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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중립적인 인공지능이 우리를 필터링한다면과연 특별관리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을 수 있을까?간단히 말씀드리죠. 물은 임계점인 100℃에 이르러야 비로소 기화되어 수증기가 됩니다. 우리 사회 시스템도 이 물과 같습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다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혼란이 시작됩니다. 이미 한국 사회는 임계점을 넘은 지 오래되었죠. _195쪽『특별관리대상자』 속 한국 사회는 갈등으로 포화상태다. 혼란이 지속되자 시스템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일어났고, 그 요구는 초법적 합의체인 컴퍼니를 태동케 한다. 컴퍼니의 설계자 정인구는 시스템 불온지수를 측정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한다. 시스템 불온지수가 임계점인 50퍼센트를 넘으면 사회는 불안정해진다. 또한 인공지능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특별관리대상자’로 필터링하는데, 컴퍼니는 불온지수를 임계점 아래로 내리기 위해 특별관리대상자의 처리를 해적에게 맡긴다.소설 속에서 특별관리대상자는 사회의 해충으로 취급받는다. 그들의 ‘박멸’ 여부를 결정하는 건 고작 컴퍼니 일원들의 OX 버튼이다. 주원규 작가는 사회파 리얼리즘의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독자들을 소설 속 심판의 현장으로 데려다 놓는다. 지금 한국 사회의 불온지수는 몇 퍼센트일까? 우리가 사는 사회 어딘가에서도 누군가 ‘특별관리대상자’로 분류되고 있지는 않을까? 합리적인 사회를 향한 순수한 열망이 어떻게 피의 참극을 불러오는지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우리에게 묻는다. 완벽한 질서를 위해 선함을 잃어야 한다면 과연 그 사회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작가의 말갈수록 부패하고 편법이 팽배해가는 세상에서 이 사회를 완벽히 중립적이고 기계적인 시스템이 관리하거나 심판해주면 좋겠다는 기대 내지는 강렬한 열망이 제가 듣고 느껴온 것의 실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현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진화하고 확대 재생산되었습니다. 인구 1000만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 제도권 밖에서 운영되는 특별감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니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소문에서부터 시작해 세상을 극단적으로 정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감행되어 다수의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혁명이 준비되고 있다는 설익은 논의까지. 이러한 말들이 떠도는 이유에 대해 좀 더 근원적인 탐색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탐색 의지로 심화된 접근의 범주에 일정량의 스토리텔링이 포개어져 본 작품 『특별관리대상자』를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 오늘의 세상을 지배하는 점점 더 비극적이고 종말론적이 되어가는 현상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그 최소한의 반응을 가능하지 않은 저항의 방식으로 말해나가는, 무위에 가까운 뚝심과 버티기가 필요한 글쓰기를 차츰 꿈꾸게 되었습니다. 감히 밝히면 본 작품 『특별관리대상자』가 이러한 버티기의 첫 시작이라 말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거창한 의도와 다르게 소설은 소설 그대로 읽혀야 할 것이란 소박한 기대도 함께 담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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