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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 수 없어요
너도 산 014 2014, 그리고 세월호 016 그대에게 018 나는 날마다 설렌다 019 나에게 묻는다 020 빈 방 022 칸나여! 023 산정山頂에서 길을 묻다 024 다시 영일만으로 026 다시 돋는 풀잎을 위하여 028 알 수 없어요 030 뫼비우스 띠 032 2 허수아비 경의선을 탔다 034 3호선을 탔다 036 3호선을 탔다 038 3호선을 탔다 039 운정역에 가을 들다 040 장마 041 그리움, 혹은 서러움 042 꽃 피고 나도 피고 043 다시 풍경화를 읽다 044 간이역 기행 046 정미 아부지 050 허수아비 052 3 자건거를 타고 아내에게 들다 054 자전거를 타고 056 한계령 오르며 058 천태산 산신령, 醉하다 059 나는 날마다 유서를 쓴다 060 희망으로의 發進 061 立冬期 062 訃音 064 4 어머니 전상서 명절 068 불효 070 몸살 072 아부지 073 어머니 전상서 074 나의 형 전성규 076 7월이면, 078 하늘에서 온 편지 080 자작나무 숲에 드니 082 5 남도행 주월재에서 풍경 듣다(1) 084 -차밭 동리 박실마을 주월재에서 풍경 듣다(2) 086 -박실마을에 동짓달 비 내리면 주월재에서 풍경 듣다(3) 088 -돌아온 까치 주월재에서 풍경 듣다(4) 090 -박실마을 낮달 남도행 091 -夏至 길 092 인동초 꽃이어라 094 6 천년은 가거라 천년은 가거라 098 동무歌 100 너에게로 뜨는 달 102 선교지에서 노래하다 104 형산강 바람 앞에 서다 107 임물리의 꿈 111 나의 시론 그리움 속의 풍경화를 읽다 113 -전향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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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밟혀서 일어선 땅
밟히고 밟혀서 태산이 된 땅 밟을수록 넉넉히 일어서는 산마랑 외길을 걷는다 수만 이야기들이 훑어 들어가고 새나왔을 산과 산 사이, 나를 지탱할 만한 외길 따라 걷는다 밟혀서 화석이 된 내 생의 허리께를 지날 즈음 낮아만 가던 지난 생애가 수만 대사臺詞들로 살아 오른다 수런대는 이야기들이 우듬지 끄트머리에서 빛난다 너도 산이라고 위로하며 샛길 하나를 내준다 태곳적 바람이었을 것이다 여적지 산을 떠나지 못하고 빙빙 돌며 또 산을 이루기 위해 흙들을 날랐을 것이다 흙들은 자라서 돌이 되고 돌 위로 나무들을 피워 올렸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땅을 밟는다 단단히 밟혀서 화석이 될 땅 또 한 생애로 일어서는 태곳적 바람은 날더러 너도 산이라 말한다. --- 「너도 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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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인간의 감정 중에 ‘그리움’은 좀 남다른 데가 있다. 그것은 대상과의 관계에서 드러난다. 그리움은 대상과의 거리(그것이 시간이든 아니면 공간이든)가 너무 가깝거나 직접적일 때보다는 멀거나 간접화되어 있을 때, 보다 강렬하게 드러난다. 늘 보고 함께 하는 대상보다는 다시 볼 수 없고 함께 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 아련하고 애틋한 감정이 더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 그리움을 참지 못해 그것을 격하게 표출하기도 하고 또 그것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병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그것을 적절하게 누그러뜨리거나 풀기도 한다. 어떤 대상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잘 다스리는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의 형식과 내용이 탄생한다. -이재복(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시인의 말 어느 날, 서재에 앉아 내게 보내온 수많은 시집들 중에 한 권을 골라 읽어나다가, 아차! 불현듯이 천 길 아래로 떨어지는 충격을 받고 잠시 비틀거렸다. 시를 쓴다고 하면서도 내가 현실의 시 세계에서 너무 멀리 도망쳐 나와 있었구나, 시인이면서도 시인이기를 너무 거부해온 내 삶과,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 애써 ‘현장 문학’이라 에둘러 핑계를 만들어왔던 내 자신이 너무 치졸하고 교만해보였다. 그리고 그동안, 그나마 시인이기를 넌지시 바랐던 마음으로 써놓았던 시편들을 들추는 순간, 나는 너무 부끄러웠다. 내 안에, 내 스스로의 벽 안에 안주해왔던 교만과 이기의 쓰레기들을 분리하지 않으면, 어쩌면 나는 더 이상 ‘시인’일 수 없다는 자가진단 앞에서 오래 침묵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