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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덩이처럼 딩굴면서
권정생
종로서적 199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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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權正生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광복 직후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경북 안동 일직면에서 마을 교회 종지기로 일했고, 빌뱅이 언덕 작은 흙집에 살면서 『몽실 언니』를 썼다. 가난 때문에 얻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인세를 어린이들에게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2007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굴곡 많은 역사를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보듬는 진솔한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69년 단편동화 「강아지똥」으로 기독교아동문학상을 받았고, 1973년 「무명 저고리와 엄마」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사과나무 밭 달님』, 『바닷가 아이들』, 『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광복 직후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경북 안동 일직면에서 마을 교회 종지기로 일했고, 빌뱅이 언덕 작은 흙집에 살면서 『몽실 언니』를 썼다. 가난 때문에 얻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인세를 어린이들에게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2007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굴곡 많은 역사를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보듬는 진솔한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69년 단편동화 「강아지똥」으로 기독교아동문학상을 받았고, 1973년 「무명 저고리와 엄마」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사과나무 밭 달님』, 『바닷가 아이들』, 『점득이네』, 『하느님의 눈물』, 『밥데기 죽데기』, 『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 『몽실 언니』, 『먹구렁이 기차』, 『깜둥 바가지 아줌마』 등 많은 어린이책과, 소설 『한티재 하늘』, 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등을 펴냈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홈페이지(http://www.kcfc.or.kr)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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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6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49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0502658

책 속으로

하느님의 눈물
눈이 노랗고 털빛이 노란 돌이 토끼는 산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니까 돌이 토끼는 산토끼인 셈이죠. 어는 날 돌이 토끼는 문득 생각했습니다. (칡덩굴이랑 과남풀이랑 뜯어먹으면 맛있지만 참말 마음이 아프구나. 뜯어 먹히는 건 모두 없어지고 마니까) 돌이 산토끼는 중얼거리면서 하얀 이슬이 깔린 산등성이로 뛰어갔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난 먹어야 사는걸. 이렇게 배가 고픈걸)

돌이 토끼는 뛰어가던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그리고는 둘레를 가만히 살펴보았습니다. 쪼꼬만 아기 소나무 곁에 풀무꽃풀이 이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맞으면 앉아 있었습니다. 돌이 토끼는 풀무꽃풀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풀무꽃들아, 널 먹어도 되니?'

풀부꽃풀이 깜짝 놀라 쳐다봤습니다.

'........'

'널 먹어도 되는가 물어봤어?

풀무꽃풀은 바들바들 떨었습니다.

'갑자기 그렇게 물으면 넌 뭐라고 대답하겠니?'

바들 바들 떨면서 풀무꽃풀이 되물었습니다.

'....'

이번에는 돌이 토끼가 말문이 막혔습니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대답을 제 입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있겠니?'

'정말이구나. 내가 잘못했어, 풀무꽃풀아, 나도그냥 먹어 버리려니까 안되어서 물어 본거야..'

'차라리 먹을려면 묻지 말고 그냥 먹어'

풀무꽃풀이 꼿꼿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먹힌다는 것, 그리고 죽는다는 것 모두가 운명이고 마땅한 일인 것입니다. 돌이토끼는 눈을 깜빡거리다가 말없이 돌아섰습니다. 깡총깡총 뛰면서 풀밭사이로 갔습니다. 댕댕이 덩쿨이 얽혀 있었습니다. 잠깐 쳐다보다가 말없이 돌아섰습니다. (댕댕이도 먹을까 물으면 역시 무서워할거야.)

--- p.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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