 수상(隨想) / 세모(歲暮)에 서서 제4부 혼자가 아니다 가슴앓이 / 어머니 초상화 / 색동저고리 / 오이지 / 혼자가 아니다 / 뿌리 / 시간 속 환영 / 영감 속에 피어나는 꽃 / 동행 / 그림자 / 싯딤나무 / 토기장이 / 부활절 아침에 / 내려오심 / 사순절 / 잔인한 달 그리고 / 망배당(望拜堂) / 조건 없는 사랑 / 새문안교회 느티나무 ■ 작품 해설:휴머니즘과 신앙으로 꽃피운 서정의 정원 ― 안재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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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비껴간 방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위만 보고 날을 접으니 그림자만 길어집니다 일상 빈자리 채워보지만 잡히지 않는 실마리 마음에 영원 새기고 가슴 지피는 맑은 노래 한계와의 고뇌 유리하는 객기에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나중 된 자라고 채찍 들지만 뒤돌아서게 하면 나중이 먼저 된 날이 있기에 나를 익어가게 하소서 --- 「석양이 비껴간 방」 중에서 숨 자에 작대기 빗대면 쉼[休] 자 삶의 호흡이 쉬는 동안 나를 찾아 찍는 쉼표 꽃처럼 곱디고운 얼굴 사랑은 메아리 되어 내 귓전에 닿는다 새소리 바람소리 마음의 소리 쫓겨 오듯 달려온 나 깊은 숨 토해내듯 리듬 사이 이어주는 쉼표 10월의 숲은 옷 갈아입기 한창인데 거닐던 거리마다 포개진 발자국 더듬는 나 이러쿵저러쿵 아님 이런들 저런들 세상은 공평한데 비가 지나가야 무지개 뜨는 것 세상 나들이 힘들어도 쉼표가 있어 신바람 난다 --- 「쉼표」 중에서 시류에 밀려 생이별로 표류하던 때 더 커져가던 어머니 영상 낯설고 외로운 길 길잡이 없는 곤고한 길 혼자만 살아야 하는 길 나를 뒤흔들었던 억센 바람소리 숨이 막힐 듯 목이 타들어오는데 어서 일어나라 분명 어머니 목소리였습니다 수줍음 많고 내향적인 나 홀로 서기 의연(毅然)으로 입 앙 다물고 버텨온 세월 속에서도 해 지는 줄 몰랐습니다 낮은 자리 밝히시는 길 사위어가는 육신도 앓고 있는 질병까지도 사랑이었습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 「혼자가 아니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