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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1장 감독론 1.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 2.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패자들의 유쾌한 반란 3. 봉준호 영화 삐딱하게 보기 2장 개별 작품론: 두 개의 시선 1. 플란다스의 개 봉테일의 빅 픽처 봉준호의 헤테로토피아적 공간 2. 살인의 추억 미국판 〈살인의 추억〉인 〈조디악〉의 경우 〈살인의 추억〉과 〈차이나타운〉에 나타난 아이러니 3. 괴물 괴수의 정치경제학 〈괴물〉과 〈일본 침몰〉 논란 4. 마더 엄마라는 이름의 다층적 의미 디테일로 구현한 우리 시대 어머니의 초상 5. 설국열차 세기의 종말과 시작 계급투쟁이 아닌 탈주 이야기 6. 옥자 전 지구적 환경문제에 대한 환기 글로벌과 로컬리티의 대결 7. 기생충 자본주의와 한국형 가족이기주의가 빚은 희비극 왜 하필이면 막내딸 기정만 죽는가? 3장 심층 분석 1. 〈살인의 추억〉: 라캉의 ‘실재계’ 개념을 통한 텍스트 심층 분석 2. 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을 통한 〈기생충〉의 재해석 4장 기생충의 국제적 현상 1. 〈기생충〉과 아카데미 2. 한국적 소재 ‘글로벌 영화’의 경쟁력 3. 과연 ‘기생충’은 누구인가? 4. 미국 아카데미가 〈기생충〉을 선택한 이유 주석 출처 |
Hwang Young-mee,黃榮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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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울 때일수록 오히려 제일 처음에 이 스토리나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자신을 흥분시켰던 게 뭔지, 그 충동이란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창작자의 입장에서 최초 충동 같은 게 있는데, 그것을 사실 많이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죠. 한 편의 영화를 찍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 1년, 2년, 4년이란 긴 작업을 하다 보면 자기를 흥분시키고, 들뜨게 했던 그 최초 충동을 잊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것 같아요.
--- p.15,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 중에서 제가 8~9년 전에 미국에 있는 한 대학교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할 때, “가장 한국적인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제가 심플하게 “부조리다.”라고 대답을 했더라고요. 보통은 뭐 한이라든가 무슨 역사적인 무엇이라고 대답할 텐데, 부조리라고 했던 거예요. --- p.53,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 중에서 제가 장르에 대한 충동이 많잖아요. 장르영화를 사랑하고, 어릴 때부터 장르영화와 호흡하면서 제 혈관이나 세포 속에 장르영화의 영화적인 흥분이나 장르 컨벤션에 대한 사랑이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어떤 장르영화를 찍는 것처럼 막 가다가도 결국 막판 끄트머리에 가서는 부조리에 대한 관점을 이기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장르가 부조리 앞에 무릎을 꿇는다고 해야 되나? --- p.53,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 중에서 모순을 지닌 부족한 인간들이 모여 불러일으키는 오해가 봉준호 감독이 삶과 세상을 보는 시각이다. 진실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있다 하더라도 진실을 볼 수 없게 만드는 오해나 편견이 영화를 출발시 키고 있다. --- p.95 봉준호 영화에서 공간이 지니고 있는 의미는 유난히 컸다. 그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에서 일상 공간은 공포를 주는 공간으로 돌변해 공간의 이중성과 일상 속에 잠재한 공포성을 드러냈다. 인류 마지막 생존자들이 탄 〈설국열차〉의 공간은 자본주의적 속성으로 구분돼 있다. 돈을 내고 탄 앞칸 사람들과 무임승차한 꼬리 칸 사람들이 계급별로 나뉘어 사회적 갈등이 마그마처럼 내재돼 있다. --- p.197 기정은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를 대체하고 있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다. 예컨대 아빠 기택은 젊은 운전기사를, 엄마 충숙은 가정부 문광을, 오빠 기우는 가정교사를 각각 대체하여 기생을 하는데, 기정만이 홀로서기를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문광과 근세 부부에게 동정과 연대를 표명한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그런 능력자가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비극적 정조情調가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 p.232 기택은 지하 벙커에서 4년씩 버티었던 근세에게 나름대로 동정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동정심 역시 자신이 근세보다는 나은,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여겨 발현된 것뿐이었다. 동익의 행동은 기택과 근세 간의 차이를 소멸시키는 매우 위험한 제스처였다. 그리하여 폭력적 파국이 초래된 것이다. 바로 이 장면에서 장전된 뇌관이 마침내 폭발을 하게 된 것이다. --- p.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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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에 대한 열정과 부조리한 현실인식의 세계
─〈플란다스의 개〉부터 〈기생충〉까지 봉준호 감독에게 직접 듣는 영화 이야기와 두 평론가의 예리한 봉준호 읽기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어떤 수식어로도 모자란 영화감독 봉준호의 인터뷰를 만날 수 있다. 영화계 데뷔 이전의 이야기부터 〈기생충〉에 이른 현재까지 봉준호의 영화 세계 전체를 조망하는 이 책은 세심하고 면밀한 분석이 주를 이룬다. 감독 봉준호와 그의 작품들에 대해 분석하는 비평과 논문들은 많지만, 이 책 〈봉준호를 읽다〉는 더욱 깊이 있고, 가깝게 봉준호 감독의 모든 작품들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 작업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황영미, 김시무 평론가가 최근 진행한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감독 본인이 정립한 자신의 영화의 문법과 특별하고도 창조적인 ‘봉준호만의 디스토피아’를 이해하게 된다. 영화를 만드는 것이 창작의 즐거움과 흥분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수백 명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펼쳐지는 지옥의 불구덩이 속으로 나가”는, 전쟁과도 같은 것이라 말하는 감독은 그 가운데 절대 잃지 말아야 할 것으로 ‘최초 충동’을 꼽는다. 제일 처음, 스토리를 떠올렸을 때 자신을 추동했던 최초의 충동이 영화 제작이라는 긴 싸움을 이끌 ‘집중력’이 된다는 것이다. 봉준호 영화 전반에 깔려 있는 공권력에 대한 불신과 현실과 이상의 괴리, 부조리함에 대하여 감독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대목 또한 이 책에 실린 인터뷰에서 감독이 전해주는 귀한 대목이다.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현실의 부조리를 장르 영화 속에 담지만 결국 장르를 초극하는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때 저자인 두 평론가들은 이 지점에서 생겨나는 봉 감독의 천재성을 파악하고 이를 서술해낸다. 각 영화가 함의한 논지와 의문을 감독에게 던짐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창작자의 의도와 세계관을 깊히 이해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영화 제작에 얽힌 배우들과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생각도 엿볼 수 있어 이전에는 접하지 못한 봉준호 세계의 새로운 이면을 읽게 된다. 두 평론가의 예리한 봉준호 읽기 ─7편의 장편영화를 면밀하고 독보적인 시선으로 고찰하는 두 영화평론가의 감독론 및 작품론과 심층 분석 이 책의 독창적인 점은 한 작품을 두 평론가가 각기 다른 분석과 논지로 읽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두 전문 영화평론가가 봉준호 감독에 대해, 7편에 달하는 그의 장편영화에 대해 정확하고도 다채로운 두 개의 비평 지점을 선사한다. 두 평론가의 고찰은 서로 다른 주제로 접근하며 퍼즐을 맞추듯 봉준호 영화의 중심을 가로지르며 나아간다. 봉준호 장편영화의 시작점인 〈플란다스의 개〉에서 보여지는 후속작들과의 연속성과 그것이 장편 데뷔 이전의 습작부터 비롯한 감독의 의도임을 ‘빅 픽처’로 읽어내며, 봉준호 영화에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공간’이 가지는 특수한 의미를 발견하고 해석해내는 황영미, 김시무 평론가의 시선이 남다르다. 〈살인의 추억〉과 로만 폴란스키의 〈차이나타운〉 비교 분석을 통해 두 영화에 나타난 공통점과 아이러니를 시나리오의 3막 구조 분석을 통해 제시하는 비평은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살인의 추억〉에 나타난 감독의 영화 문법을 확인케 해준다. 또한, 영화 〈괴물〉의 스토리 이면의 정치경제학적 사유점을 드러내고 그 문제의식을 읽어내려는 평론가들은 〈마더〉에서 ‘엄마’의 다층적 의미를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면면과 함께 해석하면서 논지의 다양성을 제시하고 디테일로 봉준호만의 ‘어머니’를 제시하는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준다. 또한, 〈설국열차〉의 포커스를 인류 존속으로 맞추고 그를 위한 ‘탈주’의 이야기로 작품을 해석하며 분석하고 있고, 일반적인 모험영화 관점에서 바라본 〈옥자〉가 아닌, 영화 〈옥자〉 속에 내재된 전 지구적 환경문제에 대해 집중해 〈옥자〉가 지닌 진정한 사유 지점을 향유하는 〈옥자〉 텍스트 분석은 영화를 더욱 깊고 다양하게 읽도록 도와준다. 〈기생충〉 역시, 계급론에 의거한 보편적인 분석이 아닌, ‘자본주의’와 ‘이기주의’로 발현된 영화 속 가족들의 모습과 “왜 하필이면 막내딸 기정만 죽는가”에 대한 의문을 본격적으로 제시해 새로운 감각의 재해석을 모색하고 있다. 거기에 라캉의 ‘실재계’ 개념과 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 이론을 통한 〈살인의 추억〉, 〈기생충〉 심층 분석이 더해져 한층 더 정밀하게 봉준호 영화의 텍스트를 분석한다. 특히 〈기생충〉 속 인물 기택과 근세의 관계를 지라르의 욕망 이론에 의거해 해석함으로써 저자들의 집요하고도 정교한 논리를 파악하게 된다. 봉준호가 도달할 새로운 영화 세계와 영화의 미래를 읽다 ─〈기생충〉이 이룬 세계영화계의 변화, 그리고 맞이할 한국영화의 진화를 내다보다 봉준호 감독은 평단의 이목을 끈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부터 주목받아 왔다. 지금까지 봉준호를 읽는 수많은 텍스트가 있어왔으나, 〈기생충〉이라는 상징적인 작품의 등장 이후로 봉준호 감독을 넘어 한국영화가 갖는 시사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진 현재, 저자들은 세계영화 시장에서 〈기생충〉이 보유한 힘과 그 파급효과를 조망한다. 〈기생충〉이 일으킨 현상을 단순히 문화적인 ‘한류’로 그치지 말고, 한국영화 산업의 국제적 위치를 재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극히 한국적인 소재에 반응한 세계영화계에 주목하며 “한국적 소재의 글로벌 영화”가 가지는 경쟁력에 대해 피력한다. ‘한국적’이라는 테마가 국지적 소재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코드가 된 현재 세계영화계의 모습과 과거 작품성에 중점을 두었던 국제영화제 수상작들과는 달리 대중성에도 흥행 성적으로 입증받은 〈기생충〉을 기준으로 한국영화가 앞으로 주목해야 할, 한국영화의 주요 논점에 대해 명료하게 제시한다. 또한, 〈기생충〉이 만든 한국영화계의 활력으로 인해 모일 또다른 예비 영화인을 위한 지지와 한국영화를 넘어 세계영화 시장이라는 새로운 비전으로의 인식의 전환이 요구될 미래의 한국영화계에 정확한 진단을 내놓으며, “판에 박힌 장르영화의 확대재생산”이 아닌, 한국만의 로컬리티를 살린 변화를 빠르게 인식해야 함을 주장한다. 〈플란다스의 개〉부터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봉준호 감독의 장편영화 개별 분석으로 비평의 굵직한 흐름을 유지하며 주요작 심층 분석, 〈기생충〉이 당도한 국제적 현상과 그로 인해 재창조될 봉준호 영화와 한국영화의 미래를 읽는 책은 두 평론가만의 고유한 논지를 잃지 않는다. 감독 봉준호와 그의 작품들에 대해 분석하는 비평과 논문들은 많지만, 이 책 〈봉준호를 읽다〉를 통해 더욱 깊이 있고, 가깝게 봉준호의 모든 작품들과 영화 작업에 대한 고민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