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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사람 다 부르는 아무개 말고
세상사람 다 부르는 아무개 말고 12 어머니와 개 14 고소해요 맛있어요 16 춘천은 제게 그런 곳입니다 18 지는 꽃을 보며 21 풍물장 22 나무 24 인연 26 버드나무에 관한 추억 28 목련 30 아가 32 밤은 34 구만이 삼백 팔십 살 먹은 은행나무에게 듣다 36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38 개화(開花) 40 2 기도와 칼 지천명 42 어머닌 늘 사립문 반만 열어놓고 44 오십 견 46 군자란과 괭이밥 48 꿈에 50 할아버지처럼 더운 가슴을 지닌 나무 한 그루를… 52 시인 53 이정여 화가〈사유의 창(158*200) 2006 장지에 채묵〉에 바쳐 54 땅거미 질 무렵 56 기도와 칼 58 天氣 (A도로에 박스맨이 살다) 60 우기(雨期) 62 매미 63 동지(冬至) 64 3 눈 온 아침 아무 말 못 하겠다 66 봄, 흥양리 68 어떤 황혼 69 터키에서 1 70 터키에서 2 72 터키에서 3 74 이탈리아 기행문 1 76 이탈리아 기행문 2 78 즐거운 실수 80 눈 온 아침 82 봄은 83 흑백사진 84 천년 후 십일 월 86 꽃이 진다는 말 88 우편배달부 90 4 내가 무겁다 머릿속이 하얘지다 92 근황 94 시 96 일기 98 시집 단상 100 구름시인 102 내가 무겁다 104 새 105 발효실에 다녀오다 106 텔레비젼 108 목계나루 110 시보다 더 112 날씨 같은 사람 될래 114 [해설] 사실과 진실, 그리고 상처의 힘119 - 한기옥 시인의 시 읽기 최 준(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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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꽃이 진다
살구꽃 복사꽃 앵두꽃이 지면서 아름답다 나는 어제보다 오늘이 어렵다 망설이며 옷섶 여미는데 어제보다 오늘이 쉬워지는 시간을 사는 목숨처럼 어렵사리 살아낸 생은 없노라고 눈부신 생의 절정을 어떤 망설임도 없이 내려놓는다 --- 「지는 꽃을 보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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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산다는 건 내가 그린 야단스럽지 않은 표정이 담긴 그림을 가만히 그대가 바라볼 수 있는 거리에 내 거는 일 앞으로 얼마나 더 액자 속 그림들을 지루하지 않게 갈아 끼울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내가 내 걸 그림 속 세월의 붓질들을 보며 나의 창 앞 나무들이 해마다 더 많은 연두 잎 새들을 매달 수 있기를 소원해 보는 것이다 2019년 여름 한기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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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옥 시인은 지난시집에서 ‘안개’를 다양한 이미지로 풀어내어 안개가 우리 삶의 의미 깊숙이 스며들게 한, 남다르게 개성적이고 일관된 천착을 보여준 바 있다. 시인의 의도는 명백하지만 계도나 계몽의 방식이 아닌 자기성찰의 계기로 삼았다는 점 또한 지나칠 수 없는 미덕이었다. 시를 자신을 돌아보는 동기로 삼는다는 건 마치 서사를 전제로 한 일기문처럼 사실성과 진실성에 대한 타자의 의심을 지운다. 고백의 형식이 갖는 진솔성은 시인의 새 시집 『세상사람 다 부르는 아무개 말고』에까지 이어진다. 과육 속에 감춰진 씨앗처럼 시인의 시집 속 시편들은 한 자아의 삶이 지닌 내밀한 자각을 우리의 것으로 확산한다. 다시 말하지만 강조나 강요가 아니다. 미물소리처럼 속삭이지만 마음을 두드리는 큰 울림이 가만히 귀 기울이기에는 밤이 오히려 짧다. 오독의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를 지닌 시인의 시집 속 시들을 감상하는 일은, 그러니까 내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에 다름 아니다. 이야깃거리를 만들어가는 한 자아가 겪고 바라본 세계의 내밀한 서정들을 페이지마다 서사적으로 펼쳐 보인다. - 최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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