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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신 판.........7
빅토리아.........199 해설_삶의 신비와 사랑의 수수께끼.........347 크누트 함순 연보.........367 |
Knut Ham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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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내 친구는 숲과 고독뿐이었다. 그 며칠 가운데 첫날보다 더 외로웠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봄은 전속력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_35쪽
계단 밑에서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에드바르다는 창가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보려고 커튼을 두 손으로 잡고 있었다.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터무니없는 기쁨이 내 마음을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서둘러 그 집을 떠났다. 눈은 침침해져 있었지만, 손에 든 총은 지팡이처럼 가벼웠다. 내가 그녀를 얻는다면 좋은 사람이 될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숲에 이르자 나는 다시 생각했다. 그녀를 얻으면 어느 누구보다도 정력적으로 지칠 줄 모르고 그녀에게 봉사할 거야. 그녀가 싸구려 여자라는 게 드러나도, 그녀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할 거야. 그리고 그녀가 내 여자라는 걸 기뻐할 거야. 나는 멈춰 서서 무릎을 꿇고, 겸손과 희망에 찬 마음으로 길가의 풀잎을 혀로 핥았다. _72~73쪽 사랑은 젊은이가 두 눈으로 두 눈을 보는 봄날 밤에 지구를 찾아온다. 젊은이는 응시하고, 입술에 입을 맞춘다. 두 개의 빛이 그의 가슴속에서 만난 듯한 느낌, 별을 섬광처럼 비추는 태양 같은 느낌이다. 그는 그녀의 품에 안긴다. 온 세상이 조용해지고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_231쪽 이젠 너한테 작별 인사를 해야 해. 어두워져서 더 이상 보이지 않아. 잘 있어, 요하네스. 날마다 고마워. 지구에서 날아갈 때도 나는 끝까지 너한테 감사하고, 가는 동안에도 줄곧 네 이름을 속으로 부를 거야. 평생 행복하게 살고, 너한테 저지른 잘못을 용서해줘. 네 앞에 몸을 던져 용서를 빌지 않은 것도 용서해줘. 나는 지금 진심을 다하여 너한테 용서를 빌고 있어. 행복해야 해, 요하네스. 그리고 영원히 안녕. _344쪽 ---본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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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신 판〉의 주인공 토마스 글란은 출생도 나이도 용모도 분명히 기술되어 있지 않다. 어디선가 노를란 지방으로 건너와 숲 속 오두막에서 짧은 두 번의 여름을 보내고 사라지는 인물이다. “짐승 같은 눈”을 가진 그는 알 수 없는 매력으로 여인들을 매혹하지만,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 그리스 신화의 목신(牧神) ‘판’을 제목으로 삼은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글란은 자연에 속한 사람이다. 숲 속에서는 허공에다 글자를 쓰며 “달의 턱 밑을 간질”이고 “숲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편안함을 느끼지만, 사람들 속에서는 술잔을 엎지르거나 사랑하는 여인의 구두를 강물에 던지는 등 사회적 관습에 익숙지 않은 충동적 행동을 한다. 인간에 대해 늘 서툴러 실수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그는 결국 사랑하는 여인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고 인도의 밀림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목신 판〉을 발표하고 4년 후에 출간한 〈빅토리아〉는 전작에서의 신비로운 정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좀 더 대중적인 멜로드라마의 뼈대를 취해 보다 격정적인 감정의 동요를 맛보게 한다. 물방앗간집 아들 요하네스와 부유한 성주(城主)의 딸 빅토리아는 서로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깨달은 후에도 상대의 말 한 마디 몸짓 하나로 인해 끝없는 희망과 환멸 사이를 오간다. “두 눈으로 두 눈을 보는 봄날 밤에” 젊은이를 찾아온 사랑은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내일 밤은 낯선 이에게 호의를” 베풀 만큼 변덕스럽지만, 또한 “젊은이로 하여금 은밀한 길을 따라가게 하고 노인으로 하여금 외로운 방에서 발끝으로 서 있게” 할 만큼 강력하다. 현재시제와 과거시제를 넘나들고 환상과 현실을 아우르는 함순의 신비롭고 격조 높은 문장이 베테랑 번역가 김석희의 정갈한 우리말로 되살아나 그 문학적 감동을 더했다. 서평 〈목신 판〉과 〈빅토리아〉는 불멸의 시다. _토마스 만 20세기 소설의 모든 유파는 함순에게서 유래한다. 토마스 만, 아르투어 슈니츨러 [……] 그리고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 같은 미국 작가들까지 모두 함순의 제자들이다. _아이작 싱어 함순은 나에게 글쓰기를 가르쳤다. _어니스트 헤밍웨이 크누트 함순은 지금까지 존재한 작가들 중 가장 위대하다. _찰스 부코스키 절제되고 우아하며 시적인 언어…… 함순의 소설은 지극히 고요한 시선으로 빚어낸 단순함의 미학이다. _선데이 타임스 헨리크 입센 이후 가장 훌륭한 노르웨이 작가. _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