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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 틈

책소개

목차

운명 ……………………… 17
애루몽 …………………… 59
윤심덕 일대기 ………… 121
해설 …………………… 169

저자 소개 1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208g | 128*188*20mm
ISBN13
9791186198674

책 속으로

사람은 물질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위대한 정신이 있다. 이 위대한 정신의 세계를 무시하고 이와 같은 결혼으로 일생을 결정하는 그처럼 어리석은 자에게 무슨 참된 행복이 있으랴! 어찌 참 생이 있으랴!
---「운명」중에서

창순은 영숙의 얼굴을 한번 바라본 후에 자기도 알지 못하는 웃음을 빙그레 지었다. 창순은 붙잡은 영숙의 손을 한번 힘 있게 쥐었다. 두 사람은 몸에 전기가 통하는 듯이 짜릿짜릿했고 불불 떨리는 쇼크를 깨달았다. 그리고 영숙의 손은 불이 당긴 듯이 따끈따끈하였다. 두 사람의 얼굴은 부끄러움에서 터져 나오는 불길이 후끈후끈하였다. 자못 두 사람의 몸에서 쏟아져 나오는 열정의 불길이 그 둘의 몸을 떨리게 하였다.
---「운명」중에서

해진 외투를 뒤집어쓰고 광혈(鑛穴) 옆으로 왔다 갔다 하며 광부들의 행동을 감시하며 놀지 말고 어서 일하라고 듣기 싫은 소리를 한다. 이것이 나의 사무이다. 낮이면 추우나 더우나 바람이 불든 눈이 오든 산비탈 바위틈으로 광혈을 찾아 헤매며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밤이면 사무실을 지키고 간단한 문부를 정리하는 것으로 세월을 보낸다. 교제하는 인물로 말하면 두 눈이 발바닥 같은 광부들뿐이요 출입하는 장소로 말하면 사무실을 중심으로 아침저녁 밥 먹으러 다니는 길 뿐이다.
---「애루몽」중에서

나는 구속되는 일을 모르던 몸이었습니다. 언제든지 떠나려면 마음대로 떠나고 누가 붙잡는 이도 없었고 어느 곳에도 켕기는 데가 없었습니다. 혹 구속이 있다고 하면 여비로 인하여 얼마쯤 애타는 시절도 없지 않았습니다마는 이번에는 참으로 강적을 만났습니다. 그 사랑의 강한 줄이야말로 나의 온몸을 억세게도 결박합니다. 아, 어찌합니까? 약한 몸이 강한 사랑 앞에는 항복을 하고야 맙니다.
---「애루몽」중에서

무정한 이 세상을 원망하고 박절한 그 사정을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최후의 결심으로 세상을 저주하는 청춘 남녀가 사람의 자취가 끊어진 때에 전등불을 등지고서 어두운 그림자를 한 걸음, 두 걸음 밟으면서 죽음의 관문인 대마도앞 현해탄을 항해하는 덕수환(德壽丸) 갑판 위 난간 앞에 당도할 때는 대정 15년 8월 4일 오전 4시경이다.
---「윤심덕 일대기」중에서

윤심덕은 여성스럽기보다는 남자다운 여자였다. 방종한 성격과 쾌활한 천품을 가진 여자였다. 일찍이 그녀와 교제한 사람으로는 허교(許交)를 아니한 사람이 드물었던 것으로 남자를 대할 때에 보통 처녀들이 남성을 대하는 것 같은 그러한 수줍은 태도가 없었고, 오히려 남자가 심덕을 부끄러워할 만큼 쾌활하여서 만인은 ‘그녀도 시집을 갈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요 심덕 스스로도 얼마큼 그러한 염려가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쾌활한 성격의 반면에는 그도 또한 인간이며 그도 또한 한 사람의 처녀였으니 어찌 불붙는 정서야 없었으며 남성의 따스한 가슴을 생각하지 않았으랴!

---「윤심덕 일대기」중에서

줄거리

「운명」

주인공 이창순은 청년 시인으로 소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신여성 영숙과 사랑의 단꿈에 젖어 지낸다. 그러나 창순은 일찍이 정희와 결혼한 바 있다. 그는 사랑 없이 이루어진 결혼을 부정하고 정희와 이혼한 후 연애 중인 영숙과 결혼하고자 한다. 하지만 영숙은 창순이 첩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거절하면서 부잣집의 서자인 김용수의 첩이 되려고 한다. 창순은 영숙을 찾아가 그 선택을 비난하고 정희가 있는 집으로 돌아온다.

「애루몽」

‘나’는 평양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고향인 도화동으로 돌아온다. ‘나’는 고향에 오기는 했지만 반기는 이라고는 오직 누님 한 분뿐인 고향을 다시 떠나기로 마음먹고 철원군에 있는 친구 김기준에게 신세를 부탁하는 편지를 보낸다. ‘나’는 김기준에게 회신을 받지만 그가 있는 곳으로는 가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정처 없는 발길을 재촉한다. 맨 처음 ‘나’는 친형과도 같은 학은 형님이 계신 북진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김기준을 만나 그가 일하는 광산에서 함께 일하기로 한다. ‘나’는 죽을 고비를 넘기며 도착한 운산에서 광부 감독으로 일하게 된다. 하루 열 시간을 굴속에서 일하면서도 돈을 버는 족족 탕진해 버리는 광부들의 삶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자신의 처지도 그들과 다를 게 없다고 여겨 곧 운산을 떠나고 외삼촌 댁이 있는 영변으로 간다. 이후 ‘나’는 생명보험회사 권유원, 보통학교 교사 등을 전전하다가 박천 땅에서 한 여인을 만나 결혼하고 포목상을 시작하나 사업에 실패하고 만다. 또다시 ‘나’는 사랑하는 아내를 남겨 두고 표랑의 길에 오르는데…

「윤심덕 일대기」

1926년 8월, 성악가 겸 배우 윤심덕과 극작가 김우진이 현해탄을 항해하는 덕수환(德壽丸) 갑판 위에서 몸을 던져 동반 자살한다. 그들이 묵었던 선실에는 소지품 몇 점과 “유서를 본적지에 부쳐 달라”는 유서 한 장만 남겨 있을 뿐이었다. 조선 성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과 와세다대학 출신의 전도유망한 극작가 김우진의 정사 사건은 당대 경성을 뒤흔들며 신문 기사에 대서특필되었다. 박준표는 신문 기사로 보도된 이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주변 인물들의 증언, 주변적인 에피소드 등을 가미해 한 편의 처연한 사랑 이야기로 만들어 냈다.

출판사 리뷰

-‘사랑이냐? 가정이냐?’ 자유연애의 환상을 담은 「운명」
-냉혹한 식민지 현실 속 서민의 애환과 애정을 그린 「애루몽」
-경성을 떠들썩하게 만든 정사(情死) 스캔들, 「윤심덕 일대기」

당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딱지본 대중소설,
딱지본 대중소설의 대표적 작가 박준표가 쓴 세 편의 연애소설


표지가 마치 아이들이 갖고 노는 딱지처럼 울긋불긋하다는 데서 유래한 딱지본 대중소설은 큰 활자와 쉬운 문장, 저렴한 가격 그리고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만드는 흥미로운 내용을 통해 당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대부분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번역·번안하거나 두 개 이상의 이야기를 재편하는 등의 방법으로 쓰인 딱지본 대중소설은, 요즈음의 웹툰이나 인터넷 소설과 같은 ‘스낵 컬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딱지본 대중소설 작가 박준표는 이러한 딱지본 소설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고급문예에서 주로 사용되는 일인칭 시점을 활용하거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실제 사건을 소설화하는 등 나름의 소설 실험을 행함으로써 딱지본 대중소설의 지평을 넓혔다. 시대의 기호와 대중의 욕망을 반영하면서 독자적인 세계를 일궈 낸 박준표 소설의 세계는 지금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할 것이다. 또한 사랑 때문에 고뇌하거나 죽음까지 마다하지 않는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은 비록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그야말로 ‘연애 시대’였던 당대의 풍경을 돌아보게 하면서 오늘날 연애의 의미가 무엇인지 자문해 보게끔 한다.

일제강점기, 식민지의 역사를 갓 빠져나와 새 나라에 들어선 시대
대중에게 가장 필요했던 카타르시스
대중소설만이 해낼 수 있는 순진하고 과감한 상상력


[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 틈]은 그간 한국 문학사에서 제대로 다뤄지거나 거론된 적이 별로 없었던 대중소설을 주로 소개할 계획이다. ‘본격문학’의 큰 흐름들 사이에서 그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잊혔던 작품들 중 오늘날 독자들에게 소개할 만한 것을 가려 재출간함으로써 근대문학사의 군데군데 빈틈을 채워 넣으려 한다. 특히 일제강점기와 그 전후를 아울러 민중들에게 읽히고 상상력을 자극했던 작품들을 발굴한다. 과학소설, 탐정소설, 연애소설, 무협소설 등 그 장르도 다양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품들이다. 일찍이 학교에서 배우거나 들어 본 적 없는 소설들이지만 당대 대중들의 정서에 가장 가까운 욕망과 상상력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이야기들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본 총서를 통해 근대 독서공동체의 모습이 조금 더 실체적으로 드러나리라 기대한다.

또한 [틈] 총서는 다양한 시각자료를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친절히 소개하고자 한다. 소설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판을 본문 사이사이에 배치하고, 또한 별도의 화보로도 구성한다. 시대사적 의의를 짚어 주는 해제 작업 또한 본 총서의 중요한 부분이므로 책의 후반에는 문학연구자의 해설이 함께한다. 현장에서 한국문학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연구자, 교육자들로 구성된 기획편집위원회가 선정부터 해제, 주석 작업까지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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