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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여성 프리랜서를 위한 ‘족보’를 쓰는 마음으로
Part 1. 여기, 나이 많은 여자 프리랜서 있습니다! ① 프리랜서 글 노동의 기쁨과 슬픔 ② 프리랜서로서 전문성을 갖출 수 있을까? ③ “제가 프리랜서가 맞을까요?” ④ 여성 혐오 사회에서 여성으로 일하기 ⑤ 결혼했으니까 프리랜서로 살지? ⑥ 그 많은 40대 여자들은 다 어디로 갔나 Part 2. 혼자 일해도 사규가 있습니다 ① 출근이 없는데 퇴근 시간도 없네요 ② 작업실, 꼭 있어야 하나요? ③ 프리랜서를 위한 연수원이 있다면 ④ 일못러라고 해서, 못난 인간은 아니니까 ⑤ 그래서 얼마 준다는 이야기를 왜 안 하니! ⑥ 프리랜서에게도 구내식당이 필요해 ⑦ 다 쓸데 있는 쉼 Part 3. 혼자 일해도 미래가 있습니다 ① 프리랜서의 지갑 관리 Ⅰ ② 프리랜서의 지갑 관리 Ⅱ ③ 나와, 내 저작권을 지키는 계약하기 ④ 노브랜드 탈출하기 Ⅰ ⑤ 노브랜드 탈출하기 Ⅱ ⑥ 프리랜서와 일할 때 알아야 할 것들 ⑦ 번아웃은 당신 탓이 아닙니다 Part 4. 기승전 치킨집? 아니 기승전 프리랜서! ① 모두가 프리랜서가 되는 시대가 온다 ② 코로나19, 프리랜서를 덮치다 ③ 프리랜서를 위한 나라는 있어야 한다 ④ 서로 응답하라! 프리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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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마흔을 앞둔 비혼 여성 프리랜서로 산다는 것과, 프리랜서로서 삶의 균형을 잡고 내일을 준비하며 일하는 팁, 독립노동자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담겼다. 프리랜서는 누구인지, 비혼 프리랜서나 기혼 프리랜서는 어떤 차별에 노출되는지, 나이가 들고서도 일터에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프리랜서는 노동의 리듬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왜 자주 쉬어줘야 하는지, 어떻게 돈을 벌고 모아야 하는지, 자신만의 브랜드를 쌓아 나가야 하는 이유는 뭔지 적었다. 모두가 프리랜서가 된다는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연대는 무엇이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했다. 나의 글이 대대손손 남아 정철의 「관동별곡」처럼 읽히지는 않겠지만 이 여행지에 막 도착한 여행자가 넘겨보는 족보 정도는 되었으면 좋겠다.
--- p.10 여성 혐오 사회에서 여자로 일하면 매 순간이 ‘미션’이다. 어디까지 용인하고, 어디서부터 화를 내야 할지 테스트를 받는다. 일하는 곳에서 상대방의 혐오 발언에 대처하겠다고 마음먹어도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여성이기도 하고, ‘을’이기도 해서 이중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여자들에게는 늘 ‘부드럽게 대처할 것’ 혹은 ‘유머 있게 받아칠 것’이 권장된다. 그건 조직에 있을 때도 어느 정도는 마찬가지였다. 조직에 있으니 안전할 거라는 건 착각이다. 조직 안에서 용감하게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이 따돌림을 받거나, 예민한 사람으로 취급되어 자기가 원하지 않는 부서로 옮겨지는 사례는 너무 많다. 화가 나서 쏘아붙이면 ‘드센 여자’가 되고, 부드럽게 유머로 승화하면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듣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엇이 좋은 대처 방안인지 고민하는 것도 권력이 없는 자의 몫이다. 내가 상대의 혐오 발언에 대해 반발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나를 이상한 여자 취급할 뿐 변하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굳이 그 상황에서 발끈하는 이유는 ‘그런 말을 하면 누군가는 화를 낸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상대가 뼛속 깊숙이 반성을 해서 새사람이 되기를 기대하지도 않거니와, 내가 그런 선도자의 역할을 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나는 그런 이야기는 사회적으로 금기시되어 있다는 걸 상기시켜주고 싶다. 물론 모든 여성에게 일터에서 강경한 태도로 할 말을 다 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사람마다 자신의 사회적 상황과 맥락이 있을 테니까. 다만 어떤 식으로든 여성 혐오가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드러낸다면 좋겠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 사람들이 다 혐오 없는 선인이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그걸 드러내며 살지는 않도록. --- p.48~49 여성 근속 연수 최장 기업에서도 마흔 넘은 여자가 흔치 않은데, 프리랜서의 세계로 오면 말해 무엇할까? 한 번은 지역의 문화재단에서 내게 관내 문화예술 커뮤니티 조사원 추천을 부탁했다. 나는 그 지역에서 꽤 오래 활동한 사십 대 활동가를 추천했는데, 담당자의 반응이 시원하지 않았다. “이 분야에서 일도 오래 하셨고, 지역 활동 경력도 있으셔서 딱인 것 같아요.” “나이가 좀 있으시던데….” “네, 경력도 충분하시고요.” “경력이 너무 충분하신 것 같아요. 마지막 이력이 팀장님이시던데 이러면 저희가 일을 시키기가.” 나는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뱉었다. “부담스러우세요?” “좀 그렇죠. 어린 분은 없을까요?” 나이와 경력이 많은 게 거절의 이유가 되다니! 내가 일자리에서 거부당한 것처럼 마음이 쓰렸던 건, 솔직히 말해 추천인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라기보다 그의 모습이 내 미래기 때문일 거다. 서른이 넘은 내가 미래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건 경력 쌓기뿐인데, 경력을 쌓아도 일을 얻을 수 없다면 지금의 노력이 다 무슨 소용인가? 자기만족? 자아실현? 나이가 많은 게 함께 일하기 부담스러운 조건이 되는 건 남자든 여자든 매한가지다. 그러나 남자 경력자와 일할 때 우리는 쉽게 그를 ‘형님’으로 모시거나 ‘선배님’으로 우대하는 것에 반해, 여자 경력자와 일할 때는 적당한 포지션을 찾지 못해 쭈뼛거린다. 그가 이름 들어본 어딘가에서 한자리하고 왔다면 또 모를까. 익명의 생계형 프리랜서는 심지어 ‘여사님’이나 ‘이모님’이 되기도 한다. (좋은 의도에서 나온 단어라는 게 슬플 뿐이다.) 한국에서 ‘여자’는 낮은 계급이지만 ‘연장자’는 높은 계급! 일터에서 ‘연장자’인 ‘여자’를 만난 우리는, 그 인지 부조화를 해결하지 못하고 그를 못 본 체한다. “부담스럽다”는 간단한 말로. --- p.69~71 솔직히 말해 마흔이 넘고, 쉰이 넘고, 예순이 넘도록 계속 일하고 싶지만 그 나이까지 업계의 트렌드를 읽고 누구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건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체력과 에너지가 여위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프리랜서 새내기에게 좋은 일감을 양보하며 오래 일한 선배로서 할 수 있을 만한 일을 찾고 싶다. 일이라는 작은 조각을 트렌디한 감각으로 멋들어지게 그리기보다, 그림이 그려지는 큰 판을 설계하고 싶다. 그러나 이 세계에서는 모두가 같은 운동장에 머물러 있다. 운동장에 새로 들어오는 프리랜서는 늘어나는데 운동장의 크기는 그대로고, 모두의 역할도 비슷하다. 사실 문제는 좁은 운동장인데, 싸우다 보면 서로를 원망하게 된다. ‘이제 좀 물러나지’와 ‘그렇게 가격을 후려치니까 다 같이 망하는 거 아니냐’가 맞붙는다. 곧 모두가 프리랜서가 된다고 예측하는 시대, 이제 이 운동장은 좁다며 문 닫고 싶지 않다. 막 프리랜서를 시작한 사람들이 노동권을 보호받으며 건강하게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고, 경력이 오래된 사람들은 그만한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 혹은 그 세계의 프리랜서들에게 조언을 하거나, 계획을 짜거나,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맡았으면 좋겠다. 경력이 화려한 프리랜서 언니들을 으쌰으쌰 떠받들고 싶다. 그들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이제 막 운동장에 도착한 프리랜서들에게도 힘이 되지 않을까? --- p.72~73 내 일의 대가를 높이고, 나를 대체하기 어렵게 만들려면(대체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란 거의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 자신이 브랜드가 되는 일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가? ‘연반인’이나 인플루언서처럼 나 자신이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 나의 작업물이 나를 대신해서 브랜드로 살아남을 수도 있다. 『며느라기』를 그린 수신지 작가처럼 자신만의 그림체를 구축해서 어디다 그려도 ‘저건 수신지 작가님 그림이구나’라는 걸 느끼게 할 수도 있고, 하나의 키워드가 제작자들을 대표하게 할 수도 있다. 누군가가 혹은 어떤 작업물이 대중에게 알려진 하나의 브랜드가 되면, 클라이언트와의 협상에서 조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도 있다. 단순 연차로는 보장받지 못했던 급여가, 브랜드가 쌓이면 조금 올라간다. 내 사례를 들어보자. 나의 프리랜서 생활의 기반은 ‘딴짓’이라는 콘셉트이다. 이 콘셉트가 구축된 출발점이 독립 잡지 『딴짓』이다. 내가 운영하는 딴짓 출판사는 『딴짓』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지만, 사실 책을 팔아 수익을 얻는 것은, 게다가 독립 잡지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건 백 명 중 한 명도 채 되지 못한다. 사실 많은 독립 잡지 발행인들에게 자신의 책은 클라이언트를 향한 포트폴리오 기능을 한다. 『딴짓』을 보고 비슷한 책을 만들고 싶은 업체나 관공서들에게서 연락이 종종 온다. 서울시 청년청과 함께 아카이빙북을 만들고, 남양주시도시재생센터와 함께 지역 잡지를 만든다. 영월군을 홍보하는 책 『그렇게, 영월』도 『딴짓』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인상 깊게 본 담당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독립 잡지를 만들어 서점에 뿌리는 발행인들은, 자신의 노래를 녹음한 테이프를 들고 제작사들을 방문하던 1990년대 뮤지션을 닮았다. --- p.200~201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질수록 자신의 전문 분야가 있다고 여겼던 프리랜서들도 ‘그것을 과연 전문 분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혹은 ‘나의 쓸모는 무엇일까?’라는 질문 속에서 산다. 평생 드럼 치는 일을 하고 살았지만 그게 정말 ‘대체 불가능한 전문’ 분야였는지, 영상 찍는 일을 업으로 삼아왔지만 그 기술 하나로 남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묻게 된다. 이런 질문은 단순히 프리랜서에게만 국한된 질문은 아니다.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여행·관광업에서 일하던 직장인들 역시 이 세계에 안전지대는 없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번 팬데믹에서 타격을 입었던 건 사람을 대면해야 하는 업계 종사자들이었지만, 다음 팬데믹의 모습은 어떨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사회가 위기에 빠졌을 때 살아남는 방법이 아니라, 누군가가 위기에 빠졌을 때 그 사람을 보호할 수 있을 만한 시스템을 그 사회가 갖췄느냐다. --- p.260~261 노동자도 변하고, 노동 환경도 변하고,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도 변하고 있는데 세상의 변화는 아직 더디다. 정부는 전 국민 고용보험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의 제도를 그대로 확대하는 것은 해답이 아닌지도 모른다. 정부가 현실을 따라가는 속도가 느릴 때는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프리랜서를 위한 제대로 된 법을 만들지 않는다면, 프리랜서의 권익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내 표는 당신에게 가지 않는다는 걸 정치인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리랜서들에게도 연대가 필요하다. --- p.2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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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코로나 때문에 망했어’라고 말하지만 사실 모두 ‘똑같이’ 망하고 있지는 않다. 계급, 젠더 불평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여성, 저소득층 그리고 의지할 네트워크가 없는 프리랜서에게는 이 시기가 더 힘들다.” (‘코로나19, 프리랜서를 덮치다’ 중)
비혼 여성 프리랜서인 나는 무사히 마흔이 될 수 있을까? 삼십 대 중반, 비혼, 여성, 글 노동자, 그리고 프리랜서인 작가 박초롱에게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바로 “그 많던 일하는 여성들이 40대만 되면 다 어디로 사라지는가”라는 것. 10여 년 전에 입사했던 ‘여성 근속 연수 최장 기업’에서도 여성의 비율은 10명 중 1명도 안 되는, 고작 8%에 불과했다. 남성과 달리 여성에게는 “경영지원팀 혹은 인사팀 과장으로 일하다 명예롭게 퇴사하는 것”이 권장되었던 그 회사에서 앞날을 내다보기 어려웠던 박초롱 작가는 일찌감치 독립을 선언했지만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6년차 프리랜서 세계는 더욱 가혹하다. 경력에 맞는 대우를 받는 사십 대 이상 여성 프리랜서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는 어쩌면 이런 것이다. “남자 경력자와 일할 때 우리는 쉽게 그를 ‘형님’으로 모시거나 ‘선배님’으로 우대하는 것에 반해, 여자 경력자와 일할 때는 적당한 포지션을 찾지 못해 쭈뼛거린다. 그가 이름 들어본 어딘가에서 한자리하고 왔다면 또 모를까. 익명의 생계형 프리랜서는 심지어 ‘여사님’이나 ‘이모님’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여자’는 낮은 계급이지만 ‘연장자’는 높은 계급! 일터에서 ‘연장자’인 ‘여자’를 만난 우리는, 그 인지 부조화를 해결하지 못하고 그를 못 본 체한다. “부담스럽다”는 간단한 말로.” (‘그 많은 40대 여자들은 다 어디로 갔나’ 중) 『우리 직업은 미래형이라서요: 마흔 너머를 준비하는 여성 프리랜서를 위한 유쾌한 제안서』에는 마흔을 앞둔 박초롱 작가의 고민이 생생하게 담겼다. 롤모델 없이 직접 새로운 일의 맥락을 짓고, ‘여성’이자 ‘을’로서 이중의 고초를 겪는 와중에도 자존을 잃지 않으며, 벽 한 장 없는 허허벌판에서 자기 자리를 개척해나가는 저자의 고군분투담은 같은 처지의 프리랜서들은 물론 언젠가 프리랜서가 될, 일하는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자율성’ ‘독립성’ ‘유연성’ 같은, 프리랜서에 대한 세간의 판타지를 걷고 보면 프리랜서로 생계를 꾸리는 삶의 현실은 이런 것이다. “오른손으로 저글링을 하고 왼손으로 시를 쓰면서 발가락으로 회계 장부를 정리하는 삶”, “서랍에 못 들어가고 바닥에 어질러진 레고 조각 같은 일들을 맞추는 삶”, “자신만의 작은 땅뙈기를 열심히 일구는 화전민의 삶.” “나와 비슷한 삶의 키워드를 가진 사람들이 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정보가 미세먼지처럼 많다는 이 세계에서, 진짜 자신을 위한 팁은 찾기 어려운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인터넷이 되지 않는 아바나에 뚝, 하고 떨어진 여행자에게 주어진 ‘족보’ 같은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들어가며’ 중) 프리랜서가 노동의 미래라고요? 프리랜서 노동의 현재는 이런 건데요? 저자가 당면한 문제는 당연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선 여러 사회 구조적인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고, 일터에서 밀려나고, 아등바등 버텨도 합당한 기회를 만나지 못하고, 불안정하거나 낮은 임금의 일자리를 전전하게 되는 여성 노동의 문제다. ‘유리천장’, ‘경력 단절’, ‘비혼/기혼’, ‘출산과 육아’, ‘여성 혐오’ 등 겹겹의 허들이 여성 프리랜서를 가로막는다. 남성 중심적 조직으로부터 외주를 받을 때 ‘페미니스트, 뭐 그런 거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고, ‘엄마’임이 발각되면 온갖 선입견과 훈수가 따라붙는 현실 속에서 프리랜서들은 더더욱 자신의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심초사한다. “기혼 프리랜서, 혹은 임신한 프리랜서가 듣는 또 다른 단골 멘트는 일과 육아를 함께 하라는 권유다. “어차피 집에서 일하는 거, 틈틈이 아이랑 놀아주면 되지 않냐”는 논리다. 직업에 대한 무시와 육아에 대한 폄하가 깔린, 정말이지 무신경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아이는 혼자서도 잘 노는 반려묘가 아니며, 프리랜서의 ‘프리’가 일을 설렁설렁 한다는 뜻은 아니다. 회사원이 하는 그 일을 집에서 하고 있을 뿐이다.”(‘결혼했으니까 프리랜서로 살지?’ 중) 게다가 노동의 ‘유연성’과 ‘독립성’을 준다는 허울뿐인 명분하에 전통적인 권리는 보장해주지 않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고, 이런 구조적 변동을 최전선에서 겪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프리랜서다.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는 예측은 긱 경제, 플랫폼 노동의 형태로 사회 속에 스며들었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환경은 더욱 복합적으로 불안정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벌어진 ‘여성 고용 잔혹사’ 속에서 저자는 각자도생만으로는 앞날을 기약할 수 없음을 절박하게 깨닫는다. “이번 코로나 사태 때문에 나는 프리랜서에게도 협동조합 따위의 연대가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하게 되었다. 함께하지 않으면 코로나 시대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프리랜서의 문제는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으니까.(중략) 재난 상황에서 우리는 한 꺼풀 벗겨 낸 우리의 민낯을 본다. 내 앞의 빵은 나만 먹기에도 너무 부족해 보이고, 내 주머니는 형편없이 얇은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낭만적이게도 어떠한 인간성을 기대한다. 그리고 사회에는 그러한 낭만성을 지켜줄 제도와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제도와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것은 모두의 합의이고, 그런 합의는 ‘그 사람이 내가 될 수도 있다’라는 잠재적 가능성에 대한 인식에서 나온다.”(‘코로나19, 프리랜서를 덮치다’ 중) 여성 프리랜서들이 서로를 ‘동료’라고 부를 때 저자가 프리랜서 매거진 『프리낫프리』 이다혜 편집장과 운영하는 프리랜서 팟캐스트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를 통해 접한 여러 프리랜서의 경험들도 곳곳에 녹아 있기에 이 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일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는 프리랜서 당사자 없이 진행된 비정형 노동 연구와 관련 정책 내용에서 알기 어려웠던 프리랜서의 생생한 현실이기도 하다. 저자는 사회적 인식과 각종 법제도 속에서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분류되지 않는” 사람들이 그 고충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용기를 얻을 수 있음을 끝내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건강한 일과 삶이 가능한 미래를 향해 프리랜서 스스로 나서보자고 제안한다. 프리랜서들끼리 터무니 없는 최저 단가 경쟁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프리랜서 생태계 자체를 좀 더 가망 있게 바꾸어나가자는 것이다. 우주 속의 점처럼 존재하던 프리랜서들이 서로를 ‘동료’로 부르는 순간, 변화는 시작되지 않을까? 이 책 역시 미래의 동료들을 향한 ‘대화’와 ‘연결’의 시도다. 책에는 계약서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도장 쾅쾅 찍던 초보 프리랜서 시절을 겪고 있는 후배들을 위한 ▲“지금 알고 있었던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의 실전 팁부터 프리랜서 연차가 쌓일수록 더욱 고민되는 ▲돈과 브랜드 관리 노하우, 일한다고 달려나가느라 잃기 쉬운 ▲삶의 균형에 대한 다정한 ‘라떼 장인’식 조언, 긴 안목으로 느슨하나마 ▲서로 연결되어보자는 제안 등이 담겼다. 모두가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받고, 삶의 균형을 지키며, 함께 무사히 살아남자는 바람으로 저자 자신이 가진 프리랜서 생활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내놓았다. “우리 운동장이 좁다고 우울해하지만 말고, 이 운동장을 좀 넓혀봤으면 좋겠다.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자리를 좀 넓혀보는 건 어떨지. 밖으로, 밖으로”(‘그 많은 40대 여자들은 다 어디로 갔나’ 중) 시소문고 “주고받는 봄, 튀어오르는 이야기”를 모토로 한 여성 서사 시리즈 ‘시소문고’는 밀레니얼 여성이 만드는 밀레니얼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시리즈 제목에는 여성들이 서로가 본 것을 주고받으면서(see-saw) 세계를 움직이자는 취지를 담았습니다.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양편의 관계에 의해 다른 각도가 되며, 균형을 맞추는 가능성이 담긴 ‘시소’라는 상징을 중심으로 ‘버티는 나’의 굴레에서 벗어나 ‘달리하는 세계’로 조금씩 반경을 넓혀나가는 한 템포 앞 이야기들을 모아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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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너머 배울 선배가 없다는 점이 프리랜서를 더욱 외롭게 한다. 먼저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한 선배의 경험과 노하우로 무장한 이 책은 홀로 고군분투하는 프리랜서들에게 함께 성장하자고 외친다.” - 이다혜 ([프리낫프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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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요, 저 여기 있어요!” 책을 읽으며 마음속으로 열심히 손 흔들었다. 40대 중반, 20여 년차 프리랜서, 비혼, 무자녀인 오늘의 나는 외롭고 기댈 곳 하나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일하며 크게 목소리 내고 있다. 『우리 직업은 미래형이라서요』에는 내가 듣고 싶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 담겼다. 지금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우리는 결국 프리랜서가 될 것이다. 모든 프리랜서를 응원한다.” - 신예희 (『지속 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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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써야 더 중요해지는 거야.” 2019년판 영화 〈작은 아씨들〉에서 막내 에이미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언니 조에게 이렇게 말한다. 박초롱 작가는 프리랜서의 한결같은 덕목이 ‘일단 해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일단 해보고, 그다음엔 계속해야 한다. 커리어는 긴 여정이다. 용기와 끈기를 함께 추구하는 독자들에게 권한다.” - 박소령 (퍼블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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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는지 눈물 나게 생생하다. 밥벌이를 넘어 지속적으로 일하기 위해 필요한 태도와 관점, 느슨하게 연대할 수 있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떠먹여주는 고마운 책” - 김민아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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