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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 틈

책소개

목차

소영웅 ………… 25
해설 …………… 233

저자 소개 1

춘해(春海)

춘해(春海) 방인근은 1899년 12월 29일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나 배재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의 아오야마학원(靑山學院) 중등부를 거쳐 주오대학(中央大學)에서 독문학을 전공했다. 그는 19세기 태생의 마지막 문인으로 1975년 1월 1일 삶을 마감할 때까지 전 생애에 걸쳐 100여 권의 소설 작품을 남긴 다작(多作)의 작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20년대 초기 작품들을 제외한 대다수가 통속대중소설로 분류됨에 따라 방인근은 문학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방인근에 대해 기존의 문학사는 작가로서가 아닌 문예지 『조선문단(朝鮮文壇)』의 창간자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춘해(春海) 방인근은 1899년 12월 29일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나 배재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의 아오야마학원(靑山學院) 중등부를 거쳐 주오대학(中央大學)에서 독문학을 전공했다. 그는 19세기 태생의 마지막 문인으로 1975년 1월 1일 삶을 마감할 때까지 전 생애에 걸쳐 100여 권의 소설 작품을 남긴 다작(多作)의 작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20년대 초기 작품들을 제외한 대다수가 통속대중소설로 분류됨에 따라 방인근은 문학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방인근에 대해 기존의 문학사는 작가로서가 아닌 문예지 『조선문단(朝鮮文壇)』의 창간자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1924년 창간된 『조선문단』은 순수문학을 표방하는 종합 월간 문예지로, 같은 시기 문단을 풍미했던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경향파 문학에 대항하는 민족주의 문학파의 거점 역할을 했다. 부유한 포목상의 아들이었던 방인근은 처남인 전영택과 이광수의 권유를 받아들여 사재(私財)를 내어 이광수를 주재(主宰)로 한 문예 잡지 『조선문단』을 창간했다. 당시 『조선문단』은 최서해, 채만식, 박화성, 이장희 등의 문인을 배출한 문단의 등용문이었을 뿐만 아니라, 김동인의 「감자」, 나도향의 「물레방아」, 현진건의 「B 사감과 러브레터」, 계용묵의 「백치 아다다」 등 수많은 문제작들의 산실 노릇을 톡톡히 함으로써 한국문단의 육성에 기여한 바가 컸다. 이광수에 이어 5호부터 방인근 자신이 편집을 주도하다가 1926년 재정난으로 판권을 남진우에게 넘기기까지 방인근은 ‘황금시대’를 구가한 『조선문단』의 중심에 있었다. 이후 방인근은 1927년 숭덕중학(崇德中學)에서 교편을 잡고, 1929년에는 기독교신보사(基督敎申報社)에 입사해 일하기도 했으나, 곧이어 『문예공론(文藝公論)』 편집장(1930), 『신생(新生)』 편집장(1931), 『시조(時兆)』 편집장(1935) 등을 역임하면서 잡지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1954년에는 춘해프로덕션 사장을 맡으며 영화에 잠시 간여하기도 했다.작가로서 방인근은 초기에 「하늘과 바다」(1923) 등의 시를 쓰기도 했으나 소설로 전향하여 「눈 오는 밤」(1920), 「어머니」(1924), 「비 오는 날」(1924), 「살인(殺人)」(1924), 「죽지 못하는 사람들」(1925), 「자동차 운전수」(1925) 「마지막 편지」(1925), 「최 박사」(1926), 「강신애」(1926) 등 30여 편의 단편들을 발표한다. 그러나 방인근이 본격적으로 작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 들어 신문에 대중소설을 연재하면서부터인데, 『마도(魔都)의 향불』(1932), 『방랑의 가인』(1933), 『쌍홍무(雙紅舞)』(1936) 등이 이 시기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들이다. 해방 후에도 『인생극장』(1954), 『청춘야화』(1955) 등 애정, 추리, 탐정을 소재로 한 통속 대중소설에 몰두해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얻었다. 이 밖에도 「금십자가(金十字架)」(1932) 외 몇 편의 희곡과 「농민문학과 종교문학」(1927) 등의 평론이 있다.당대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음에도 문학사에서 작가로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 방인근, 그의 말로는 비참했다. 1954년 가산을 정리해 설립한 춘해프로덕션의 운영이 어려워지고 그가 발표한 소설들이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판매되지 못했던 탓에 삶이 피폐해졌던 것이다. 숱한 연애 편린과 전설적인 주당(酒黨), 잡지 발간자, 대중소설로 이름을 알렸으되, 문학사로부터 그 이름 앞에 작가라는 명예로운 직함을 부여받지 못했던 풍운아 방인근은 1975년 파란만장하고 자유분방했던 생을 조용히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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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286g | 128*188*20mm
ISBN13
9791186198667

책 속으로

집에 오니, 할머니는 “요놈, 잘 왔다!” 하고 얼른 붙잡으며 “그래, 요놈아. 공부도 않고 심부름도 안 하고 할미만 속이고 도망만 치고…….” 이렇게 우선 죄목을 죽 설명한 뒤 부지깽이로 막동이의 등어리, 종아리를 막 때렸다. 막동이는 언제나 매를 맞게 되면 피하는 법은 있어도 울지는 않았다. 설혹 피가 나고 뼈가 부러져도 사내자식이 쫄쫄 울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것이 할머니의 분을 더 돋워 주었다. “요놈은 돌로 만들었는지 때려도 울지도 않겠다. 요놈! 요놈! 이래도 울지 않을 테야?” 할머니는 인제 무엇보다 막동이를 울려 보고야 말겠다고 때렸다. 그러나 막동이는 깡충깡충 뛰며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울지는 않았다.
--- p.30

밤이 몹시 깊어서 밖에서 고양이 우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야옹! 야옹! 하는 소리는 꼭 유돌이 목소리인 줄 알면서도 고양이 우는 소리와 여불없이 같아서 막동이는 웃음이 났다. 막동이는 벌떡 일어나서 옷을 입고 가만히 밖으로 나갔다. “유돌이냐?” “막동이냐?” 그들은 가만히 속살거렸다. “고양이치고는 꽤 크구나.” 막동이는 말하고 웃었다. 유돌이도 킬킬거렸다. “어디로 갈까?” “글쎄, 제일 무서운 데를 가 보자.” “제일 무서운 데가 두 군덴데, 한 군데는 저 뒷동산 밑 도깨비 집이요, 또 한 군데는 저 앞 남산 모퉁이 무덤 많은 데란다. 어디로 가련?”
--- p.57

그들은 우르르 몰켜 왔다. 그중에 하나는 성냥불을 득 그었다. 막동이와 유돌이는 독 안에 든 쥐처럼 바르르 떨며 갈팡질팡하였다. 꼼짝없이 잡히는 수밖에 없었다. 도망할 길은 도무지 없고 담이 막혀 막다른 골목이었다. 담을 뛰어넘을 수도 없고 그야말로 하늘로 올라가거나 땅속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도리가 없었다. 막동이는 얼른 지혜와 담력을 내어 유돌이의 귀에 대고 “자, 우리 이왕 죽을 바에는 한번 용기를 내서 ‘도둑이야!’ 소리치고 우리가 먼저 서두르자! 응? 어른 목소리로 크게 지르자. 자, 어서!” 하고 재촉하였다. 막동이와 유돌이는 발을 구르고 내달으며 갑자기 “도둑놈아! 게 있거라!” 하고 굵은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 p.103

“너 굴 구경 할 테냐?” 하고 막동이가 물었다. “무슨 굴?” 하고 옥순이가 힐끗 돌아보았다. “저 강변에 높다란 절벽이 있지 않으냐? 거기 굴이 있는데 내 생각에는 그 속에 깊이 들어가면 이상한 것이 많을 것 같다.” “무섭지 않으냐?” “무섭긴 뭬 무서워.” “그럼 어디 가 볼까?”
--- p.134

막동이는 얼떨떨하였다. 남의 눈치만 보고, 하는 대로 하였다. 기차가 움직여 달아날 때 막동이는 몹시도 기뻤다. 세상에는 이렇게 신기한 것이 많은데 촌에서 대체 뭘 안다고 떠드는 것인지 기막히게 생각되었다. 막동이는 넓고 이상한 세계로 들어와 두렵고 불안하면서도 한편 즐겁고도 기뻤다. 조선이 이러면 서양국은 어떠할꼬? 한번 세상 천하 구경을 다 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도 하였다.

--- p.185

출판사 리뷰

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 『틈』 소개

일제강점기, 식민지의 역사를 갓 빠져나와 새 나라에 들어선 시대
대중에게 가장 필요했던 카타르시스
대중소설만이 해낼 수 있는 순진하고 과감한 상상력


한반도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언어공동체이면서 독서공동체이기도 하다. 우리는 같은 작품을 읽으며 유사한 감성과 정서의 바탕을 형성해 왔다. 그런데 한편 생각해 보면 우리 독서공동체를 묶기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누군가는 『만세전』이나 『현대 영미시선』 같은 책을 읽기도 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장터거리에서 『옥중화』나 『장한몽』처럼 표지는 울긋불긋한 그림들로 장식되어 있고 책을 펴면 속의 글자가 커다랗게 인쇄된 책을 사서 읽기도 했다. (…) 그중에는 우리 문학사에서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던 소설책들도 적지 않다. 전혀 알려지지 않은 낯선 작가의 작품도 있고 유명한 작가의 작품도 있다. 본격문학으로 보기 어려운 이 소설들은 문학사에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것들이다. ―발간사 중에서

발간사에서 이렇게 밝혔듯 『틈』 총서는 그간 한국 문학사에서 제대로 다뤄지거나 거론된 적이 별로 없었던 대중소설을 주로 소개할 계획이다. ‘본격문학’의 큰 흐름들 사이에서 그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잊혔던 작품들 중 오늘날 독자들에게 소개할 만한 것을 가려 재출간함으로써 근대문학사의 군데군데 빈 틈을 채워 넣으려 한다. 특히 일제강점기와 그 전후를 아울러 민중들에게 읽히고 상상력을 자극했던 작품들을 발굴한다. 과학소설, 탐정소설, 연애소설, 무협소설 등 그 장르도 다양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품들이다. 일찍이 학교에서 배우거나 들어 본 적 없는 소설들이지만 당대 대중들의 정서에 가장 가까운 욕망과 상상력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이야기들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본 총서를 통해 근대 독서공동체의 모습이 조금 더 실체적으로 드러나리라 기대한다.

또한 『틈』 총서는 다양한 시각자료를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친절히 소개하고자 한다. 소설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판을 본문 사이사이에 배치하고, 또한 별도의 화보로도 구성한다. 시대사적 의의를 짚어 주는 해제 작업 또한 본 총서의 중요한 부분이므로 책의 후반에는 문학연구자의 해설이 함께한다. 현장에서 한국문학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연구자, 교육자들로 구성된 기획편집위원회가 선정부터 해제, 주석 작업까지 책임지고 있다.

“저기 저 먼 데는 무엇이 있을까?
그저 껑충 뛰고 날아서 모두 가 봤으면 좋겠지!”


소학교를 다니는 주인공 막동이는 성경 구절을 외우거나 공부하는 데엔 도통 관심이 없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용기 있는 아이이다. 샘 많은 친구 때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도 의연히 대처하고, 선생님의 책을 찢어 벌벌 떠는 친구 대신에 자처하여 벌을 받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호기심 또한 가득하다. 절친한 친구인 유돌이, 명호와 함께 산기슭이나 강가로 모험을 떠나고, 아무도 가지 않는 도깨비집에 숨어들어가 우연히 살인 사건 현장을 목격하기도 한다. 또 여자친구 옥순이와 동굴에서 길을 잃었다가 간신히 살아 돌아오는 등 갖가지 일을 겪는다. 막동이는 커 가며 차차 더 크고 넓은 세상에 대한 꿈을 품게 된다. 소학교를 졸업한 그는 나고 자란 강원도를 떠나 홀로 서울로 향하기로 한다. 원산을 지나 서울에 도착한 시골 소년 막동이는 조그만 산골과 달리 모든 것이 새롭고도 휘황찬란한 도회의 풍경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이후 막동이의 서울살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일제강점기, 우리 문단의 저명인사 방인근의
소년소설을 최초로 만나다!


『소영웅』을 쓴 방인근은 일제강점기 소설가이자 대중 지향적 문예지 『조선문단』의 편집자로 활동한 인물이다. 그가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을 당대의 현실에 맞게 번안한 소설인 『소영웅』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작품으로 『틈』 총서를 통해 처음으로 발굴되었다. 『소영웅』의 주인공 막동이는 공부하기 싫어 꾀병을 부리다가 결국 할머니에게 이를 뽑히고, 밤 서리를 하다 주인 영감에게 들켜 바짓가랑이에 밤알을 넣고 줄행랑을 치기도 하고, 친구들을 끌어모아 강가며 산기슭이며 놀러 다니기 좋아하는 장난꾸러기 소학생이다. 이런 막동이의 모습을 보노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면서 잊지 못할 유년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난다. 천방지축 소년이지만, 막동이는 한편 영웅적인 면모도 지니고 있다. 옥순이를 대신해 선생님의 벌을 꿋꿋이 받기도 하고, 동굴에서 미아가 되었을 때에는 용기 있게 탈출하여 동네의 유명인사가 되기도 한다. 『소영웅』의 후반부, 소학교를 졸업한 막동이가 큰 뜻을 품고 서울로 상경하고서의 이야기 또한 이 소설의 묘미이다. 밤낮으로 일해 가며 공부하는 고학생 막동이가 우연히 돈주머니를 발견하고는 어찌할 것인지 고민하는 장면은 보는 이 또한 조마조마하게 만드는데, 깊은 고민 끝에 내린 막동이의 선택은 깊은 울림을 준다.

『톰 소여의 모험』을 읽은 적 있다면 『소영웅』의 주인공 ‘막동이’와 절친한 친구 ‘유돌이’를 보고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을 떠올릴 것이다. 이들이 우연히 목격한 살인 현장이나 막동이와 옥순이가 천신만고 끝에 동굴에서 빠져나오는 에피소드 등 소설 속 굵직굵직한 사건에서도 『톰 소여의 모험』이 겹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얼개를 따온 것이지, 일제강점기의 시대상을 비추고 한국적 토속성을 살려 방인근이 창조한 『소영웅』의 세계는 고유하다. 『톰 소여의 모험』을 읽어 본 독자라면 두 소설을 비교해 가며 읽는 것도 잔잔한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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