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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역자 후기 편집부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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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어즈는 탐정소설의 오락적 측면을 강조하고, 현실의 어려움을 잊기 위해서 떠나는 곳이 바로 이런 소설 속의 세계라고 했다. 일견, 유명한 신학자이자 단테 신곡의 번역자이기도 했던 세이어즈는 학자로서의 자기와 대중 소설가로서의 자기를 분리하려고 한 듯도 보인다. 탐정소설이라는 장르에 애정을 갖고, 매력적인 탐정을 만들었어도 추리 소설이 고상한 수준에 오를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기실, 세이어즈가 안고 있는 이런 내적 모순을 한 번쯤 겪지 않은 추리 소설 애호가가 있을까? 작품의 효용으로서 현실에서 줄 수 없는 위로와 순수한 서사적 재미만으로 충분하다면서 이 장르를 변명하다가도, 또한 이 작품에는 소위 “순문학”에 걸맞은 문학적 의미가 있다며 갑자기 미묘한 자세를 취하기도 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탐정소설을 좋아하지만, 가벼운 소설에만 빠지는 경박한 독자는 아님을 내보여야 하므로 “문체 미학”과 “스타일이 있는” 하드보일드 같은 작품을 읽고 “역사적 지식”을 주는 팩션을 사랑한다. 추리/탐정소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기보다는 자꾸 합리화하려는 자기 모순이 이미 오래 전부터 이 장르에 운명처럼, 혹은 장식처럼 따라다녔다. 그래서 이런 양가적인 면 때문에 도로시 L. 세이어즈는 되레 매력적인 작가이다. 탐정은 어떻게 진화했는가는 어쩌면 세이어즈가 소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 장르에 헌신한 애정을 고백하는 글이다. 어쩌면, 자기가 안은 모순에 엄격한 작가가 보여줄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최고의 애정인지도 모르겠다.
---역자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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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와 왓슨. 마틴 휴잇과 브레트. 래플스와 버니(범죄자 측면에서이긴 하지만, 같은 혈통이므로). 손다이크 박사와 자댕, 앤스티, 저비스 및 그들의 다른 분신들. 아노와 리카르도 씨. 포와로와 헤이스팅스 대위. 파일로 밴스와 밴 다인. 이런 공식이 그처럼 널리 쓰였던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작가에게는 꽤 편리한 장치였기 때문이다. 먼저 작가가 자기 입으로 자신의 어마어마한 지성을 자화자찬하기는 겸연쩍지만, 감탄하는 추종자가 있으면 찬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가 있다.---p. 20
홈즈는―이런 말을 해서 유감이지만―독자와 페어플레이를 하지는 않는다. 그는 ‘사소한 것’을 ‘줍거나’ ‘잽싸게 덮치며’, 거기서 영리한 추론을 해내지만, 독자가 아무리 영리하다 할지라도 그런 추론을 하리라고 기대할 순 없다. 그 ‘작은 물건’에 대해 귀띔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왓슨의 잘못이다. 기실 홈즈는 왓슨이 서술하는 방식의 비과학적인 면에 대해 적어도 한 번은 불만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pp. 59-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