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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고양 서오릉 강화 고인돌 대구 불로동 고분군 공주 무령왕릉 김해 수령왕릉 영월 장릉 경주 대릉원 서울 선릉과 정릉 부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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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무덤을 방문한 날 아침부터 시작하여 귀가 시점에서 끝나며 주로 이동 경로를 서술한 검은 글자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 얘기를 굳이 늘어놓은 하얀 글자가 고루 섞여 있고, 팔로워가 100명 남짓한 계정에 올렸을 때 20분이 넘도록 한 명도 하트를 누르지 않아 뒤늦게 삭제한 사진들을 덧붙였다.
--- p.15 옷이고 머리고 다 젖을 테지만 딱히 피할 곳도 보이지 않았다. 걷는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지, 하고 계속 걷는데 이게 꼭 지금 같았다. 돈은 썩 못 벌지만 글 쓰고 책 만드는 일도, 때마다 착실하게 힘들어하며 서른 해나 살아버린 인생도 너무 한중간이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지금이었다. --- p.32 빗물에 녹이 슨 건지 아니면 누가 와서 일부러 뜯은 건지 모서리의 접합 부분이 벌어져 있는데 그 안으로 목재 및 스펀지 같은 충전재와 거미줄이 엉켜 있어 온몸으로 나는 절대 돌이나 바위가 아닙니다 말하고 있는 고인돌 모형이었고 더 의아한 건 그 위에 사람들이 쌓아둔 돌탑이었다. --- p.42 죽음 자체보다, 내가 그 죽음을 충분히 슬퍼하지 못할 게 두려웠다. 그러고 보니 애도의 목적 없이 관광지 같은 무덤만 돌아다니겠다는 이 프로젝트가 나라는 사람의 한계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 p.70 들어가지 마시오 Do not enter 안내문 옆으로 미끄럼 주의 Wet floor 안내문이 함께 있는 걸 보면 관리하시는 분들의 입장도 제법 복잡한 것 같았다. --- p.82 그냥 셀카 화면이 보이는 것도 제법 민망한데 자꾸 왼손으로 코를 파서 대체 뭘까, 코를 파면서도 멋져 보이고 싶은 마음이란, 인간의 욕심이란 뭘까 의문 속에서 잠들었다. --- p.94 지도를 안 보고 직접 찾아갔다면 훨씬 쉬웠을 텐데 지도에서 길 찾기 결과랑 왜 다르지? 하면서 현실을 지도에 욱여넣으려는 일이 요즘 들어 무척 잦다. 현실의 축소판인 지도만 보고, 진짜 현실에선 오? 왜 지도랑 다르지? 이러고 있으며 길 찾기 결과가 알려준 길 말고 다른 길은 없는 줄 안다. --- p.106 홍살문이 담장과 너무 가까워서 겨우겨우 남겨둔 것 같았다. 무덤만, 정말 무덤인 부분만 가까스로 남겨놓고 나머진 어떻게든 바깥 땅으로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이 다분했다. --- p.1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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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크고 오래된 무덤을 한 달 동안 둘러본 기록’
『대형무덤』은 ‘거울 너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큰 무덤을 찾아다닌 이야기로, 저자는 국내의 크고 오래된 무덤 8곳(고양 서오릉, 강화 고인돌, 대구 불로동 고분군, 공주 무령왕릉, 김해 수로왕릉, 영월 장릉, 경주 대릉원, 서울 선릉과 정릉)을 임의로 선정하여 2017년 9월 한 달 동안 관람하였다. 오직 산책의 대상으로, 집을 나서 큰 무덤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동안 찾아낸 장면과 지나간 단상을 소개한다. ‘역사적 탐구나 애도의 부채감 없이 산책하며 돌아본 무덤’ 이 책의 서문은 저자가 집 주변 공동묘지를 산책하는 장면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묘비 앞에 놓인 가지각색의 꽃다발을 떠올리며 ‘외부인에게 널리 공개되어있고 구태여 슬퍼하지 않아도 되는 무덤 같은 건 없을까’ 궁리하던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적 탐구나 애도의 목적 없이 산책의 대상으로 큰 무덤을 구경하는 동안 찾아낸 문장과 지나간 단상을 소개한다. 본문은 무덤을 방문한 날 아침부터 시작하여 귀가 시점에서 끝나며 주로 이동 경로를 서술한 검은 글자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 딴 얘기일 뿐인 하얀 글자가 섞여 있고, 저자는 ‘내가 무덤을 산책 삼아 쉬엄쉬엄 돌아다닌 것처럼 당신도 이 책을 쉬엄쉬엄 읽어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