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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말 다정한 고요 쪽으로, 찬란한 내일 쪽으로
1부 밤의 수영장에 혼자 있었다 박소란 심야 식당 오 은 나는 오늘 안희연 소동 강성은 혼자 있는 교실 황인찬 비역사 주민현 흐린 날에 나의 침대는 임경섭 비행운 임솔아 모래 안현미 눈물의 입구 조말선 눈덩이 신해욱 이렇게 추운 날에 신영배 혼자 박세미 꾀병 손 미 물의 이름 김경후 오르간파이프선인장 신두호 지구촌 손택수 나뭇잎 흔들릴 때 피어나는 빛으로 김소연 그래서 성동혁 리시안셔스 2부 나는 내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양애경 바닥이 나를 받아주네 박 준 눈을 감고 박연준 생각담요 아래 살다 이원하 풀밭에 서면 마치 내게 밑줄이 그어진 것 같죠 김선우 단단한 고요 임선기 말 2 강은교 벽 속의 편지―네 집 뒤에서 김혜수 기억을 버리는 법 황인숙 알 수 없어요 정한아 수국(水菊) 박형준 저녁나절 신용목 그리고 날들 이제니 공원의 두이 고형렬 돌의 여름, 플라타너스 이 원 우리는 지구에서 고독하다 박규리 모래 한 알로 사는 법 김사인 둥근 등 진은영 물속에서 이기성 풀 3부 반복이 우리를 자라게 할 수 있을까 유병록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 공광규 너라는 문장 이지아 스파클링 김은지 블루투스 기기 1개가 연결되었습니다 유희경 어떤 날들이 찾아왔나요 이근화 얼룩말 시나리오 나희덕 기슭에 다다른 당신은 임지은 간단합니다 이영광 아프면 안된다던 말 김용택 삶 이성선 사는 일이 바로 신비 문태준 누구에게라도 미리 묻지 않는다면 이규리 특별한 일 이혜미 물의 방 안미옥 한 사람이 있는 정오 4부 몸을 지나가도 상처가 되지 않는 바람 고영민 봄의 정치 김 현 내가 새라면 다니카와 타로 네로―사랑받았던 작은 개에게 박시하 가을 이정록 기도 윤동주 사랑스런 추억(追憶) 허 연 트램펄린 이현승 이것도 없으면 너무 가난하다는 말 김경미 고요에 바치네 이설야 꽁치통조림 장석남 나는 초록 유이우 햇빛 이다희 포춘 쿠키 김사이 가끔은 기쁨 정현우 사랑의 뒷면 박라연 봉지 김경인 잘 자 작품 출전 |
시요일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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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무수했다.
나를 모래처럼 수북하게 쌓아두고 끝까지 세어보았다. 혼자가 아니라는 말은 얼마나 오래 혼자였던 것일까. ---「임솔아 - 모래」중에서 잘 지내냐는 안부는 안 듣고 싶어요 안부가 슬픔을 깨울 테니까요 슬픔은 또다시 나를 살아 있게 할 테니까요 검게 익은 자두를 베어 물 때 손목을 타고 다디단 진물이 흘러내릴 때 아 맛있다,라고 내가 말하고 나 혼자 들어요. ---「김소연 - 그래서」중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넣어 하나하나 반찬을 물으면 함께 밥을 먹고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손을 빗처럼 말아 머리를 빗고 좁은 길을 나서면 어지러운 저녁들이 제가 모르는 기척들을 오래된 동네의 창마다 새겨넣고 있었습니다 ---「박준 - 눈을 감고」중에서 나는 내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비가 겨울엔 쉬어가는 것처럼 겨울이 오기 전에 내게도 어떠한 조치가 필요해요 같이 걸을 사람은 없지만 풀밭에 나가볼까요 풀밭은 꽃을 들고 서 있지 않아도 내게 밑줄을 그어주는 곳이니까요 ---「이원하 - 풀밭에 서면 마치 내게 밑줄이 그어진 것 같죠」중에서 저렇게 크고 깨끗한 원고지를 창밖에 두고 세상에서 가장 깊고 아름다울 문장을 생각했다 강가에 나가 갈대 수천그루를 깎아 펜을 만들어 까만 밤을 강물에 가두어 먹물로 쓰려 했으나 너라는 크고 아름다운 문장을 읽을 만한 사람이 나 말고는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아서 ---「공광규 - 너라는 문장」중에서 나이 육십에 그런 건 배워 뭐에 쓰려고 그러느냐고 묻자 꿈조차 없다면 너무 가난한 것 같다고 지그시 웃는다. 할머니의 그 말을 절망조차 없다면 삶이 너무 초라한 것 같다로 듣는다. ---「이현승 - 이것도 없으면 너무 가난하다는 말」중에서 당신도 상처 몇됫박쯤 잘 싸서 넣어보세요 어둠을 곱씹으며 아물던 상처가 봄의 입구 쪽으로 귀를 놓을 것입니다 ---「박라연 - 봉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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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들이 당신의 고독한 마음을 어루만지고
당신의 손을 잡아 일으키고 어깨를 다독일 수 있다면. 당신 마음속에서 소리 없이 피어나 환히 저물 수 있다면.” 사람 간의 소통과 거리가 어느 때보다 간절해진 시대, 『내일 아침에는 정말 괜찮을 거예요』에 수록된 시들은 무뎌진 감정을 촉촉하게 적시며 두려운 첫 발이 아닌 찬란한 봄을 맞이하도록 독자들의 손을 잡아 이끈다. 1부 ‘밤의 수영장에 혼자 있었다’에는 고독한 혼자와 단단한 홀로의 모습이 담겼다. 혼자 있을 때 자유로움을 느끼다가도 때론 “사각사각/나를 쓰다듬어 줄 사람이 절실”(오은 「나는 오늘」)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외롭고 서툴더라도 혼자인 시간을 통해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며, “어긋나도 자라고 있다는”(안희연 「소동」) 다부진 사유에 가닿기도 한다. 이러한 깨달음은 방해가 틈입하지 않는 시간이 축적되며 깊이를 더한다. 2부 ‘내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는 정갈한 고요에서 피어나는 깨달음의 순간을 보여준다. 연결이 손쉬운 사회에서 오직 나와 마주하며 이야기하는 경험은 “모래 한 알로,/아주 작게 사는 법을 천천히 생각해보”(박규리 「모래 한 알로 사는 법」)는 느린 삶의 보폭을 제안하기도 하고, 시끄러운 머릿속 잡념을 정리하며 “내일 아침/다시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양애경 「바닥이 나를 받아주네」) 말하는 희망의 전언이 되기도 한다. 3부 ‘반복이 우리를 자라게 할 수 있을까’는 희망에서 싹튼 다짐의 기록이다. 의욕이 충만해지면 무수히 많은 다짐을 하게 되지만 이런 이들에게 필요한 건 “아무 다짐도 하지 말아요/서랍을 열면/얼마나 많은 다짐이 들어 있겠어요”(유병록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라고 말하는 한 줌의 여유일지도 모른다. 성급한 목표 앞에 조급함이 앞선다면, 차분한 휴식의 시간을 보내며 “외롭다고 느끼는 나를 뭐라고 해도 괜찮다”(이근화 「얼룩말 시나리오」)는 담대함으로 시야를 넓혀보는 건 어떨까.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며 온전한 나 자신을 알게 되었다면, 이제는 생생한 내일을 마주할 차례다. 4부 ‘몸을 지나가도 상처가 되지 않는 바람’은 밝고 환한 내일을 시작할 용기를 독자들에게 보낸다. “온갖 새로운 것을 알기 위해/그리고/온갖 나의 물음에 스스로 답하기 위해”(다니카와 슌타로 「네로-사랑받았던 작은 개에게」) 떠난 여정이 마냥 설렐 수는 없다. 고단하고 지칠 때가 있더라도 당신은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다. 그 발걸음 앞에 “이 슬픔 한통을 다 먹어치우면/내일 아침에는 정말 괜찮을 것이다”(이설야 「꽁치통조림」)라고 힘주어 말하는 시가 당신을 멀리까지 인도할 등대가 되어줄 것이다. 따뜻하고 무구한 시어들을 통해 자연스레 자신 안에 숨겨진 눈부신 긍정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 『내일 아침에는 정말 괜찮을 거예요』는 시를 애독해왔던 독자들은 물론, 시가 낯선 독자들에게도 단정하고 압축된 시를 읽는 기쁨을 알려준다. 가장 가까워서 오히려 소홀했던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고요한 여유를 선물한다. 낯설고 어색한 출발선 앞에서 첫발을 내딛는 나 자신에게, 혹은 내 주변 사랑하는 이들에게 응원과 안부의 말을 전하고 싶다면, 쉽게 휘발되는 한마디 말 대신 깊은 여운과 다정한 희망을 안겨줄 시를 선물처럼 건네어보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