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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의 십자가 1
시공사 201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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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의 숲

책소개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저자 소개

저자 : 안나 제거스 Anna Seghers
부유한 유대인 골동품상인 라일링 부부의 외동딸로 1900년 독일 마인츠에서 출생했다. 본명은 네티 라일링이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미술사, 역사, 중국학, 철학을 전공하고 1924년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듬해 헝가리의 사회과학자 라즐로 라드바니 박사와 결혼, 이후 두 자녀를 낳았다.
1927년 네덜란드의 화가 헤르쿨레스 제거스의 성을 가명으로 사용하여 [프랑크푸르트 신문]에 단편 [그루베치]를 발표했다. 1928년에는 장편 《성 바르바라 어부들의 봉기》를 평생의 필명이었던 안나 제거스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는데, 이 작품으로 클라이스트 상을 받았다. 같은 해 독일공산당에 입당하고 프롤레타리아-혁명 작가동맹 활동에 나서는 한편, 나치즘의 위협에 대해 경고하는 작품인 《길동무들》(1932)을 발표했다. 그 때문에 게슈타포에 체포되고 작품들이 불태워지는 일을 겪었다. 1933년 나치 정권이 수립되자 파리로 망명했고, 그곳에서 독일 망명자들의 잡지에 참여하며, 나치즘의 원인을 다룬 첫 망명소설 《현상금》을 발표했다. 1937년부터 《제7의 십자가》를 쓰기 시작하여 1939년, 모스크바의 《국제문학》에 첫 몇 장을 공개했으나 ‘히틀러-스탈린 조약’ 체결 후 게재가 중단되었다. 1940년 남편 라드바니가 독일군 침공으로 수용소에 구금되자 남편의 석방과 유럽 탈출을 위해 힘썼고, 결국 이듬해 가족과 함께 수송선을 타고 멕시코로 가는 데 성공했다. 1942년 미국과 망명지인 멕시코에서 각각 영어와 독일어로 《제7의 십자가》를 출간했다. 망명문학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1944년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되어 큰 인기를 끌었고, 1947년에는 게오르크 뷔히너 상을 받아 작가에게 세계적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1947년 서베를린 귀국, 1950년 동베를린 이주 후 작품 활동을 계속했는데, 《죽은 자는 계속 젊다》(1949) 《결단》(1959) 《신뢰》(1968)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시대 흐름을 조명한 3부작이다. 구동독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제1급 국가상, 동독민족상 등 수많은 상을 받고, 1983년 타계하여 베를린의 도로테엔 시립묘지에 안장되었다.
역자 : 김숙희
이화여자대학교 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밤베르크 대학교와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독일 제3제국의 내적망명문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2011년까지 동덕여자대학교 독일어과 교수로 재직했다. 옮긴 책으로 《11월》 《칼립소》 《식물 사냥꾼》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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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7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395g | 137*210*30mm
ISBN13
9788952769558

책 속으로

발라우 선생이 붙잡혀 다시 끌려오자 많은 이들이 어린아이처럼 울었습니다. 다른 동지들을 죽였던 것처럼 그들이 이제 발라우 선생도 살해할 수 있을 테니 말이죠. 히틀러가 집권하고 나서 첫 달에 벌써 저들은 전국 각지에서 우리 지도부 수백 명을 살해했어요. 매달 많은 동지들이 죽었습니다. 일부는 공식적으로 처형당했고, 일부는 수용소에서 고문당하다 죽었어요. 한 세대를 완전히 말살한 겁니다. 발라우 선생이 잡혀 들어오던 그 무시무시한 날 아침에 우린 이 모든 걸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이 일들을 소리 내어 서로 얘기했지요. 우리가 이렇게 근절을 당했으니, 이렇게 초토화되었으니, 우린 후손도 없이 헛되이 죽어야 하나 보다고, 처음으로 소리 내어 얘기했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그때까지 없었던 일, 하지만 우리 민족에게 일어난 일, 한 민족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무시무시한 일, 그 일이 바로 우리에게 닥치고 있다고 말이죠. 세대와 세대 사이에 무인 지대가 생겨, 앞 세대의 경험이 다음 세대로 전해질 수도 없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한 사람이 투쟁하다 쓰러지면, 다른 이가 깃발을 물려받아 싸우다 쓰러지지요. 그러면 그다음 사람이 그 깃발을 받아서 싸우다 또 쓰러집니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우리에게 공짜로 주어지는 것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받아 쥐려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래서 우린 발라우 선생을 데려올 때 양쪽으로 늘어서서 그에게 침을 뱉고 쳐다보던 그 젊은이들이 딱했습니다. 나치는 이 나라에서 자라난 최상의 것을 다 뽑아내 버린 겁니다. 아이들에게 그걸 잡초라고 가르치면서요. 저 바깥의 사내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은 모두 히틀러 청소년단을 거치고 근로봉사와 군대를 거치면서, 짐승에게 양육받아 자기를 낳아준 친어머니를 발기발기 찢어 먹은, 저 전설 속의 아이들과 같아졌던 것입니다. --- 1권 pp.251~252

사람들을 선동해서 듣는 사람의 등을 타고 내려와 두 눈을 반짝이게 만드는 것, 그것이 행진곡이다. 아주 오랜 추억과 완벽한 망각이 꼭 같은 조각들로 혼합된, 이 무슨 마술이란 말인가? 여기 이 사람들은, 독일 민족이 끌려들어 갔던 지난 전쟁이 행복한 모험이었으며 기쁨과 복지를 가져다주었다고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 행군하는 병사들이 불사신의 아들이요 연인이라도 되는 양, 아가씨와 여인네들은 미소 짓고 있었다.
사내아이들이 저 행진곡의 걸음걸이를 배우는 데는 두어 주일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 동전 한 푼 내줄 때마다 불안하게 또 당연하게 뭐에 쓸 건지 물어보는 어머니들은, 이 행진곡이 연주되는 한, 아들을, 또 아들의 일부분을 전쟁에 내어줘야 하리라. 그리고 음악이 잦아들면 그들은 묻게 되리라. 뭘 위해서였지? 대체 뭘 위해서였어? --- 2권 pp.53~54

피들러 부부는 애초에 아이를 가지려 하지 않았다. 그때는 실업자였고 게다가 아이 양육보다 다른 종류의 일을 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때 그들 부부는 믿었다. 지금, 부름을 받으면 곧장 길거리로 뛰쳐나갈 수 있도록, 자유를 위해 투쟁할 수 있도록 그들은 자유로워야 하고 구속받지 않아야 한다고. 그때 그들 부부는 믿었다. 지금, 자기들은 대단히 젊으며, 나중에도 여전히 젊을 것이라고. 그때는 그 ‘지금’이 이 부부에게 아침처럼 비쳤고, 그 후일은 저녁처럼 생각되었었다. ‘지금’이나 ‘후일’이나 모두 꼭 같이 많은 것을 약속해주는 날이었다. 그들은 제3제국에서는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이 갈색 셔츠를 입고 군인으로 훈련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 2권 p.245

줄거리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제3제국 시기 독일, 1937년 10월 어느 월요일 새벽에 강제수용소 베스트호펜에서 일곱 명의 죄수(게오르크, 발라우, 보이틀러, 펠처, 벨로니, 알딩거, 퓔그라베)가 탈출한다. 사건이 터지자 수용소장은 수용소 안에 있던 일곱 그루의 플라타너스 나무 우듬지를 베어내고 가로로 널빤지를 박아 십자가 모양으로 만든다. 일곱 명의 탈주범을 잡아들여 그곳에 매달기 위해서였다. 사소한 외환 범죄 사건에 연루되어 수용소에 수감된 보이틀러가 탈출 반 시간 만에 첫 번째로 붙잡히고, 지식인 펠처는 어느 개집 안에 숨어 있다 히틀러 청소년단에 발각된다. 주인공 게오르크를 비롯한 나머지 사람들도 나치 돌격대와 친위대를 피해 운명을 건 탈주를 시작하는데…….

출판사 리뷰

반파시즘 망명문학의 최고봉
나치 치하의 독일을 가로지르는 인간 군상의 파노라마

구동독 최고의 작가 안나 제거스의 대표작
반파시즘, 반독재의 상징이 된 기념비적 소설


‘반파시즘 망명문학의 최고봉’,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제7의 십자가》(1942)는 안나 제거스 서사문학의 절정으로, 그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이다. 제거스는 분단 이전의 독일 문학에서, 그리고 분단 이후의 동독 문학에서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망명문학을 논할 때 그녀의 영향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제거스는 유대 혈통에다 독일 공산당원, 프롤레타리아-혁명작가동맹 회원이었으므로 나치 권력자들의 눈에는 이중 삼중으로 낙인찍힌 존재였다. 그럼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나치즘의 위협에 대해 경고하는 작품 《길동무들》(1932)을 발표하여 게슈타포에 체포되고, 작품들이 불태워지며 금서가 되는 일까지 겪었다. 결국 1933년, 나치의 박해를 피해 파리로 망명했는데, 그곳에서 쓴 작품이 바로 《제7의 십자가》이다. 행동가로서 격변기를 치열하게 헤쳐 나갔던 작가가 암울한 조국의 현실에 대해 희망과 염원을 담아 써내려간 작품이 바로 《제7의 십자가》인 것이다.

“오늘날에도 독재 그 자체에 저항하는 소설”

망명문학은 정치적 ? 인종적 이유 때문에 히틀러 치하의 제3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독일 작가들이 해외 망명지에서 쓴 모든 작품을 지칭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작품이 《제7의 십자가》인데, ‘독일 문학계의 교황’이라 불리는 최고 권위의 문학평론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제7의 십자가》를 “오늘날에도 독재 그 자체에 저항하는 소설”이라며 극찬했다. 제거스의 초기 작품들은 가끔 외국을 무대로 삼아 펼쳐지기도 하는데, 그녀가 망명 중에 썼던 작품들은 거의 독일을 배경으로 한다. 오히려 조국을 떠나 있으면서 제거스는 히틀러의 나치즘과 한판 대결을 벌였던 것이다. 또한 이 소설은 프롤레타리아트(무산계급)의 결속과 사회주의 독일에 대한 전망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걸작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결코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
민중의 힘을 일깨우고 자유와 희망의 상징으로 남은 일곱 번째 십자가


《제7의 십자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설치한 강제수용소(Konzentrationslager: KZ)를 탈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KZ는 나치 독일이 공산당원, 사회주의자, 민주주의자 등 나치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자들(후에는 여기에 그저 인종적인 이유로 유대인이 포함된다)을 일반 국민으로부터 고립시켜 말살하고, 나아가 전 국민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국내외에 설치한 감옥이다. 나치 돌격대나 친위대는 이런 사람들을 아무런 재판 절차도 거치지 않고 수용소로 끌고 가 강제 노역을 시키며 기한도 없이 구금하고 일부는 살육하기도 하였다.

소설 속에서 강제수용소를 탈출한 일곱 명의 사람들, 즉 노동자 게오르크, 공산당원 발라우, 외환 범죄자 보이틀러, 지식인 펠처, 곡예사 벨로니, 농부 알딩거, 상점 주인 퓔그라베는 공산당 간부요 제국의회 의원인 투사 발라우를 제외하고는 투쟁적이거나 영웅적인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저 그 시대를 살아가던 보통의 독일인들이었다. 또한 소설에는 주인공 게오르크의 탈주가 그려지는 동안 100명 이상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 역시 일반 민중으로서 이념적이 아니라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역사 기록물과도 같은 부분 부분을 통해, 당시 독일인들이 나치 체제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왜 그들 중 일부는 나치주의자가 되고 또 일부는 체제에 저항했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히틀러의 독일로부터 온 소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작품은, 이처럼 나치 치하의 생활상과 그 이데올로기적 뿌리를 들추어낸다. 독일의 추락 원인으로 그녀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복지와 권리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인간 본래의 충동이 파시즘에 조종당하면서 자유롭게 방출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배신과 억압에 바탕을 둔 비인간적인 나치 체제에 대해 제거스는, 꺾이지 않는 저항만이 평화롭고 정의로운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할리우드 고전 [세븐스 크로스] 원작소설

《제7의 십자가》가 세계적 명성을 얻게된 또 다른 이유는 할리우드 영화화 때문이다. [하이 눈](1952), [지상에서 영원으로](1953) 등으로 유명한 거장 프레드 진네만이 감독을 맡은 영화 [세븐스 크로스](1944)는 오늘날까지도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가장 중요한 나치 독일 영화로 간주되고 있다. 영화가 모두 보여주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들은 본 원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이 위대한 작품은 오늘날에도 독재 그 자체에 저항한다. [……] 나는 정치가 나의 일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제7의 십자가》를 읽으면서 깨달았다. 문학이 그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역할을 할 수 있음을.
-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문학평론가)

‘독일 바깥’의 먼 나라에서 집필된 소설이 비로소 우리 독일 안에 머무른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해주었다. 우리가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던 것들은 ‘진실’이었다.
지크리트 보크(독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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