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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작가 박완서를 말하다
프롤로그 제1부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드러내다 조잘대는 시냇물에 떠내려 오는 복사꽃잎 「그리움을 위하여」|복사꽃 누워서 보는 꽃 「거저나 마찬가지」|때죽나무 화려한 팜므파탈 『아주 오래된 농담』|능소화 달맞이꽃 터지는 소리 「티타임의 모녀」|달맞이꽃 살아갈 힘을 주는 작은 희망 「옥상의 민들레꽃」|민들레 바람은 우아한 물결을 일으키고 「자전거 도둑」|보리밭 제2부 한국전쟁을 증언하다 여덟 살 소녀의 고향 그리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싱아 피난길에 피어난 꽃망울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목련 그 남자네 집을 찾는 열쇠 『그 남자네 집』|보리수나무 핏빛 칸나 『목마른 계절』|칸나 남편이 묶인 미루나무 어루만지며 「돌아온 땅」|미루나무 나무와 두 여인 『나목』|플라타너스 비로드처럼 부드럽고 푸른 옥수수 밭 「카메라와 워커」|옥수수 연인을 지키는 꼬마 파수꾼의 초롱불 「그 여자네 집」|꽈리 제3부 용기 있는 여성의 삶을 담다 눈독 들면 피지 않는 꽃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분꽃 40년 전에 쓴 『82년생 김지영』 『서 있는 여자』|노란 장미 모성애로 구원한 세상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할미꽃 꽃이 된 아기 「그 가을의 사흘 동안」|채송화 행운목꽃 향기에 밴 어머니의 슬픔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행운목 토종 라일락의 향기 『미망』|수수꽃다리 제4부 노년의 삶을 위로하다 노년에 찾아온 감미롭고 싱그러운 울림 「오동梧桐의 숨은 소리여」|오동나무 순박한 시골 처녀의 떨림 「친절한 복희씨」|박태기나무 피할 수 없는 운명 「저문 날의 삽화 5」|은방울꽃 지붕 위에 앉은 보름달 「해산바가지」|박 제5부 마음에 핀 꽃을 그리다 고향 박적골에 핀 꽃들 구리 노란집에 핀 꽃들 이름 모를 꽃은 없다 꽃의 작가, 박완서 꽃 이름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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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생을 보고 “조잘대는 시냇물 위로 점점이 떠내려 오는 복사꽃잎”을 떠올린다. 복사꽃잎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화사한 복사꽃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사람이라면 이 문장이 얼마나 보석 같은지 알 것이다. 어떻게 목소리를 복사꽃잎에 비유할 생각을 했을까. 전형적으로 청각을 시각화한 문장이다.
--- p.20-21 꽃은 대부분 위를 보고 피는데 때죽나무꽃은 일제히 아래를 내려다보고 핀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하얀 꽃이 일제히 아래를 향해 핀 모습이 장관이다. 그래서 때죽나무꽃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아래에서 보는 것이 최고다. 드러누워도 좋다. 영숙이가 눈을 떴을 때 무엇이 보였을까. 굳이 “때죽나무 아래”인 것은 박완서가 소설에 배치한 일종의 재미나 유머 아닐까 싶다. 작가가 때죽나무꽃이 만개했을 때 아래에서 본 적이 있기에 이런 표현을 했을 것이다. --- p.36 박완서 소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한국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다뤘고 다른 하나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해 그 이면에 있는 진실을 드러낸다. 『아주 오래된 농담』은 후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편안하게 술술 읽히 지만 그 편안함 속에 사람들의 허위의식을 찌르는 날카로움이 있는 것이 박완서 문학의 특징인데, 이 소설은 그 점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능소화가 어떤 꽃인지 모르고 이 소설을 읽으면 답답할 수 있다. 소설의 초반부부터 능소화가 아주 강렬한 이미지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 p.41-42 그러나 남편 친구들이 “전화위복이지 뭐냐고 그이의 어깨를 치면서 하는 말은 지훈이의 회복만을 의미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남편도 “어디선가 부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남편이 계속 운동권에 헌신해야 남편과의 관계도 유지될 것 같은데, 다시 안락한 삶으로 돌아온 남편은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 박완서는 그런 남편의 행동을 달맞이꽃 필 때 귀 기울이던 모습에 비유하면서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 p.56-57 어린 주인공이 민들레는 옥상의 한 숟갈 흙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곱게 웃으며 꽃을 피우는 데, 자신은 생명을 하찮게 여기고 함부로 버리려 한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장면이다. 그러고 나서 ‘나’는 집으 로 돌아가 따뜻하게 반겨주는 가족들의 사랑을 확인한다. 이처럼 박완서는 민들레꽃을 통해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생명의 소중함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 p.64-65 주인공 ‘나’는 여덟 살 때 교육열에 불타는 엄마 손에 이끌려 서울로 상경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고향에서 마음껏 뛰놀던 소녀가 갑자기 서울 현저동 산동네에 틀어박혀 살아야 하니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싱아는 여덟 살 소녀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상징한다. --- p.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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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박완서 작품에 대한 다양한 평론과 연구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박완서 소설에 등장하는 꽃과 식물에 주목한 논문이나 책은 없었다. 이 책은 국내외를 통틀어 꽃으로 박완서 작품에 접근한 첫 시도다. 참고할 만한 자료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저자 김민철은 오랜 시간 박완서 작품을 읽어온 독자로서, 꽃을 사랑하는 작가로서 박완서의 작품과 꽃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꽃이라는 한 가지 소재로 대(大)작가의 삶과 대부분의 작품을 치밀하게 파헤쳤다. 2020년 박완서 9주기를 맞아 정성스럽게 만든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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