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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 고전 총서’ 발간에 부쳐
해제 본심이 감통하는 따뜻한 세상을 위하여 1. 이 글을 쓰게 된 까닭 01 양명학 논술의 동기 2. 양명학이란 무엇인가? 02 양명학의 학문 종지 03 명명덕과 친민 04 실심 환성과 양명학 05 양명학은 심학이다 06 마음이 바로 리다 07 앎과 행위는 본래 분리되지 않는다 08 본심의 애틋함과 천지만물일체설 09 일진무가(一眞無假)의 양지와 치양지 3. 왕양명의 전기 10 젊은 날의 학문 변천과 경세에 대한 관심 11 용장오도 12 산중의 도적을 깨뜨림 13 신호(宸濠)의 반란 진압 14 양광 지역의 변란 평정과 오심광명 4. 「대학문」과 발본색원론 15 대인지학과 명명덕 및 천지만물일체의 인(仁) 16 친민에 대한 새로운 해석 17 명덕과 친민의 최고 준칙으로서의 지선(至善) 18 ‘물유본말(物有本末)’에 대한 해석 19 ‘격물·치지·성의·정심·수신’에 대한 새로운 해석 20 발본색원론 5. 양명의 제자들과 양명학을 계승한 여러 현인들 21 양명 후학의 학파 분류와 서애 및 기원형의 사상 22 전덕홍과 왕용계의 사구교 논쟁 23 왕간의 안신설에 기초한 경세사상 24 태주학파의 강학과 각민행도 25 나홍선의 무욕주정(無欲主靜)과 경세치용 26 유종주의 신독설과 절의 정신 27 손기봉의 불굴의 정신, 황종희의 개혁론, 이옹의 지기(知幾)론 6. 조선양명학파 28 최명길의 양명학 공부와 경세사상 29 장유의 조선 학술에 대한 비판과 양명학 옹호 30 정제두, 조선양명학파의 대종 31 이광신의 주자학과 양명학의 보합(保合) 32 김택수의 직지본심(直指本心) 33 이진병의 주자학 비판 34 이광사의 실리(實理) 보존 35 이영익과 이충익의 양명학 이해와 평가 36 홍대용의 실학 7. 후기 37 정인보의 마음속 깊은 울분과 본심감통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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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심이란 감통에서 살고 간격에서 죽는다. 만일 백성의 아픔을 곧 내 아픔으로, 백성의 괴로움을 곧 나의 괴로움으로 느끼는 그 감통이 내 몸에 있는 것과 같다면 스스로 분주하게 돕고 구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니, 그 몸은 거꾸러졌을지라도 본심은 살아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한두 사람만 특수하게 타고난 것이 아니요, 사람이면 다 같이 감통되는 것이지만, 옹졸한 한 개인의 사사로운 계산이 제석망처럼 골고루 돌아 얽히어 이 감통이 중단된 것이다. 이 감통의 중단은 곧 양지가 가리고 막힌 것이요, 양지의 가리고 막힘은 곧 생명이 끊어진 것이니, 어느 때든지 한 점 양지가 잠깐 반짝하는 곳에는 여전히 백성과 사물을 한 몸으로 여기는 감통이 있는 것이다.
--- 「발본색원론」 중에서 누구나 ‘내 본밑 마음이 선천적으로 가진 앎’을 찾으려고 한다면, 스스로 속일 수 없는 곳을 조용히 살펴보라. 스스로 속일 수 없는 그곳의 참된 체[眞體]를 찾으려고 한다면 민중과 감통하는지 아니면 간격이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해 보라. 이 밝음은 어디에서든 한순간이라도 멈춤이 없으니, 뜻이 있는 사람이 한번 깊고 멀리 생각해 보면 결코 그럭저럭 대충하고 말 것이 아니다. --- 「후기」 중에서 양명은 본심 양지는 다른 사람의 아픔과 괴로움을 자신의 아픔과 괴로움으로 여기는 감통 능력을 지닌 것으로 본다.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감통하여 그것을 애틋하게 여기는 데서 양지가 살아난다. 이 양지의 감통 기능을 발휘하면 만인이 자기 재능을 실현하고 서로 화락(和樂)하게 지내는 대동사회에 도달할 수 있다. --- 「해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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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양명학을 한국철학사의 주요 사상으로 자리매김하고
경세학으로서 양명학의 가능성에 주목 정인보가 논술한 양명학 이론 및 사상은 구세의 저술 동기에 부합한다. 그중에서 가장 큰 공적은 조선의 양명학자들을 발굴하여 ‘조선양명학파’로 묶어 소개한 점이다. 정제두를 조선양명학파의 대종(大宗)으로 자리매김하고 그의 제자와 후학들의 학문을 폭넓게 소개했으며 특히 최명길이 양명학자임을 최초로 밝혔다. 이것은 정인보가 당대 최고의 양명학자 난곡 이건방에게 사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위당 이후로 조선양명학은 한국철학사를 이루는 주요 사상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양명학에 대한 정인보의 논술도 경세학으로서 양명학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정인보는 왕수인의 사구교(四句敎)에 대한 전덕흥의 이해가 일반 대중의 가르침으로 적합하고, 부정한 마음을 바로잡는 공부가 일반 대중에게 절실히 요구된다고 보았다. 또 왕간과 태주학파의 구세 활동을 높이 평가하거나 양명을 계승한 학자로 황종희 이외에 손기봉, 이옹을 함께 언급한 까닭도 이 책의 저술 동기와 맞닿아 있다. 정인보는 조선 민중의 단결된 힘을 요청하며 ‘마음속 깊이 쌓인 울분’을 토해낸다. 이념과 주의에 얽매여 대립하고 분열하며 사욕을 좇느라 서로 감통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울분이었다. 민중의 복리 도모와 국권 회복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사람의 곤고와 아픔을 내 것으로 느끼며 서로의 간격(間隔)을 해소해야 한다는 외침이었다. 남과 북의 분단, 보수와 진보의 분열, 양극화의 심화로 상호간의 소통과 공감이 절실한 시대에 본심으로 감통하여 따뜻한 세상을 만들라는 정인보의 외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본심은 감통에서 살고 간격에서 죽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