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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면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인간의 자화상 영원한 순수 그린 미국 문학의 백미 J. D. 샐린저 / 『호밀밭의 파수꾼』 기억으로 완성한 현대소설의 교향곡 마르셀 프루스트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죽음 앞에서 묻는 인간 존재의 의미 토마스 만 / 『마의 산』 수줍은 거인이 낳은 현대의 묵시록 T. S. 엘리엇 / 『황무지』 남미 대륙의 슬픈 역사 그려낸 마술적 리얼리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백년 동안의 고독』 300년 전에 쓰인 판타지 소설, 중세 한국문학의 기념비적 작품 김만중 / 『구운몽』 자연과 인간의 숭고한 결투, 상징주의 문학의 꺾이지 않는 돛대 허먼 멜빌 / 『모비 딕』 죄와 인간에 따뜻한 시선 보내는 미국 근대문학의 위대한 고전 너대니얼 호손 / 『주홍글씨』 전쟁에 희생된 농부의 삶 그려 야만의 역사를 고발하다 콘스탄틴 비르질 게오르규 / 『25시』 무거움과 가벼움의 극적 변주, 현대인 자화상 그린 20세기 걸작 밀란 쿤데라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격변에 희생된 지식인의 삶, 장엄하고 비극적인 서사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 『닥터 지바고』 운명과 사랑의 방대한 서사시 빅토르 위고 / 『파리의 노트르담』 “지상에 내려온 왕자는 서툴다” 시대를 앞서 간 현대시의 시조 샤를 보들레르 / 『악의 꽃』 시대와 사랑 앞에 당당한 여성 그린 로맨스 소설의 위대한 고전 샬럿 브론테 / 『제인 에어』 화가 폴 고갱의 삶에서 답을 구하다 서머싯 몸 / 『달과 6펜스』 중동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다 앙투안 갈랑 / 『천일야화』 19세기 파리 인간 군상 그려낸 사실주의 문학의 교과서 오노레 드 발자크 / 『고리오 영감』 세기말 위선적인 권위에 도전한 현대 장르문학의 영원한 원전 오스카 와일드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모순에서 시작된 비극적 사랑, 러브 로망의 영원한 원전 조제프 베디에 / 『트리스탄과 이졸데』 “인간의 삶은 그 자체가 이미 역사” 펄 벅 / 『대지』 전 미국인을 반성하게 만든 차이와 관용에 대한 고찰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섬광 같은 시 남긴 로맨티시스트 이백 / 『이백시선』 전 세계 감동시킨 불멸의 스토리텔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 『안데르센 동화집』 현대극의 아버지가 쓴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 헨리크 입센 / 『인형의 집』 젊은 날의 사랑과 방황을 그린 슈베르트 가곡의 원전 빌헬름 뮐러 / 『겨울 나그네』 삶의 본질에 관한 보고서 이탈리아 르네상스 풍자문학의 보석 조반니 보카치오 / 『데카메론』 베일 속 고대사의 비밀 풀어준 한국 스토리텔링의 위대한 원전 일연 / 『삼국유사』 창세기에 인간 의지 접목한 장엄하고 방대한 서사시 존 밀턴 / 『실낙원』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고독과 실존 파헤친 명상록 블레즈 파스칼 / 『팡세』 ‘유토피아’라는 개념 만들어낸 16세기 사회소설의 영원한 고전 토머스 모어 / 『유토피아』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일까? 전 세계를 뒤흔든 문제작 리처드 도킨스 / 『이기적 유전자』 철학의 대가들에게 날 선 비판 던진 20세기 대표 지성 버트런드 러셀 / 『서양철학사』 구조주의 밑그림 그린 전무후무한 명저 페르디낭 드 소쉬르 / 『일반언어학 강의』 전 세계인이 읽는 승자를 위한 바이블 손무 / 『손자병법』 실존주의 철학 창시자가 쓴 불안과 절망에 관한 보고서 쇠렌 키르케고르 / 『죽음에 이르는 병』 “인간은 원래 악하게 태어났다” 성악설 주창한 유가의 이단아 순자 / 『순자』 “인간은 본질적으로 정치적 동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 / 『정치학』 극단의 시대가 낳은 균형의 지혜 자사 / 『중용』 시인의 가슴 지녔던 과학자의 명저 칼 세이건 / 『코스모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신비로운 베스트셀러 마르코 폴로 / 『동방견문록』 로마 최고 지성이 써 내려간 노년에 관한 성찰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 『노년에 관하여』 “나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인간 성찰 담은 에세이의 원조 미셸 에켐 드 몽테뉴 / 『수상록』 현대물리학 역사를 바꾼 ‘사과 한 알’ 아이작 뉴턴 / 『프린키피아』 물질문명을 통렬하게 비판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월든』 현실에 눈뜨며 유토피아를 꿈꾸다 통렬한 역설과 풍자로 그려낸 제2차 대전 전후 독일의 참회록 귄터 그라스 / 『양철북』 정의와 민주주의 개념을 정립하다 플루타르코스 / 『영웅전』 실천적 정치 이론 집대성한 제왕학의 고전 한비 / 『한비자』 자아보다 중요한 타인의 시각, 소외가 두려운 현대인의 초상 데이비드 리스먼 / 『고독한 군중』 버림받은 자들에게 바친 근대문학 최초 베스트셀러 에밀 졸라 / 『목로주점』 자유주의 경제학의 현실적 지평을 넓히다 밀턴 프리드먼 / 『자본주의와 자유』 인간 중심의 역사관을 제시하다 아널드 J. 토인비 / 『역사의 연구』 과대망상 기사의 밉지 않은 좌충우돌 담은 최초의 근대소설 미겔 데 세르반테스 / 『돈키호테』 “모든 예술은 그 시대의 반영이다” 아르놀트 하우저 /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제국은 전성기 때 멸망하기 시작한다” 에드워드 기번 / 『로마제국 쇠망사』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운명을 내다보다 조지프 슘페터 / 『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 무지몽매한 주인공 아Q로 그려낸 중국 민중의 슬픈 자화상 루쉰 / 『아Q정전』 자유에 관한 영원한 상식을 제시하다 존 스튜어트 밀 / 『자유론』 현대사회의 계급 구조를 파헤치다 C. 라이트 밀스 / 『파워엘리트』 “집단은 왜 이기주의로 흐르는가” 라인홀드 니버 /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현대사회는 풍요로운 만큼 위험하다 울리히 벡 / 『위험사회』 작가 소개 참고 도서 찾아보기 |
許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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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토마스의 육체적 애인이었던 사비나는 지긋지긋한 조국의 그림자를 버리고 가벼운 영혼이 되어 프라하를 떠난다. 주요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지식인 프란츠도 가족까지 버린 채 사비나와 함께 생의 가벼움을 선택한다.
소설은 자칫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그 허무를 통해 아주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한다. 사는 내내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냉혹하게 펼쳐 보여준다. 그리고 그 자화상은 너무 자극적이다. 참을 수 없을 만큼……. ---「무거움과 가벼움의 극적 변주, 현대인 자화상 그린 20세기 걸작 : 밀란 쿤데라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중에서 소설에는 이렇듯 대립되는 가치가 혼란스럽게 뒤엉켜 있다. 하지만 중심 화두는 글의 첫머리에 거론한 것과 같다. 작가는 “사로잡힌 영혼”이라는 표현을 통해 어떤 창조적인 힘을 타고난 영혼에게는 일상의 잣대를 들이댈 수 없다는 뉘앙스를 남긴다. 물론 가정과 행복을 저버리고 아무리 훌륭한 무엇을 얻는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반론도 가능하지 않을까. 만약 모든 사람이 가정과 개인의 행복만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했다면 예수도, 석가모니도, 이순신도, 베토벤도, 이중섭도 없지 않았을까. 아주 오래된 질문 하나를 다시 던져본다. ---「화가 폴 고갱의 삶에서 답을 구하다 : 서머싯 몸 / 『달과 6펜스』」중에서 종교성 때문에 『팡세』는 처음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이 종교라는 틀을 벗어나 인간의 고독과 실존을 파헤친 명저라는 것을 파악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았다. 샤토브리앙, 보들레르, 니체, 에밀 졸라 등 후세의 다양한 지식인들이 스스로가 파스칼의 그늘에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팡세』는 프랑스 사상사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인다. 그렇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생각하면서 흔들리고, 또 흔들리면서 생각할 줄 아는…….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고독과 실존 파헤친 명상록 : 블레즈 파스칼 / 『팡세』」중에서 맹자는 인간은 원래 선한 존재이니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선 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외쳤고, 순자는 인간은 원래 악한 존재이니 예를 통해 시대를 이겨내자고 외친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맹자는 희망을 심어주는 방식을 선택했고, 순자는 현실을 직시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점이다. 유가 사상의 이단이었던 순자를 새롭게 평가하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동급생을 괴롭혀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10대 초반의 어린 학생들을 보면서, 혹은 그와 비슷한 수많은 사건을 현실에서 목도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 성악설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성악설에 눈길이 가는 지금은 분명 난세다. ---「“인간은 원래 악하게 태어났다” 성악설 주창한 유가의 이단아 : 순자」중에서 부당한 정부에 대한 개인의 저항을 주장한 에세이 「시민 불복종」을 펴내기도 한 소로는 유별난 반항아였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의 반항은 이후 펼쳐질 세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많은 선지자들이 주창한 무소유 철학의 바탕이 됐음은 물론, 환경보호와 사회참여에 실질적인 논리를 제공했다. 출세 지상주의와 물신주의에 신물 난 현대인에게 『월든』은 지금까지도 상징적 이상향을 향해 가는 안내서로 자리 잡고 있다. 마흔다섯의 나이에 숨을 거두면서 소로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제야 멋진 항해가 시작되는군”이라는 말을 남겼다. 인생을 엘리트가 아닌 파도와 싸우는 항해사로 살았던 사람, 소박하고 검소하게 온몸으로 물신주의에 저항했던 반항아, 탁월한 감수성으로 삶의 의미를 기록했던 문필가 소로의 가치는 150년이 지난 지금도 퇴색하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물질문명을 통렬하게 비판하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월든』」중에서 울리히 벡은 인류가 지금까지 진행해온 근대화와는 다른 “새로운 근대화”, 즉 “성찰적 근대화”를 향해 나아갈 것을 주문한다. 과학과 산업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제2근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생산력은 근대화 과정에서 그 순결을 잃었다”라고 말한다. 부 위해서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생산력이었는데 근대화 과정에서 생산력 그 자체가 위험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각자 자신의 생산력 향상을 위해 거리에 내뿜는 자동차 매연이 결국 전 인류를 위험에 빠지게 하는 딜 레마를 지적하는 것이다. 울리히 벡, 그는 ‘위험사회’라는 규정 하나만으로 인류에게 가장 근본적인 숙제를 안겨줬다. 인간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학을 발전시켰고, 제도를 만들었고, 종교에 기댔다. 하지만 인간은 더 위험해졌다. 도대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현대사회는 풍요로운 만큼 위험하다 / 울리히 벡 / 『위험사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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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해 인생을 꿰뚫는 고전
그 앞에서 행복하게 무릎 꿇다! 21년차 출판 기자이자 등단 22년째를 맞는 시인 허연. 저자는 지난해 “고전은 내게 구원”이고 “고전을 읽는 것은 ‘초월’을 경험하는 일”이라 고백하며 『고전 탐닉』을 출간했다. 기자의 예리한 시선과 시인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엄선, 소개한 이 책은 독자들의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삶의 길을 안내하는 동서양 고전 60권을 담은 『고전 탐닉 2』는 문학과 철학은 물론 사회, 과학, 경제에 이르기까지 명저라는 이름으로 읽혀온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영원한 순수를 그리며 전 세계에서 통과의례처럼 읽히는 『호밀밭의 파수꾼』, 로마제국이 멸망한 이유를 파악하면서 역사라는 거대한 순환 고리에 대해 말하는 『로마제국 쇠망사』를 비롯해 미국 사회의 이면을 파헤친 『파워엘리트』, 균형을 중시하는 중용 철학을 담은 『중용』, 뉴턴의 대표작 『프린키피아』 등 다양한 분야의 고전을 이 한 권으로 만난다. 저자는 어린 시절 읽었던 고전의 기억을 바탕으로 각 책이 쓰인 배경과 글쓴이의 인생을 돌아보며, 현재 사회와 우리네 삶과의 접점을 찾아낸다. 기자의 시각으로 사회적인 현실을 비판하기도 하고, 시인의 시각으로 예술가의 고뇌를 이해한다. 무엇보다 저자 자신의 인생이 녹아 있어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고전을 읽다 보면 그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행복을 맛본다고 말한다. 이렇게 불평을 하지만 나는 고전을 마주한 대가로 너무나 큰 걸 얻었다. 그 대가는 다름 아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라는 것이다. 고전을 나름대로 정리할 시간을 갖는 건 아주 유장하고 달콤한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나는 고전의 저자들과 고전 속 주인공들 사이를 부유하며 그들과 토론을 벌였고, 그들과 사랑을 나누었고, 그들과 다툼을 벌였다. 그리고 그들 앞에 늘 무릎을 꿇었다. 고전은 내게 ‘무릎 꿇은 자의 행복’ 같은 걸 안겨줬다. 이 광속의 시대에 지금도 고전을 읽는 행복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헌정한다. - 「책을 내면서」에서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뉴턴까지 고전에서 현대인의 자화상을 만나다 고전을 읽는 이유는 오랜 세월에 걸쳐 검증된 책들을 통해 역사적 인물들의 생각과 삶을 엿보고 이를 현재로 끌어와 삶의 지침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전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난제에 직면할 때, 삶의 방향을 잃어 막막해질 때 길을 제시해준다. 삶의 본질을 파헤쳐 현실에 눈뜨게 하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조차 유토피아를 꿈꾸게 한다. 이렇듯 고전은 시대를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지침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은 오늘날 정치학 발전의 기초가 되었고, 『손자병법』은 병법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알고 보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스?로마 영웅들의 삶과 업적을 담은 『영웅전』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롤모델로 다가온다. 저자는 순자의 성악설에 눈길이 가는 지금은 난세가 분명하다며 순자의 사상을 통해 현 세태를 읽는다. 현실을 훌쩍 떠나 월든 호숫가에 집을 짓고 살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삶을 보면서는 현재에도 그의 생각이 빛을 발하는 이유를 찾는다. 또한 소외가 두려운 현대인의 초상을 보여주는 『고독한 군중』, 풍요로운 만큼 위험한 현대사회를 그린 『위험사회』 등 이 시대의 문제점들을 역시 책을 통해 진단한다. 리스먼 식으로 본다면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타인지향형 사회다. 이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고독이다. 자기 내부에서 행복을 찾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인간은 늘 불안하고 고독하다. 타인이 곧 지옥이고 천국이기 때문에 자아는 사라져간다. -213쪽, 「자아보다 중요한 타인의 시각, 소외가 두려운 현대인의 초상 : 데이비드 리스먼 / 『고독한 군중』」에서 고전, 특히 서양 고전이 잘 읽히지 않는 이유는 그 시대적?사회적 배경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고전의 배경과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 책이 탄생하게 된 이유를 밝힌다. T. S. 엘리엇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 『황무지』를 썼는데 이런 시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피며, 영화 [지옥의 묵시록]과 통하는 이 시는 결국 ‘현대의 묵시록’이라 말한다. 또 인생 만년의 대부분을 유배지에서 보낸 김만중이 『구운몽』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짐작하고, ‘마술적 리얼리즘’을 구현한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이해하기 쉽게 비유한다. 『백년 동안의 고독』은 이렇게 이해하면 쉬운 소설이 된다. 누군가 일제강점기와 현대에 이르는 가족사를 소설로 쓰면서 ‘달에서 떡방아를 찧는 토끼’ 이야기를 집어넣었다고. 거북이와 토끼가 경주하는 일이 현실에선 있을 리 없지만 우리가 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백년 동안의 고독』은 비과학의 서사가 갖는 몽환적인 매력을 풍기면서도 이상할 정도로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마르케스의 서사가 위대한 건 책을 덮은 다음, 바로 이 이야기가 인간의 역사임을 인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읽는 이들은 리얼리즘이라는 주술에 걸려들고 만다. -37쪽, 「남미 대륙의 슬픈 역사 그려낸 마술적 리얼리즘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백년 동안의 고독』」에서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며 현대인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책들도 빼놓을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 뒤 유럽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25시』, “사는 내내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무지몽매한 아Q라는 주인공을 통해 청나라 말기 중국 민중의 슬픈 자화상을 그린 『아Q정전』 등. 그리고 유전자 결정론을 펼친 『이기적 유전자』와 뉴턴의 대표작 『프린키피아』 같은 과학 분야와 시장 자유를 분석한 『자본주의와 자유』,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에 대해 생각한 『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 등 경제 분야도 놓치지 않는다. 삶을 돌아보게 하는, 주술과도 같은 그의 질문과 행복에 공명하다 고전은 저자에게 주술과도 같다. 책은 어떤 기억을 떠오르게 하고 다시 그 책으로 돌아가 삶의 한 단면을 발견한다. 병원에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며 『마의 산』을 떠올리고, 『닥터 지바고』에서는 [주말의 명화]를 즐겨 보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불러낸다. [겨울 나그네]로 대학 시절을, 사랑을 추억하는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자신의 조상이 인도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삼국유사』를 찾아 읽던 아이였다. 저자는 세속 한가운데 발을 담근 기자로서, 동시에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시인으로서 삶을 마주한다. 그는 현실과 예술의 혼돈을 겪는 『달과 6펜스』 주인공 스트릭랜드의 삶을 이야기하며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만약 모든 사람이 가정과 개인의 행복만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했다면 예수도, 석가모니도, 이순신도, 베토벤도, 이중섭도 없지 않았을까.” “시인이자 기자로 청춘을 다 보냈지만 글쓰기는 언제나 쉽지 않다”고 고백하는 저자 허연. 하지만 고전을 마주한 대가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그의 글쓰기를 통해 고전의 문을 여는 행복을 얻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