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 모든 삶은 커다랗고 고유하다
잃어버린 이름을 다시 부르면 ? 세르지 아는 여자, 배우, 사람 ? 카티 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 일리아 두부를 사러 가는 길에 ? 마뉘 아주 작은, 다만 우아한 ? 퀴퀴 자라나는 일 ? 멜리사 열매를 믿어요 ? 멜라니 누군가의 바다 ? 장이브 제롬이라는 기억 ? 제롬 에필로그 ? 거기, 분명하게 있는 마음 |
신유진의 다른 상품
Martin Mallet의 다른 상품
|
“사실상 무엇인가에 대해 쓰지 않으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녀가 번역한 아니 에르노의 인터뷰집 <진정한 장소>에 실린 말이다. 아니 에르노의 말에 의하면 기록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존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기록하지 않은 것들은 존재가 되기 전에 기억 속에서 옅어져 사라진다. 모든 것을 기록할 수는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가,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질문이다. 빈 페이지 앞에 가만히 앉아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사라지게 두고 싶지 않은 것들을 떠올린다. 그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라면 믿을 수 있을까, 아홉 명의 목소리로 전하는 삶의 얼굴들 이십여 년 프랑스에서 지내온 삶과 그녀가 만난 이들의 삶이 모여 그녀의 산문집과 소설이 나왔다. 어떤 소중한 만남들이, 그 안에 담긴 삶들이 작가를 통과해 나온 이야기들이다. 한국으로 귀국을 앞두고, 작가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해 글로 엮었다. 두고 오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 때문일까, 사라질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 글에 실릴만한 삶이 따로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인사들은 아니다. 그럼에도 특별하다. 그들이 삶 속에서 포기해온 수많은 것들과 그럼에도 지켜온 하나가, 여전히 꿈꾸는 것과 기억하는 것이 각자의 삶을 특별하게 만든다. 비범한 삶을 사는 인물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나와 다르지 않은 삶을 사는 이들에게도 그만의 빛나는 무엇이 있음을 발견해낼 줄 아는 작가의 시선 덕분이다. 여기서 우리는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너무 뻔한 표현일 테지만 그것이 ‘사랑의 시선’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이들의 말을 당신에게 전하고 싶다. 당신에게 달려가 당신을 지나 당신의 당신을 만나는 꿈을 꾸면서.” 그러니까 말하자면,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런 진심이 숨어있다. 당신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익숙함에 속아 평범한 것이라고 여기던 당신의 삶 속에서도 여전히 무언가가 빛나고 있다. 아무것도 이뤄낸 것이 없다고 자신을 속이지 말라. 당신은 당신의 삶을 이뤘고, 이루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이 평생 거쳐 이뤄내는 것이 삶이라면, 작고 평범한 삶은 없다. 모든 삶은 커다랗고 고유하다. 그러니 ‘당신의 삶’을 보라. ‘당신 주변의 삶’을 보라. 무엇보다 ‘사랑의 시선’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