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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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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
산으로 간 동학 최종성
황금산 가는 길 구형찬
인왕산에는 아직도 호랑이가 산다 김동규
종산에서 조상을 사색하다 심일종
우리는 왜 산에 가고, 산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나 심형준
지은이 소개

저자 소개5

崔鍾成,崔鍾成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역사민속학회장을 역임하였다. 지은 책으로 『한국 종교문화 횡단기』, 『동학의 테오프락시』, 『기우제등록과 기후의례』, 『역주 요승처경추안』, 『조선조 무속 국행의례 연구』,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공저), 『고려시대의 종교문화』(공저), Korean Popular Beliefs (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세계종교사상사2』(공역), 『국역 차충걸추안』(공역), 『국역 역적여환등추안』(공역) 등이 있다.

최종성의 다른 상품

서강대학교 K종교학술확산연구소 연구교수이자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강사이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에서 학사,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 객원연구원 및 인류학과 강사,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객원교수 등을 지냈다. 종교문화의 진화 인지적 기반, 문화 진화의 인지적 제약, 경험과학적 종교 연구 방법론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한국의 종교학』(공저),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공저), 『우리에게 종교란 무엇인가』(공저)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국역 차충걸추안』(공역), 『국역 역적여환등추안』(공역) 등이 있다.

구형찬의 다른 상품

서강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에서 동아시아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학교 종교연구소 선임연구원이며, 서강대학교와 서울대학교 강사이다. 지은 책으로 『환동해지역의 오래된 현재』(공저), 『종교는 돈을 어떻게 가르치는가』(공저), 『샤머니즘의 사상』(공저), 『우리에게 귀신은 무엇인가』(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무당, 여성, 신령들』(공역)이 있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객원연구원으로 있으며, 한국역사민속학회와 붓다아카데미 이사로 활동하며 중국 남경대학교 인류학연구소와 학술 교류를 하며 지낸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및 종교와 문화 강의를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정선의 세시풍속』(공저)이, 주요 논문으로 박사 논문인 「유교 제례의 구조와 조상관념의 의미재현: 제수와 진설의 지역적 비교를 중심으로」와 「조선 전기 국행수륙재 찬품연구」, 「현대 한국의 조상의례문화 연구」가 있다.

심일종의 다른 상품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한국 종교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에서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종교 개념사, 민속 종교, 인지종교학, 응용종교학 등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아편(마약)과 종교」, 「강릉단오제 주신 교체 문제 고찰」, 「‘신화적 역사’와 ‘역사적 신화’」, 「사회성의 진화와 종교 논의로 본 근미래의 종교문화」가 있다.

심형준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15쪽 | 332g | 153*225*20mm
ISBN13
9788961473705

책 속으로

간혹 산중에서 길을 잃고 당혹해하는 것은 어쩌면 문화 없는 자연에 휩싸였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험한 길이라도 그것을 따르는 것은 옛사람들이 구축한 문화에 기대는 것이고 그 지혜를 빌리는 것이어서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없던 길을 홀로 내겠다고 작정할 때는 장기간에 걸쳐 만인이 축적해온 문화적 전통을 외면하는 것이고, 단번에 그것을 능가해보겠다는 야심과 모험심을 발휘하는 것이어서 늘 위험과 저항을 감내해야 합니다.
--- p.30~31

수운의 동학 인생을 돌이켜보면 산의 인생이기도 했습니다. 기도를 성취한 곳도 산이요, 종교적 각성과 득도를 이룬 곳도 산이요, 피신하며 경전을 저술한 곳도 산이요, 다시 포덕에 열중하다 피체된 곳도 산이었습니다. 산에서 시작해서 산으로 마감되었으니 수운의 동학은 가히 산의 동학이고, 산으로 간 동학이라 할 만합니다.
--- p.38

산은 신화적 영웅의 하강처나 시조의 강림처로 받들어질 정도로 고대의 종교적 이미지가 응축된 곳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그러나 산은 신종교 전통에서도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기도처로 각광 받을 만큼 근대에도 막강한 곳이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동학만 해도 산이 지닌 영험성의 원천과 응축을 놓치지 않고 산으로 간 것입니다.
--- p.51

각자의 삶 속에서 산을 경험해온 방식과 내용은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는 생존하기 위해 척박한 산자락에서 새로운 터전을 일구어야만 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경제 발전과 국토 개발의 필요에 따라 산과 다투는 데 참여했을 것이며, 다른 누군가는 산의 비범함에 기대어 고매한 꿈을 꾸거나 옷매무시를 다듬고 두 손을 모았을 것입니다.
--- p.57

마을 뒷동산은 언젠가 그 산자락에 처음 집을 지은 사람을 자기 품에 너그러이 받아주었고, 마을에서 살고 있는 그 누구보다 그곳에 오래 머물렀으며,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마을을 일구고 살아왔는지 오랜 세월 동안 똑똑히 지켜보았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니 그 산자락에 터전을 마련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산제사를 모시면서 마음속에 그 산의 신성이나 산신(山神)을 떠올리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런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p.58

인왕산은 기암괴석들이 주는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미학적 공간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다양한 종교적 실천의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까닭에 인왕산을 ‘서울의 계룡산’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미학적 대상이자 동시에 주술적 사유의 대상으로서 인왕산이 가지는 양의성(ambiguity)을 경험합니다.
--- p.92

산이 하늘과 땅을 매개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신화적 사유의 대상이자 집단적인 의례와 개인적인 기도와 같은 종교적 실천 공간으로 활용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산과 관련한 다양한 ‘신성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데에는 인간의 무의식이 깊숙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p.93

종산은 한국인들의 문화 속에서 생겨난 산이기에 우리의 생각과 사상과 얼굴을 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무덤의 역사를 훑어보아도 종산, 즉 문중산은 한국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특이성을 강하게 띠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종산은 한국인들의 피가 땅 위로 솟아오른 지형지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p.122

종산의 문화 답사는 산을 순례하는 여정이자 조상과의 만남을 염두에 두는 기행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조선 사람들에게 산에 조상을 모시는 일은 궁극적으로 조상의 품 안에서 살겠다는 의지와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즉 조선 사람들에게 종산은 망자들의 안식처에 머물지 않았으며 후손들은 종산과 종산 권역 내에 있는 임야에 적극적으로 기대고 살았습니다.
--- p.129

사람들은 산을 경험하며 이세계(異世界)를 꿈꿉니다. 그 상상의 꿈은 우리의 현실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 p.163

산을 오르는 것 자체가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변화시킵니다. 생리적, 정신적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그 변화는 단순한 메타포가 아닙니다. 인간을 다른 존재로,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그런 존재로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산은 특별한 공간을 넘어서 특별한 존재로 인식될 수 있는 ‘실질적’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 p.208

출판사 리뷰

종교 민속을 꽃피워낸 산의 현장을 만나다

이 책의 다섯 가지 산 이야기에서 우리는 산으로 간(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경건한 수련을 위해 산에 들어간 동학의 지도자를 만나고, 임경업 장군을 모셔 와 그들만의 사당을 꾸린 소박한 마을 사람을 만나고, 궂은 환경 속에서도 산속에 깃든 신령들을 찾아 기도의 순례를 마다않는 무녀를 만나고, 집안 조상들의 묘역을 찾은 자부심 강한 후예들을 만나고, 산이 제공하는 갖가지 의미를 음미하며 산을 오르는 각양각색의 현대인들을 만난다. 그리고 이들을 통해 우리는 갖가지 성스럽고 흥미로운 종교 민속을 꽃피워낸 산의 현장을 만난다. 양산의 천성산, 서산의 황금산, 서울의 인왕산, 분당의 어느 종중산, 그리고 어느 산이라고 못 박을 것 없는 산 일반이 우리가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그러한 산의 현장들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

첫 번째 이야기, 「산으로 간 동학」은 동학이 시작된 요람으로서의 천성산에 주목하고 그곳을 답사한 이야기다. 산은 신화적 영웅의 하강처나 시조의 강림처로 받들어질 정도로 고대의 종교적 이미지가 응축된 곳으로 인식되곤 했다. 그러나 산은 신종교 전통에서도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기도처로 각광 받을 만큼 근대에도 막강한 곳이었다. 동학만 해도 산이 지닌 영험성의 원천과 응축을 놓치지 않고 산으로 갔다. 동학 하면 으레 민중의 함성이 가득 찬 갑오년(1894)의 들판을 떠올리지만 동학을 가능하게 했던 원천과 내실은 경신년(1860)의 산중에서 고요하게 준비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경신년의 동학을 예비했던 수운의 양산 천성산의 기도는 진정한 의미에서 산중 동학의 출발이었다. 천성산의 내원사와 적멸굴은 산중의 동학이 지닌 종교성이 응집된 최적의 장소로 간주된다. 후대의 동학 지도자들은 교조 수운이 기도와 공부에 몰입했던 옛 수도처를 순례하며 새로운 각성과 감흥을 이끌어내기 위해 산으로 갔다. 수운에게 있어 산은 정성을 다하는 기도터이고, 무극대도를 체득하는 득도의 장소이며, 쫓기는 와중에도 하느님의 강화를 받고 경전을 저술했던 곳이며, 종국에는 포덕에 힘쓰다 피체되어 종교적 활동을 마감했던 현장이다. 가히 산으로 간 동학이라 할 만하다.

두 번째 이야기, 「황금산 가는 길」은 종교학자가 충남 서산의 독곶 바닷가에 있는 조그마한 산인 황금산에 대해 경험하고 생각한 일들을 정리한 글이다. 황금산은 오랫동안 어느 특정 마을과 고정적으로 의례적 관계를 맺어온 산도 아니고 널리 알려진 명산도 아니지만 아름다운 경치, 풍부한 전설, 종교 민속 등을 품고 있어 매우 흥미로우며, 서사면이 절경을 이루면서 바다에 접해 있는, 바다와 하늘과 땅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서 역사, 문화, 종교 민속의 측면에서 생각할 점들이 많은 곳이다. 이 글은 특히 산 정상에 있는 황금산사라는 사당에 천지신명의 신위와 함께 봉안되어 있는 산신 그림과 임경업 장군 그림이 사실은 황금산 외부에서 온 것이라는 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추적한다. 사람만이 산으로 간 것이 아니라 신도 산으로 간 것이다. 황금산은 과거의 기우제와 황룡 전설과 같은 전통적인 화제뿐만 아니라 현대의 종교 민속이 새로 일궈내는 이야기를 담은 작지만 큰 산이다.

세 번째 이야기 「인왕산에는 아직도 호랑이가 산다」는 ‘다니’라고 하는 무녀(巫女)의 인왕산 기도행을 좇아가며 곳곳을 신성하게 만드는 그녀의 종교적 상상력을 추체험하고, 인왕산의 기도꾼들과 민속 행위자들의 실천이 어떻게 민속적 신성성을 구성해내는지를 펼쳐 보인다. 경복궁을 기준으로 우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은 호랑이와 관련된 전래 이야기들을 상당히 많이 간직하고 있다. 한양을 둘러싼 네 개의 산 중에서 산세가 가장 크기 때문에 호랑이가 출몰했을 가능성이 컸을 테지만, 이제 인왕산은 호랑이가 주는 두려움보다는 기암괴석들이 주는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미학적 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인왕산을 찾는 기도꾼들의 종교적 상상력 속에서 호랑이는 여전히 살아 있다. 인왕산은 민속-종교적인 층위에서 이해되는 신성한 공간이자 민속적인 신성성을 실체화하는 공간으로 이해된다. 인왕산은 ‘서울의 계룡산’으로 불릴 만큼 전국에서 많은 기도꾼이 찾는 영험한 산으로, 인왕산의 영험성은 남사면에 마련된 기도터에 집중되어 있다. 그곳을 찾는 기도꾼들의 종교적 경험과 상상력, 그리고 경건한 실천을 통해 인왕산의 영험성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네 번째 이야기, 「종산(宗山)에서 조상을 사색하다」는 성남시 분당중앙공원 내에 자리한 한산이씨 종산을 찾아 시제를 참관한 종산 문화유산 답사기다. 종산은 조상들이 잠들어 있는 종중산으로, 아무리 완만해도 엄연한 산이다. 물리적인 고도가 아닌 혈연 공동체의 끈끈한 질적 농도가 만들어낸 상상의 산이라 할 수 있다. 이 글은 ‘우리’가 아닌 너와 나로 분절되어 살아가는 일상에서 종산을 찾는 것이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 질문하며 종산의 의미를 탐색해나간다. 종산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올랐고 또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지금도 오르고 있는 산이지만 이제는 종산과 결별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심지어 그곳을 왜 굳이 떠올리고 올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뿌리에 관심 없는 현대 한국인들에게 종산은 문화적으로 선택 가능한 영역에 있을 뿐이며, 현대의 도심 속에서 종산의 운명이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집안의 연속성과 영광을 안겨준 조상이 묻힌 곳, 그들에 대한 응집된 기억이 누적되어 있는 곳, 그리고 전통의 힘이 쇠약해진 오늘날에도 후손들의 순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그런 종산이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마지막 이야기는 「우리는 왜 산에 가고, 산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나」를 묻는다. 사람들은 가지가지 이유로 산에 오른다. 산을 오른 사람들은 거기에서 어떤 경험을 가지고 돌아오고, 그것이 산을 말하는 숱한 화젯거리가 된다.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이야기 속에는 산이 갖는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원천이 들어 있다. 산에 오르는 이도, 그들이 올라야 하는 이유도 각양각색이고, 입산과 등산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산의 이미지도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그러한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산은 우리의 일상과 분리된 곳이라는 기본적인 토대 위에서 상징과 이미지의 특성을 일정하게 공유한다. 산 그 자체의 모습, 산 오르기의 경험, 산의 상징적 의미는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이 글은 산의 신비, 상징성, 의미가 산과 사람의 관계 맺기 방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여러 각도로 조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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