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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채색 묘비 앞에서 / 술래잡기 후의 고독 / 아리스토텔레스의 나무 / 나 역시 아르카디아에서 쓸모없음을 줍다 / 긴 피리의 남근을 불어주오, 가련한 가수의 코를 물어주오 / 호양나무의 고요를 따라 / 주홍 책 읽기 / 3계명 / 나는 나의 음부에 들어간 신만을 의지하노라 / 겨울 대육각형 / 겨울 대육각형 / 우주 에세이 / 나의 개는 포도나무였으므로 / 성야(星夜) 사진을 찍다 / 시인의 성좌는 별자리 뒤편의 고요한 뒤따름 / 수대권(獸帶?)으로 가는 사람들 / 포도 닫기의 날 / 시체는 참으로 짙은 빵 / 포도 닫기 / 부탁의 나무 / 묘갈(墓碣) A / 여름 산과학(産科學) / 짐(?)이라는 이름의 술 / 영도(零度)의 술 / 야소교흥망약전(耶蘇敎興亡略傳) / 포도 닫기 주변 / 나는 자기 꼬리를 공격하는 개처럼 풍물시(風物詩)의 자기 위협을 근심하지 않으리 / 칸트의 밤꾀꼬리 구절 / 만찬중 떠올린 의무 / 문학가의 연문(戀文) / 친밀성과 밑바닥 / 케르베로스의 정 많은 하루 / 추수 후 쌀겨 고르기 / 귀신이 있다 / 여름 노장(露場) 에세이 / 히페르보레이오스의 나라 / 프네우마와 함께 계절이 오고 / 은총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완성한다 / 천(千)의 모습의 첫 문자 / 좋은 가부장의 시 / 은총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완성한다 / 슬(蝨)처럼 취하다 / 령(?) / 꽃 / 야좌도(夜坐圖)에서 길을 잃다 해설|그리하여 다시 한번 더! |김정현(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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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세상은 나와 같은 악인은 감히 쓸 수 없는 맑은 시일 것이므로,
--- 「칸트의 밤꾀꼬리 구절」 중에서 선생은 위급한 자연이었다. 계절이 희박한 곳을 향해 쇄빙선 한 척이 깊이 부수며 가로지르는 일은 꼭 시와 같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슬픔의 재능이 아니라 재능의 슬픔입니다. 오늘은 잘 삶은 강낭콩을 가져왔습니다. 만유(萬有)를 걸어둘 모서리를 다듬기 전에, 함께 한 줌씩 가볍게 집어먹기 위해. --- 「묘갈(墓碣) A」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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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994년부터 2018년까지 나는 시인이었다. 글쓰기가 실천이며 글쓰기를 감행한 모든 자가 용기 있는 자라고 믿었던 한때나마 나의 도덕은 충동적인 것이었다. ‘직접적인 것에 대해 직접적으로는 회상할 수 없다는 물질과 정신의 유일하게 합의된 원칙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우리에게 있는 것처럼 그 자신에게도 있을 수 있는가’를 묻는 정신 외엔 아무것에도 도전하지 않았던 얕고 묘한 술을 추모한다. 2020년 5월 조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