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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어 함박눈
양장
포레 201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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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지금 몇시예요?
루미코의 방
바람구멍
깜짝 우동
서른 넘어 함박눈
쉬운 남자가 좋은 남자
점프의 맛
위로해줄까?
그래도 좋아해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다나베 세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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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ko Tanabe,たなべ せいこ,田邊 聖子

다나바 세이코는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국민 작가이다. 그녀는 단편소설의 대가이자 간사이 사투리를 쓴 연애소설로 유명하며, 일상 속에 존재하는 사랑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데 있어 탁월하다. 세이코의 소설은 사랑을 통해 심리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한다. 1928년 3월 27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1947년 쇼인여자전문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오사카를 근거지로 하는 문학 동인에 참가해 습작을 발표했으며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도 일했다. 1958년 『꽃사냥(花狩)』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 「감상 여행(感傷旅行)」으로 제50회 아쿠타가와상을
다나바 세이코는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국민 작가이다. 그녀는 단편소설의 대가이자 간사이 사투리를 쓴 연애소설로 유명하며, 일상 속에 존재하는 사랑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데 있어 탁월하다. 세이코의 소설은 사랑을 통해 심리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한다.

1928년 3월 27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1947년 쇼인여자전문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오사카를 근거지로 하는 문학 동인에 참가해 습작을 발표했으며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도 일했다. 1958년 『꽃사냥(花狩)』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 「감상 여행(感傷旅行)」으로 제5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고 천재 하이쿠 시인 스기타 히사조의 비극적인 일생을 그린 『꽃 같은 옷 벗으니 휘감기네(花衣ぬぐやまつわる)』로 1987년 여류문학상과 1990년 일본문예대상을, 에도 시대의 전설적인 하이쿠 시인 고바야시 잇사를 주인공으로 한 『비뚤어진 잇사(ひねくれ一茶)』로 1993년 제28회 요시카와에이지상과 1994년 제42회 기쿠치간상을, 센류 시인 기시모토 스이후의 일대기 『도톤보리에 비 내리는 날 헤어진 후(道頓堀の雨に別れて以?なり)』로 1998년 제26회 이즈미교카상과 1999년 제50회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았다. 일본문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국가문화공로자에 선정되었고 2008년에는 문화훈장을 받았다. 2019년 지병으로 별세했다.

5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장편/단편소설, 고전문학 편역, 평전, 여행기, 경수필 등 600여 편에 달하는 작품을 썼다. 자신의 고향인 오사카의 역사와 문화, 오사카 지방 사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다나베 세이코의 작품들은 세대를 이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TV드라마와 영화, 연극으로도 여러 차례 옮겨졌다. 여성의 삶, 여성의 일과 사랑,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즐거움과 고달픔을 경쾌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야마다 에이미, 에쿠니 가오리, 가와카미 히로미, 오가와 요코, 와타야 리사 같은 후배 작가들로부터 “읽으면서 자라왔다”, “힘들 때마다 다시 읽게 된다”, “아무리 어려운 책을 읽어도 알 수 없었던 것을 그녀의 소설에서 배웠다”라는 강한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다.

그를 한국에 널리 알린 단편소설집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는 영화로도 더욱 큰 인기를 얻었지만, 얼핏 보면 여성장애인과 일반남성의 사랑을 다룬 소재의 특이함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다나바 세이코는 사랑이라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더 주목하여 섬세하게 감성으로 다루고 있다. 사랑을 떠나 서로를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이별마저도 한 사람의 주체로서 받아들이는 인물의 이야기를 통하여 독자들은 절절한 인간애를 느끼게 된다. 다나바 세이코가 밝혔듯이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끝없는 흥미의 원천이며, 파란만장한 운명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변해가는, 그런 종류의 드라마가 다나바 세이코의 마음을 유혹한다. 동시에 독자들이 다나바 세이코의 작품에 유혹당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드라마 때문이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그 외에도 ‘노리코 3부작’ 『노리코, 연애하다』, 『아주 사적인 시간』, 『딸기를 으깨며』 외에 장편소설 『두근두근 우타코 씨』와 소설집 『감상 여행』, 『서른 넘어 함박눈』,『춘정 문어발』 등이 있다.

다나베 세이코의 다른 상품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가 및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굿바이, 헤이세이』, 『반상의 해바라기』, 『펭귄 하이웨이』, 『거울 속 외딴 성』,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레몬일 때』, 『쉬 러브스 유―도쿄밴드왜건』, 『하드보일드 에그』,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도쿄밴드왜건』, 『말해도 말해도』, 『작은 인연』, 『보리밟기 쿠체』, 『반딧불이의 무덤』,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번역어 성립 사정』, 『그네타기』, 『사라진 이틀』, 『매리지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가 및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굿바이, 헤이세이』, 『반상의 해바라기』, 『펭귄 하이웨이』, 『거울 속 외딴 성』,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레몬일 때』, 『쉬 러브스 유―도쿄밴드왜건』, 『하드보일드 에그』,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도쿄밴드왜건』, 『말해도 말해도』, 『작은 인연』, 『보리밟기 쿠체』, 『반딧불이의 무덤』,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번역어 성립 사정』, 『그네타기』, 『사라진 이틀』, 『매리지 블루』, 『사이좋은 비둘기파』,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지상에서 런치를』, 『수화로 말해요』,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하노이의 탑』, 『가출 기차』,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춘정 문어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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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1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88g | 128*188*20mm
ISBN13
9788954620710

책 속으로

공상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즐길 수 있어 좋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도 않는다. --- p.20

남자가 건드려주길 기다리다가도 막상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그 즉시 의연하게 퇴짜 놓는 자세를 보이며 살아가야 한다. 기다렸습니다 하는 구석을 보여서는 안 된다. --- p.64

독신은 여러모로 바쁜 것이다. 내 친구들 중에는 호박이 저절로 굴러들어오기를 기다리면서 공상 속에서는 버젓이 행세하지만 현실에서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엉덩이가 무거운 애들이 많다. 그러면서 해마다 주문이 까다로워진다. --- p.64

멍하니 있다가는 의자놀이에서 마지막에 남겨지는 한 사람이 돼버릴 거야. --- p.66

친구는 무서운 게 없는 사람처럼 큰 소리를 냈다. 어째서 결혼한 여자들은 이렇게 탁 터놓고 큰 소리를 내는 걸까. 온몸을 다 개방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외설스럽기 그지없다. --- p.66

바보 같아서 오늘밤은 영 재미가 없다. 어째서 다른 남자들은 저토록 다정하게 아내를 지켜주는 걸까. 갑자기 추워진다. --- p.76

나는 적당히 어지르며 지낸다. 너무 깨끗이 치우면 외로워져서 울고 싶어질 때가 있다. --- p.77

산페이가 옆에 있어도 난 공기나 마찬가지라고 느껴지는데, 세상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되어가는 걸까. 여러 가지 것들을 상상한다. 그러는 사이 배가 고파진다. --- p.77

인간이 벌이는 아수라장조차 나는 부러워 견딜 수가 없다. 미워할 수도 있을 만큼 깊이 얽혀 있는 남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 p.78

“아직 살아 있어?”
“살아 있어. 무슨 일이야?”
“나, 할 얘기가 있어.”
“나 돈 없어.”
이런 남자이기 때문에 전화번호가 서랍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던 것이다. --- p.80

결혼할 생각은 들지 않지만 격이 떨어지는 남자가 가끔은 당기는 법이다. 격이 떨어져서 외로워 보이는 게 좋은 것이다. --- p.81

나는 그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결혼할까? 같은. 농담이라도 좋으니까 그런 프러포즈를.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그는 말하지 않는다. --- p.85

“결혼이란 게 그런 걸까? 뭐야, 쓸쓸하네.”
“고양이 안고 자는 것보다 기쁜데.” --- p.85

미카코는 엄마야 어떻든 사랑과 결혼이라는 자기만의 아름다운 꿈을 이어가고 싶다. 사랑, 결혼, 임신, 출산이라는 여자의 일생의 아름다운 불꽃을 연타로 쏘아올려 꽃피우고 싶다. --- p.103

“혼자 있으면 자주 혼잣말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혼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 p.117

하나같이 피부가 뽀얗고 활기차 보이고 식욕이 솟게 하는 얼굴을 가진 남자들이었다. 나는 식욕도 남자를 봤을 때 더 생기는 거구나 하고 새삼 생각했다. --- p.144

노처녀란, 그녀가 갖고 있는 물건이나 몸짓, 말투에 오래 익숙해지다보면 그런 것들로도 그녀의 독신생활이 얼마나 됐는지를 헤아리게 되는, 그런 데가 있다. --- p.147

오래 만나왔다는 점이 수상쩍은 것이다. 너무 오래 만나와서, ‘그래, 가는 거야!’ 하는 데가 없어져버렸다. 나는 로맨티스트라 결혼이라는 건 ‘그래, 가는 거야!’ 하고 점프하는 것 같은 맛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 p.198

남녀 사이란 어느 쪽이 됐든 한쪽이 억지로라도 끈을 꽉 묶어놓고 있지 않으면 자연히 풀려버리는 허망한 면이 있다. --- p.199

“남자와 여자는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이라는 게 있어. 그런 좋은 사이가 되면 나이도 주름도 어디론가 날아가버린다고.” --- p.228

“나는 어느 장소에서 누굴 기다립네 하는 얼굴로 여자를 기다린 적은 한 번도 없어. 그런 점点의 만남은 바보나 하는 짓이야. 난 선線으로 만난다니까.”

--- p.236

출판사 리뷰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베스트 연애소설 컬렉션
나는, 나의 ‘서른’을 사랑하기로 했다
봄날에 퍼붓는 대책 없는 함박눈처럼
서른 살 여자의 어깨 위로 연애의 운치, 인생의 멋이 소복소복 쌓이기 시작했다!


다나베 세이코의 작품 가운데 최고의 사랑을 받은 연애소설 9편을 모은 베스트 컬렉션 『서른 넘어 함박눈』이 출간됐다. 단편소설의 대가로 알려진 다나베 세이코는 200만 부 베스트셀러 『신 겐지이야기』의 저자로 일본에서는 ‘다나베 겐지’라는 닉네임으로도 불리는 국민작가이며, 특히 간사이 사투리 연애소설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영화와 함께 큰 사랑을 받은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서른 넘어 함박눈』은 ‘서른 넘은 여자들’을 테마로 쓴 구첩반상 같은 연애소설집이다. 이 상 위에는 매콤한 맛, 시큼한 맛, 짭조름한 맛, 숙성된 장에서 우러나는 깊은 맛까지 각기 다른 맛을 내는 이야기가 줄줄이 올라 있다. 천연덕스러운 여자와 바람기 많은 남자의 속 보이는 밀애, 둔한 여자와 게으른 남자의 기우뚱한 연애, 우악스런 여자와 부드러운 남자의 장난 같은 교제, 재미없는 남자와 아직도 사랑 타령하는 여자의 고양이 같은 사랑, 그 밖에도 지지고 볶고 헤헤거리다 투덕거리다 하는 부부 사이, 애증으로 똘똘 뭉친 일심동체 같은 모녀 사이, 뭉쳤다 헐뜯었다 하면서도 꼭 붙어 수군대는 여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열두 두름쯤 되는 삶의 자잘한 이야기들이 촘촘하게 곁들여 있다.

그러나 연애소설이라고 해서 달콤하고 낭만적인 전개를 기대한다면 참으로 곤란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은 희로애락에 부르르 떠는 가련하거나 다감하거나 섬세한 여인의 분위기와는 달라도 한참 다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연애의 쓴맛, 인생의 쓴맛을 알아버린 서른 넘은 여자들이 그래도 다시 사랑 좀 해보자고 덤벼드는, 조금은 안쓰러운 실화 같은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그러니, 음식도 먹어본 사람이 제 맛을 알듯, 인생 좀 살아본 사람, 그것도 여자가 아니고서는 이 소설들이 주는 웅숭깊은 재미를 제대로 음미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누구나 서른은 되고, 세월이 지나 읽으면 그땐 무릎을 치며 제대로 공감하게 될 테니까.

뜨끔하고 고소하고 간질간질하게,
왠지 내 얘기 같아 두 눈 부릅뜨게 하는 그 여자들의 이야기


다나베 세이코의 연애소설은 뜨거운 ‘시작’과 절절한 ‘이별’보다 어중간하게 시작되고 흐지부지하다 시시하게 끝나버리는 현실적인 연애의 굴곡을 실감나게 그려내 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사랑이 어디 그리 흔하던가? 현실의 사랑은 그저 나뭇가지 모아 대충 피운 모닥불 같은 것이다. 낭만과 온기로 잠시 설레다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싸늘해지고 마는…… 회색 재가 남은 자리엔 씁쓸함과 애잔함, 아쉬움과 외로움, 그리고 원수 같은 ‘그 남자’에 대한 기억만이 조용히 똬리를 튼다.
사랑의 본질을 알아버린 삼십 이후의 여자들은 온기가 사라진 자리에서 다시 불을 피워보려 애쓰지만, 다시 피운 불꽃은 콧바람에도 꺼져버릴 듯 위태롭게 흔들린다. 남은 불씨를 찾았다 해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꺼져버리는 것이 바로 사랑의, 연애의 속절없는 현실이다.

저자는 바로 이런 사랑의 비극적 순환을 유머와 풍자로 감싸 웃음보가 터질 정도로 구구절절 코믹하게 풀어놓는다. 절절이 공감하게 되는 주인공들의 독백과 고백은 너무도 치사하고 적나라해서 왠지 내 얘기같이 뜨끔, 아주 뜨끔하다. 그녀들은 유치한 줄 알면서도 맹렬히 질투하고, 별것 아닌 일에 혼자 속 끓이며 저주하고, 자존심 때문에 좋으면서도 아닌 척하고, 좋은 사람 없나 기웃대다가도 막상 상대가 다가오면 절대 그런 적 없다는 듯 시침 뗀다. 읽다보면 누구나 “어머, 맞아 맞아!” 하고 맞장구칠 수밖에 없는, 다나베 세이코의 연애소설에는 이렇듯 나와 비스름한 여자들이 잔뜩 있는 것이다!

나한테는 매일 밤 돌아오는 남자라는 것이 무슨 기적 같다. 세상 어느 여자를 봐도 남자가 모든 역경을 물리치고서라도 매일 밤 꼭 돌아오고 싶어지게 만드는 여자는 없는 듯하던데…… 그래도 남자들은 돌아온다. 그리고 세상 여자들은 남자가 매일 밤 돌아오리란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78쪽)

의심하고 또 의심하다 어느덧 서른,
그러나 여전히 두근거리고 싶은 서른 그 너머의 여자들


환상과 공상 사이를 표류하던 이십대에서 내려와 인생과 연애의 쓴맛을 좀 보게 된 여자들은 이제 더는 ‘영혼’을 불태우는 사랑을 찾아 헤매지 않는다. 그저 나와 함께할 짝을 찾아다닐 뿐이다. 영혼? 그런 말을 꺼내면 ‘너 혹시 미성년자 아냐?’ 하는 식이다. 살아오는 동안 남자 보는 눈도 단련되어 많이 달라졌다. 좋은 쪽으로든, 더 나쁜 쪽으로든. 그러나 보는 눈이 달라졌다 해도, 한번 보면 상대를 빠삭하게 파악해버리는 영악한 여우가 되었다 해도, 서른 넘은 여자들의 연애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남자에게 어떻게든 말을 붙여보고 싶어 만나는 남자들마다 ‘지금 몇시예요?’ 하고 말을 건네며 다니는 외로운 여자(「지금 몇시예요?」),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벗어나지 못해 결벽증에 빠진, 그리하여 같이 사는 친구의 남자가 벗어놓고 간 특대 면 팬티에 어린 시절 봤던 아버지의 팬티를 투사하며 가슴을 두근거리는 여자(「루미코의 방」), 관음증에 빠져 실제의 관계에서는 성적인 욕구를 발동시키지 못하는 여자(「바람구멍」) 등등에게 멋진 연애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크고 고릴라 같고 다정하고 하얗게 빛나는 팬티를 입는 사람, 뚱뚱한 몸에 웃으면 어린애같이 되는, 내 꿈의 그 사람이 지금 돌아다보면 저기 있어 하고 생각하면서 콩닥거리는 마음으로 서 있었다.
나는 그 큰 하얀 팬티를 빨고 싶은지도 모른다.(58쪽)

그녀들에게 연애란 탐스런 함박눈이 아니라 싸락눈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건 얼마쯤은 그녀들이 자진한 것이다. 왠지 달콤한 연애를 믿지 못하는 의심증에서 비롯된. 그녀는 작정이나 한 듯이 매너 좋은 남자보다 “격 떨어지는” 나쁜 남자에게 끌려 허탕치고(「바람구멍」), 또 그녀는 관심도 없던 남자를 찾아가 “외롭지, 외롭지” 하며 프러포즈 유도하다 술값만 날리고 돌아서고, 그러다가 “뭔가 빼도 박도 못 할 일이 일어나 그와 자야만 할 지경에 이르고 그리하여 심경의 변화가 일어나서 그를 열렬히 사랑하게 되어 드디어 모두의 축복 속에 결혼”한다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염치없는 공상을 하며 혼자 얼굴 붉힌다(「점프의 맛」).
그러나 매번 허탕만 치는 그녀들에게 반복되는 실패가 연륜으로 쌓이기 시작한다. 싸락눈 같은 만남만을 계속해도, 실속 없이 나이만 먹어가도, 언젠가는 봄날에 팡팡 퍼붓는 함박눈처럼 밝고 화사한 사랑이 불쑥 내려와 우악스런 그녀를 단박에 함초롬한 신부로 바꾸어놓을지도 모를 일이다, 만에 하나의 일이지만.

유머와 씁쓸함, 다정함과 신랄함이 공존하는 천연덕스런 분위기의 연애소설로 독자 팬덤을 거느리는 다나베 세이코는 야마다 에이미, 에쿠니 가오리, 오가와 요코, 와타야 리사 등 후배 여성작가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연예소설계의 대모 같은 존재다. 그녀의 소설을 읽으며 쉬지 않고 미소 짓게 되는 것은, 이야기가 가벼워서가 아니라 그녀가 그리면 아무리 무거운 부조리도, 이중성도, 관계의 지난함도 힘을 툭 빼며 경쾌해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씁쓸한 현실의 순간순간을 유머로 가뿐하게 넘겨버리는 기술을, 비극을 먼지 떨어내듯 달관해버리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듯하다. 심각한 이야기일수록 가볍게! 그녀의 소설은 불행도 유머로 승화하며 살아봐, 라고 여자들을 격려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전제로 인해 더 반짝거린다. 남자들은 모르는, 여자들만 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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