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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바다에서 14 / 새해를 맞으며 15 / 新 사랑가 16 / 억새 17 / 詩 18 / 너에게 19 / 사랑의 이름으로 21 / 아내의 눈물 23 / 그대가 온다 24 / 아, 민주정부 25 / K선생님께 26 / 우리 동네 홍씨 28 / 발에 대하여 30 / 다시 바다에서 31 2부 지렁이 35 / 겨울모기 36 / 게의 변명 37 / 거미 38 / 똥개가 포인터에게 39 / 기실린 도새기가 도라맨 도새기에게 40 / 이? 41 / 도마뱀 42 / 개미 43 / 개똥벌레 44 / 별주부 傳 45 / 일본 뇌염에 걸리지 않는 방법 46 / 소牛 혹은 소까이疏開 48 / 군집群集 50 3부 분부사룀 54 / 한라산 전사의 마지막 노래 57 / 우리들의 땅 58 / 死點dead point 59 / 암癌 61 / 매립된 사랑, 피어나는 폐허 63 / 실습일지 65 / 눈眼 68 / 그들을 위해서라면 70 / 그들에게 차라리 아편보다는 독약을 주어라 73 / 운동부족·1 76 / 운동부족·2 77 / 운동부족·3 79 / 운동부족·4 81 4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84 / 꿈 88 / 新 해방가 93 / 어느 해 봄의 기록 103 5부 이덕구 산전 117 / 오미자 118 / 삽질 119 / 여뀌와 대우리 120 / 재일 조선인 4세 소녀에게 121 / 아픔을 잇고 기억을 나누는 바느질 집 124 / 개민들레 126 / 멸망의 지름길로 제 무덤을 파리라 127 / 새해부터는 129 / 지금은, 강정에서 132 / 악연 134 / 의義135 발문 광대시인 혹은 시인광대, 김경훈_김수열(시인) 139 해설 ‘김경훈’이라는 송곳의 시작_김동현(문학평론가) 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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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적당히
비판당하지 않을 만큼만 적당히 비판하고 매 안 맞을 만큼만 적당히 개기고 잡혀가지 않을 만큼만 적당히 투쟁을 외치고 그래서 적당히 살도 찌고 배도 나오고 얼굴에 적당히 개기름도 흐르고 그래서 적당히 살림도 차리고 적당히 아이도 기르고 그렇게 적당히 여유도 있고 그렇게 적당히 부족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적당치 않아 보이는 것들에 대해 적당히 아주 적당히 경멸하고, 두려워하기도 하고 적당히 동정하고, 비웃기도 하면서 피 찰찰 흐르는 고민은 항상 시간이 없고 땀 팡팡 나는 실천은 항상 딴 사람 몫이고 그리하여 마땅히 적당한 때 적당한 곳에서 적당히 꽃피는 아름다운 환상 속에서 적당히 아주 아주 적당히 살해되고 아주 흔적도 없이 적당히 버려지는 그런 적당한 사회에 적당한 인간으로 적당히 길들여지는 적당한 법칙 안에 적당히 적응하는 그래서 동물적인 그래서 적당한 당신은 --- 「운동부족 2」중에서 어둠이 빛을 이기는 시대에는 마지막 타다 남은 한 점 불꽃이라도 키워야 한다 다만 이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하여 더 큰 사랑으로 보복하기 위하여 --- 「새해를 맞으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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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자서
나의 시들을 고통받는 사람들과 고통을 근절시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그리고 내 아내와 예쁜 딸 소영에게 바친다. 2020년 자서 27년이 지났다.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고 고통을 근절시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남아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운동을 떠나 갔다. 혹은 다른 길로 혹은 전향하기도 하고 혹은 먼저 세상을 뜨기도 하였다. 한번 간 사람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진짜로 남는다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버리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까지 남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 아닐까. 지극히 부족한 운동으로도 나는, 후배들의 각별한 수고에 어쭙잖게 기록을 또 하나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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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훈 형은 언제나 현장의 복판에서 시를 실천한다. 그러면서도 ‘운동부족’이라고 자신을 혹독하게 다그친다. ‘게으른 방관자’로서 ‘그저 적당히’ 가끔씩 ‘느슨한 세포분열’을 하면서 ‘미지근한 싸움’ 정도만 겨우 시늉하는 나로서는 부끄러울 따름이다. 다시금 읽는 형의 시는 삼십 년 세월에도 변함없이 푸르뎅뎅하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펄떡인다. 교조적 관념이나 허튼 수사를 멀리하고 생활 속에서 뚝심 있게 불러온 온몸의 노래였기 때문이다. 60을 눈앞에 두고도 언제나 탄탄한 청년인 형에게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김동윤 (문학평론가, 제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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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도 저항 시인이 있다. 강덕환과 김경훈. 시인 강덕환이 윤동주라면 시인 김경훈은 이육사를 닮았다. 그는 인민유격대장 이덕구 평전을 쓰겠다고 오래전부터 포부를 밝혔는데, 지금은 이 시대의 이덕구처럼 살고 있다. 연극도 해서 배우 최민식을 닮기도 했지만, 그는 시인이기에 시로 투쟁한다. 〈한라산 전사의 마지막 노래〉는 마지막 전사의 마음으로 시를 쓰겠다는 각오다. 이 시집은 어느 아나키스트 시인의 반성문이 아니다. 나 자신부터 거듭나는 몸의 정신으로 정의를 말하겠다는 다짐의 기록이다. 그의 시들이 증언이 되어 시의 진정성을 부여한다. 이 시집을 읽으려거든 가능하면 그의 육성을 들어보고 그 목소리를 연상하며 읽기를 바란다. 그러면 시는 햇볕에 그을린 낯빛으로 맑은 눈빛을 보여줄 것이다. - 현택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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