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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언 마말레이드 2
백서하
동아 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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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노블(Zero Novel)

책소개

목차

Chapter 8 당신을 향한 칼날 (2)
Chapter 9 불길은 순식간에 타오른다
Chapter 10 그리고 무대 위에는 모두가 서 있었다
Chapter 11 승자는 없다
막간극 :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Chapter 12 위기 속에 잠긴 것
Chapter 13 모든 문은 여는 방법이 있다 (1)

저자 소개 1

때로는 달콤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신나게. 여러분들의 일상에 여러 가지 색채를 더해 드리는 작가이고 싶다. 작품을 읽으시는 시간이 독자님들께 즐거움으로 남기를 항상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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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592쪽 | 696g | 147*210*27mm
ISBN13
9791163024453

책 속으로

“상속법 관련 문제에 대해 의견을 묻고 싶네.”
“죄송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귀족원에서도 이미 일치한 의견을 내린 것 같습니다만.”
“나는 현재 이디에트 공작의 의견을 묻는 거요.”
“제 의견이 딱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엘버린 공작. 귀족원의 의견이 곧 제 의견입니다.”
위그는 꽤 단호하게 말했다. 그로서는 굳이 이 의안을 통과시켜야 할 의무가 없었다. 그건 비비안의 문제와는 다른 문제였다. 몇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을 갑자기 바꾸는 건 무리다. 그는 귀족원의 질서를 수호할 의무가 있었다.
위그의 결연한 얼굴을 보며 엘버린 공작이 잠시 주저했다. 그리고 곧, 그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공작은, 단주 같은 사람이 한 명 더 나오길 바라는 거요?”
“이런, 그게 제 아내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위그가 얼굴을 팍 찌푸렸다. 타인의 입에서 비비안의 일을 듣는 건 그리 좋은 일이 아니었다. 그것을 발견한 듯 엘버린 공작이 가볍게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부인의 일을 함부로 꺼내는 것이 실례인 줄은 알지만, 그래도 묻고 싶소. 공작은 단주 같은 인물이 나오는 것을 바라는 것인지.”
“제 아내가 들었다면 기함을 하겠군요. 공작께서도 제 아내를 피해자로 몰고 싶은 겁니까?”
“아니. 단주의 행동은 절대로 용납할 수 있는 게 아니요. 하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게 좋다는 말이지. 과연 그녀에게 그것을 제외하고 다른 선택지가 있었는지.”
위그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계속 말해 보라는 듯이 턱짓했다.
“나는 내 딸이 그렇게 되지 말았으면 좋겠소.”
“이런, 결례시군요. 제 아내를 입에 올리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모두가 쉬쉬하고 있지만 제 오라비를 제거한 사람이오. 그 행동은 절대 옹호할 수가 없지. 그래서 되도록 그런 상황을 피하자는 거요.”
“과연 상속법이 통과되면 그런 일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확신할 수는 없소. 하지만 인간에게 길 하나와 길 두 개를 내주었을 때 하는 선택은 그 본질이 다르오.”
위그가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로서는 이 공작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잘 알았다. 그래서 그가 입을 열었다.
“영애를 생각하는 마음은 알겠습니다. 딸을 위해 뭔가를 해 주고 싶은 아비의…….”
“아니. 이건 내 딸을 위한 일이 아니오.”
“네?”
“이건 내 아들을 위한 일이오.”
위그는 얼굴을 찌푸렸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그는 엘버린 공작의 말을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비비안은 그나마 비꼬기라도 했지만, 엘버린 공작은 진지하게 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서 그는 입을 다물고 엘버린 공작의 말을 들었다.
“나는 내 아들이 모든 이들의 경계의 대상이 되는 것을 원치 않소. 그럴 일도 없고.”
“무슨 소리입니까?”
“하나 이대로 간다면 점점 모순이 얼굴을 드러내고 싸움은 점점 거칠어지겠지. 그렇게 된다면 어떤 극단적인 일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소.”
“그건 그들의 탓이지 저희의 탓이 아닙니다.”
“물론이오. 어떤 상황이든 가해자가 문제니까. 하나 그것을 막을 수 있는데도 막지 못할 건 뭐요? 하물며 그 근원을 막음으로써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소.”
위그는 얼굴을 찌푸렸다. 아, 기분 나쁘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알 듯 말 듯 했다.
“범죄나 잘못된 행위의 근원을 막아 처리하자는 것은 그것을 옹호하기 위함이 아니오. 그렇다면 모든 범죄학을 연구하는 교수들은 범죄를 옹호하는 것이지. 오히려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막자는 것이오. 하물며 지금 상황은 아무리 봐도 불합리하지 않나.”
“…….”
“단주는 제 오라비를 제거하고 자리에 올랐지. 나는 내 딸이 두 번째 단주가 되고 내 아들이 두 번째 단주의 오라비가 되는 것을 원치 않소. 그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하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엘버린 공작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로서는 꽤 절박했다. 그리고 꽤 절실했다.
“이건 내 아들과 딸들을 위한 일이오. 내 ‘아들’은 그저 이 세상에 태어나 그것에 순응했다는 이유로 욕을 먹어야 하고, 내 ‘딸’은 이 세상에서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불공평한 대우를 받아야 하지.”
“…….”
“그리고 서로 싸우게 되오. 하나 둘 중 누구도 틀리지 않았소. 하나는 배운 대로 했을 뿐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이 싫을 뿐.”
위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엘버린 공작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그도 잘 알았다. 그리고 그가 왜 저한테 이런 말을 하는지도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건 그렇게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다.
바다에서 유람선이 무너지면, 흔히 질서를 유지하는 사람은 총을 들고 외친다. 레이디 퍼스트라고. 여자들은 그에 따라 구명보트에 타고, 남자들은 남자라는 이유로 더 큰 죽음에 노출된다. 분명 드넓은 바다에서 죽을 가능성은 둘 다 엇비슷한데도.
그럼 여기서 과연 지휘자의 말에 따라 구명보트에 탄 여자가 문제인가, 아니면 이런 상황에서 죽음의 위협을 느끼고 분노하는 남자들이 문제인가.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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