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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시계
아홉 시의 약속 초록도 빨강도 아닌 빨갱이 아들 어디 갔어? 은행나무 집 남과 북, 한쪽을 택해야 한다면 나를 기다리는 사람 이동창과 이동재 다시 벌교로 노랑 신호등 가족이라는 희망 언젠가는 만날 거야 작가의 말 역사의 현장에서 내 미래의 발자국을 찾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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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주제는 ‘통일을 해야 할까?’이다. 찬성의 초록 신호등은 왼쪽, 반대의 빨강 신호등은 오른쪽,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노랑 신호등은 가운데로 모이기 바란다.”
“네, 선생님!” 아이들은 한목소리로 대답하고 나서 생각에 잠겼다. 물론 생각 없이 무작정 자리를 잡는 아이들도 있었다. 초록과 빨강 신호등을 번갈아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도 보였다. 나는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신호등 푯말만 만지작거렸다. --- p. 29 호흡을 가다듬고 태엽을 돌리기 시작했다. 끼릭, 끼릭 태엽을 네 번 감았다. 그러자 어제처럼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시계추와 분침이 움직였다. “할아버지…….” 나는 버릇처럼 할아버지를 부르며 분침을 거꾸로 돌려 12에 맞췄다. 시침도 다시 9로 돌아가 닿았다. 턱! 나는 질끈 눈을 감았다. --- p. 40 “우리 77 수용소에서 단 한 명이라도 북쪽을 선택한 포로들이 나와서는 안 된다. 인민군에 끌려왔든, 자원했든 너희 의용군들은 전쟁터에서 있어서는 안 될 어린 나이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확실히 해 두어야겠다.” 아무도 장 박사의 말에 토를 달지 않았다. 장 박사는 일일이 위치를 찍어 주며 명령을 내렸다. “왼쪽은 남쪽, 오른쪽은 북쪽,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가운데 그냥 남아.”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어딘가 모르게 위엄이 서려 있었다. --- p. 73 “얘가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거니?” 수진이가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빽 질렀다. 토론의 달인이 여태 보여 주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성질 급한 경태가 했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옆에 있던 아이들도 조금 의외라는 얼굴로 수진이를 지켜보았다. 나는 틈을 주지 않고 곧바로 몰아쳤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게 아니야. 수진이 네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구명 튜브 하나 없는 막막한 현실로 만들어 버린 게 문제라는 거야. 정말 우리 대한민국이 네가 말한 비유처럼 아무런 대안이나 대책이 없는 막다른 나라 같다고 생각하는 거니?” --- p. 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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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시계를 통해 6·25전쟁 속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이 책의 주인공 시우 역시 통일에 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평범한 어린이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유품 속에서 사진 한 장을 발견하고,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댕댕시계의 태엽을 감았다가 시간 여행을 하게 되지요. 시우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70여 년 전의 6·25전쟁 속. 시우는 이유도 모른 채 인민군이 되어 치열한 전투 속 포화를 겪고 겨우 현재로 돌아왔지만 할아버지의 비밀은 점점 더 아리송해집니다. 며칠 후, 시우의 교실에서는 통일 토론 수업이 열립니다. 통일에 대해 찬성하면 초록 신호등, 반대하면 빨간 신호등을 들고 각자의 주장을 펼쳐야 하는데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한 시우는 같은 반 수진이에게 아무 생각 없는 노랑 신호등이라며 놀림을 당합니다. 하지만 세 번의 시간여행을 마친 후 6·25전쟁의 아픔과 비극을 경험하게 된 시우는 당당하게 통일을 찬성하는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빨간 신호등을 들었던 수진이가 반대하며 들었던 근거들을 논리적으로 깨뜨려 줍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할아버지의 진짜 고향이었던 벌교로 향하며 할아버지가 차마 신청하지 못했던 남북 이산가족 신청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아홉 시, 댕댕시계가 울리면』은 일종의 판타지 동화입니다. 댕댕시계는 어린이들에게, 이념 갈등으로 남북이 서로 총을 겨누었던 당시 상황을 보다 생생하게 알려 주기 위해 저자가 이야기 속에 만들어 놓은 타임머신입니다. 댕댕시계의 시간 여행을 통해 전쟁의 공포와 아픔을 생생히 느낄 수 있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정세와도 복잡하게 맞물린 통일 문제에 대해, ‘정치’와 ‘이념’, ‘실리’만이 아니라 70년이 지나도 아물지 않은 ‘가족’의 아픔도 생각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