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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뱁새족 : 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장편소설 EPUB
박경리 저
마로니에북스 201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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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유신애의 집
매만 보고 가는 사나이들
객실 풍경客室風景
아마릴리스
다이아몬드와 오물차汚物車
작품해설

저자 소개 1

Park, Kyung-Ree,朴景利,박금이

1926년 10월 28일(음력)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45년 진주고등여학교를 졸업하였다. 1950년 황해도 연안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1955년에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과 1956년 단편 「흑흑백백(黑黑白白)」을 [현대문학]에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 1957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하여 단편 「전도(剪刀)」 「불신시대(不信時代)」 「벽지(僻地)」 등을 발표하고, 『표류도』(1959), 『김약국의 딸들』(1962)을 비롯하여 『파시』(1964), 『시장과 전장』(1965) 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을 잇달아 발표하
1926년 10월 28일(음력)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45년 진주고등여학교를 졸업하였다. 1950년 황해도 연안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1955년에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과 1956년 단편 「흑흑백백(黑黑白白)」을 [현대문학]에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 1957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하여 단편 「전도(剪刀)」 「불신시대(不信時代)」 「벽지(僻地)」 등을 발표하고, 『표류도』(1959), 『김약국의 딸들』(1962)을 비롯하여 『파시』(1964), 『시장과 전장』(1965) 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을 잇달아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1969년 9월부터 대하소설 『토지』를 연재하기 시작하여 4만 여장 분량의 작품으로 26년 만인 1994년에 완성하였다. 박경리 개인에게나 한국문학에 있어서나 기념비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원고지 분량에 걸맞게 6백여 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시간적으로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라는 한국사회의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격동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동학혁명에서 외세의 침략, 신분질서의 와해, 개화와 수구, 국권 침탈, 민족운동과 독립운동, 광복에 이르기까지의 격동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종적인 축으로 하여 진주와 간도(만주), 경성, 일본 등으로 삶의 영역이 확대되고 윤씨 부인과 최치수, 최서희로 이어지는 최참판댁과 연결되어 삶을 엮어가는 평사리의 주민들, 김길상이나 김환을 중심으로 한 민족운동에 투신하는 인물들, 최참판댁의 전이과정 속에서 부침하는 신지식인들 등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삶이 형상화되어 있다. 5부로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土地)』는, 한국 근·현대사의 전 과정에 걸쳐 여러 계층의 인간의 상이한 운명과 역사의 상관성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영어·일본어·프랑스어로 번역되어 호평을 받았다. 1957년 현대문학 신인상, 1965년 한국여류문학상, 1972년 월탄문학상, 1991년 인촌상 등을 수상하였고, 1999년에는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주최한 20세기를 빛낸 예술인(문학)에 선정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명예문학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으며, 연세대학교에서 용재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1996년부터 토지문화관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현대문학 신인상, 한국여류문학상, 월탄문학상, 인촌상, 호암 예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칠레 정부로부터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문학 기념 메달’을 수여 받았다.

박경리의 문학은 전반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소외문제, 낭만적 사랑에서 생명사상으로의 흐름이 그 기저를 이루고 있다. 그 생명사상이 종합적으로 드러난 작품이 바로 '토지'이다. 박경리에 의하면 '존엄성은 바로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가장 숭고한 것을 지키는 것'(『파시』 제1권, 131면, 1993)인데 그의 작품에서 이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 생명본능 이상으로 중요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게 하는 기존의 관습과 제도 및 권력과 집단에 대한 비판, 욕망의 노예가 되어 존엄성을 상실한 인간들에 대한 멸시와 혐오는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존엄성을 상실할 때에 바로 한이 등장하는 것이며 이 한을 풀어가는 과정이 곧 박경리 문학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김은철 상지대 국문과 교수)

지금까지 이 작품에 대한 여러 논의들, 즉 역사소설인가 아닌가가 문제시 되었다거나 농민소설로서의 면모가 부각되었다거나 총괄체 소설, 가족사 소설, 민족사 소설, 총체소설 등의 다양한 장르로 규정되어 온 것은 곧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서사구조, 다양한 층위의 세계가 중층적인 구조로 형상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문학뿐 아니라 환경과 생태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1999년 원주 오봉산 기슭에 토지문화관을 세우고, 문학과 환경문제를 다루는 계간지 [숨소리]를 창간(2003)하고,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한 글로 엮은 환경 에세이집 『생명의 아픔』(2004)도 출간하는 등 사회와 인간을 향한 애정과 관심을 놓치 않았다. 2008년 5월5일 향년 82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 한국현대문학의 영원한 고향으로 남았다. 타계 이후 정부에서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장편소설 『나비야 청산가자』를 [현대문학]에 연재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수필집 『Q씨에게』, 『원주통신』, 『만리장성의 나라』,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생명의 아픔』 등과 시집으로는 『못 떠나는 배』, 『도시의 고양이들』, 『우리들의 시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등이 있다. 그밖의 주요작품에 『나비와 엉겅퀴』, 『영원의 반려』, 『단층(單層)』, 『노을진 들녘』, 『신교수의 부인』 등이 있고, 시집에 『애가』가 있다. 6·25전쟁 때 남편이 납북되었으며 시인 김지하가 사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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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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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13.77MB ?
ISBN13
9788960534964

책 속으로

“밤낮 해봐야 시시한 얘기, 시시한 족속들의 얘기라는 건 뻔하지. 누구네 집에 누구누구가 초대되고 누구누구는 빠지고 누구하고 누구의 눈길이 맞았고…… 대충 그런 거지. 남의 나라에 서처럼 귀부인들이 살롱을 열어 정계를 주름잡고 예술의 전당이 되고…… 그런 흉내를 내고 싶은 모양이지만 따라가 주어야 말이지. 좀 거창한 말씀을 하신다면 웅장한 코의 소유자인 시라 노 드 벨주락께서는 외사랑 하던 절세가인에게 주보들려주었다는데 사교계의 가십이라도 그 정도까지 올라가려면 아득하외다. 농사꾼 계집들한테 다이아몬드의 목걸이를 걸어준 격이지. 가랑이 찢어지게 생겼어 가랑이.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면 으흐흐…….” ---p.15

“남의 앞에서 화장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귀부인이고저 하고, 여류명사이고저 하고, 청렴결백한 인격자이고저 하는 그 화장이 너무 짙어서 회벽이 되었다면, 그건 흉물 이지 어디 미인이라 할 수 있겠어요?”
동생을 외면한 유 여사의 얼굴이 불쾌감에 일그러진다. 병삼의 눈은 더욱 잔인하게, 어쩌면 병적으로 잔인하게 빛났다.
“다방을 경영하고 영업용 택시를 굴리고, 때론 홍콩에서 온 보따리까지 취급하면서…… 뭐 조상님한테 막대한 유산이라도 물려받은 것처럼,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죠? 그러지들 마세요. 체면이 두렵고, 치사한 짓이라 생각되면 안 하는 거지, 안 하는 거요.”
“그럼, 날더러 광고하고 다니란 말이냐!”
소리를 팩 지른다.---p.21

“이제 부자들도 고상해질 시기가 오지 않았습니까?”
아차 이것은 오발이었구나 생각했을 때, 때는 이미 늦었던 것이다. 부인은 완연히 불쾌한 낯빛이었고 양두연은 당황한 나머지 지금껏 마시고 반쯤 남은 커피에다 설탕을 처넣으며 범벅을 만들고 있었다.
부인은 무슨 생각을 했던지 불쾌한 낯빛을 펴고,
“그럼, 여태까지 부자들은 모두 천박했었다는 얘기가 되겠군요.”
멋쩍은 듯 웃었다. 그만해두었음 좋았을 것을,
“아아, 아닙니다. 저, 그, 그 벼락부자 말이죠. 아니 저 해방 후 탄생한, 아니 전후에 탄생한 부자들 말입니다.”
이거 나올 돈도 안 나오겠다 생각하니 병삼은 초조했던 것이다. 양두연의 얼굴은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우린 해방 후의 부자예요. 아니 육이오 동란 후죠, 정확히는.”
부인은 피부를 바늘로 찌르듯 말했다.
“저 그, 그것은, 하기야 실상은 우리 조상님도…….” ---p.39

‘파리 갔다 온 화가구 미술 평론가야. 대학의 교수직도 싫다고 그만두었지. 재산이 상당하거든. 게다가 멋쟁이구, 나이 틀린다고 싫다 했는데 그까짓 무슨 상관이냐구 결혼하자는 거야. 예술가니까 자유지. 날보구 뭐래는 줄 알어? 완전히 예술품이래. 그것도 생명이 있는 예술이라나? 호호…….’
친구한테 자랑을 늘어놓은 것이 바로 엊그제였었는데, 윤이는 정말 앞이 캄캄했다. 그렇다고 해서 병삼에게 항의할 하등의 건더기도 없었다. 그렇게 믿은 것은 자기 자신의 잘못이었다. 아 니 그렇게 믿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윤이는 마음속으로 병삼의 흠을 헤아리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말랐다는 둥, 나이 젊다는 둥 자기를 위해 큼지막한 선물을 주지 않는다는 둥 하며. 꿈엔들 병삼의 입에서 결혼하라고 타이르는 말이 나올 줄 알았으랴. 사랑은 오직 받는 거로서 주는 것을 몰랐던 윤이 는 또한 자기의 불행도 자각할 수 없는 아름다운 피에로였던 것 이다.

“진실이 모욕이 되는 세상이죠. 뭐 오늘날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랑이가 찢어져도 황새를 따라갈려는 뱁새의 비극은 바로 그것이 희극이라는 데 있죠. 재능이 없으면서 천재가 되어보겠다고 파리까지 비싼 여비 쓰고 갔다 온 놈을 위시하여 돈푼이나 긁어모은 상놈이 어느 명문 호적에 기재된 이름 석 자밖엔 가진 것 없는 거지 처녀를 비단에 싸서 데려오는 위인, 졸업장 한 장 우물쭈물 얻어둔 덕택으로 학자 행세하게 된 인사, 남의 재간을 계산하고 장래의 대재벌을 꿈꾸는 사람, 사업가 호주머니 털어서 여자나 끼고 다니며 백성을 다스리는 정치를 넘보는 건달이, 남들은 천 미터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데 겨우 백 미터 지점에서 허둥지둥 뛰면서 사랑의 순결을, 사회의 정의를 목마르게 외치는 전시대적인 친구, 어디 그뿐인가요? 용모도 연기도 신통치 않은 계집애가 정조만 제공하면 황홀한 스타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생각하고, 사십을 넘은 황혼의 미모로써 폐비 소라야의 호사를 바라보고, 한밑천으로 사내 발목을 묶어놓으면 어부인으로 승격을 믿어 마지않는 요정의 마담, 그리고 또오…… 많죠. 생략하기로 합시다. 나는 항상 말이 헤퍼서 탈이죠.”

---p.185

출판사 리뷰

“밤낮 해봐야 시시한 얘기, 시시한 족속들의 얘기라는 건 뻔하지. 누구네 집에 누구누구가 초대되고 누구누구는 빠지고 누구하고 누구의 눈길이 맞았고…… 대충 그런 거지. 남의 나라에 서처럼 귀부인들이 살롱을 열어 정계를 주름잡고 예술의 전당이 되고…… 그런 흉내를 내고 싶은 모양이지만 따라가 주어야 말이지. 좀 거창한 말씀을 하신다면 웅장한 코의 소유자인 시라 노 드 벨주락께서는 외사랑 하던 절세가인에게 주보週報를 들려주었다는데 사교계의 가십이라도 그 정도까지 올라가려면 아득하외다. 농사꾼 계집들한테 다이아몬드의 목걸이를 걸어준 격이지. 가랑이 찢어지게 생겼어 가랑이.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면 으흐흐…….”
(본문중에서)


“남의 앞에서 화장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귀부인이고저 하고, 여류명사이고저 하고, 청렴결백한 인격자이고저 하는 그 화장이 너무 짙어서 회벽이 되었다면, 그건 흉물 이지 어디 미인이라 할 수 있겠어요?”
동생을 외면한 유 여사의 얼굴이 불쾌감에 일그러진다. 병삼의 눈은 더욱 잔인하게, 어쩌면 병적으로 잔인하게 빛났다.
“다방을 경영하고 영업용 택시를 굴리고, 때론 홍콩에서 온 보따리까지 취급하면서…… 뭐 조상님한테 막대한 유산이라도 물려받은 것처럼,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죠? 그러지들 마세요. 체면이 두렵고, 치사한 짓이라 생각되면 안 하는 거지, 안 하는 거요.”
“그럼, 날더러 광고하고 다니란 말이냐!”
소리를 팩 지른다.
(본문중에서)


“이제 부자들도 고상해질 시기가 오지 않았습니까?”
아차 이것은 오발이었구나 생각했을 때, 때는 이미 늦었던 것이다. 부인은 완연히 불쾌한 낯빛이었고 양두연은 당황한 나머지 지금껏 마시고 반쯤 남은 커피에다 설탕을 처넣으며 범벅을 만들고 있었다.
부인은 무슨 생각을 했던지 불쾌한 낯빛을 펴고,
“그럼, 여태까지 부자들은 모두 천박했었다는 얘기가 되겠군요.”
멋쩍은 듯 웃었다. 그만해두었음 좋았을 것을,
“아아, 아닙니다. 저, 그, 그 벼락부자 말이죠. 아니 저 해방 후 탄생한, 아니 전후에 탄생한 부자들 말입니다.”
이거 나올 돈도 안 나오겠다 생각하니 병삼은 초조했던 것이다. 양두연의 얼굴은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우린 해방 후의 부자예요. 아니 육이오 동란 후죠, 정확히는.”
부인은 피부를 바늘로 찌르듯 말했다.
“저 그, 그것은, 하기야 실상은 우리 조상님도…….”
(본문중에서)

‘파리 갔다 온 화가구 미술 평론가야. 대학의 교수직도 싫다고 그만두었지. 재산이 상당하거든. 게다가 멋쟁이구, 나이 틀린다고 싫다 했는데 그까짓 무슨 상관이냐구 결혼하자는 거야. 예술가니까 자유지. 날보구 뭐래는 줄 알어? 완전히 예술품이래. 그것도 생명이 있는 예술이라나? 호호…….’
친구한테 자랑을 늘어놓은 것이 바로 엊그제였었는데, 윤이는 정말 앞이 캄캄했다. 그렇다고 해서 병삼에게 항의할 하등의 건더기도 없었다. 그렇게 믿은 것은 자기 자신의 잘못이었다. 아 니 그렇게 믿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윤이는 마음속으로 병삼의 흠을 헤아리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말랐다는 둥, 나이 젊다는 둥 자기를 위해 큼지막한 선물을 주지 않는다는 둥 하며. 꿈엔들 병삼의 입에서 결혼하라고 타이르는 말이 나올 줄 알았으랴. 사랑은 오직 받는 거로서 주는 것을 몰랐던 윤이 는 또한 자기의 불행도 자각할 수 없는 아름다운 피에로였던 것 이다.
(본문중에서)

“진실이 모욕이 되는 세상이죠. 뭐 오늘날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랑이가 찢어져도 황새를 따라갈려는 뱁새의 비극은 바로 그것이 희극이라는 데 있죠. 재능이 없으면서 천재가 되어보겠다고 파리까지 비싼 여비 쓰고 갔다 온 놈을 위시하여 돈푼이나 긁어모은 상놈이 어느 명문 호적에 기재된 이름 석 자밖엔 가진 것 없는 거지 처녀를 비단에 싸서 데려오는 위인, 졸업장 한 장 우물쭈물 얻어둔 덕택으로 학자 행세하게 된 인사, 남의 재간을 계산하고 장래의 대재벌을 꿈꾸는 사람, 사업가 호주머니 털어서 여자나 끼고 다니며 백성을 다스리는 정치를 넘보는 건달이, 남들은 천 미터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데 겨우 백 미터 지점에서 허둥지둥 뛰면서 사랑의 순결을, 사회의 정의를 목마르게 외치는 전시대적인 친구, 어디 그뿐인가요? 용모도 연기도 신통치 않은 계집애가 정조만 제공하면 황홀한 스타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생각하고, 사십을 넘은 황혼의 미모로써 폐비廢妃 소라야의 호사를 바라보고, 한밑천으로 사내 발목을 묶어놓으면 어부인으로 승격을 믿어 마지않는 요정의 마담, 그리고 또오…… 많죠. 생략하기로 합시다. 나는 항상 말이 헤퍼서 탈이죠.”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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