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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페션
두 개의 고백, 하나의 진실
비채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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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제시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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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sie Burton

영국의 작가 겸 배우. 1982년 런던에서 태어나, 왕립중앙연극원과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낮에는 개인비서로 일하고 저녁에는 배우로 무대에 서는 생활을 이어가던 2009년 여름, 네덜란드에서 보낸 휴가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국립박물관에서 ‘미니어처 하우스’를 만난 것.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재료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미니어처 하우스를 보며 소유자 페트로넬라의 인생에 대해 상상하던 제시 버튼은, 그 상상을 소설로 써보겠노라 결심한다. 이후 사 년에 걸친 자료조사와 집필, 열일곱 번에 이르는 퇴고 끝에 소설 『미니어처리스트』가 탄생한다. 미니어처 하우스와 미니어처 인
영국의 작가 겸 배우. 1982년 런던에서 태어나, 왕립중앙연극원과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낮에는 개인비서로 일하고 저녁에는 배우로 무대에 서는 생활을 이어가던 2009년 여름, 네덜란드에서 보낸 휴가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국립박물관에서 ‘미니어처 하우스’를 만난 것.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재료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미니어처 하우스를 보며 소유자 페트로넬라의 인생에 대해 상상하던 제시 버튼은, 그 상상을 소설로 써보겠노라 결심한다.

이후 사 년에 걸친 자료조사와 집필, 열일곱 번에 이르는 퇴고 끝에 소설 『미니어처리스트』가 탄생한다. 미니어처 하우스와 미니어처 인형에 현실의 불행이 예고된다는 흥미로운 설정, 비밀로 가득한 등장인물과 그로 인한 갈등, 차츰 드러나는 진실과 고난을 겪으며 성장하는 주인공 등 읽는 이를 완전히 매혹시키는 이야기적 힘이 충만하다. 또 세밀하고도 철저한 묘사를 통해 골든에이지를 구가하던 17세기 네덜란드를 문학적으로 화려하게 되살렸다는 극찬을 받았다.

『미니어처리스트』는 출간과 동시에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2014년에는 워터스톤 ‘올해의 책’, 내셔널북어 워드 ‘올해의 책’, [옵저버] ‘최고의 소설’에 선정되는 등 영국문학계의 영예로운 타이틀을 모조리 휩쓸었다. 영국에서는 조앤 롤링의 신작보다도 더 많은 부수가 팔려나간 끝에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긴 휴가를 앞두고 읽을 책을 찾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드라마화까지 확정되면서, 제시 버튼은 한 권의 소설로 세계적 스타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2016년 발표한 후속작 『뮤즈』는 1967년 영국 런던과 1936년 에스파냐 안달루시아를 배경으로, 뮤즈라는 이름 뒤에 가려져 있던 여성 예술가들의 사랑과 욕망을 담았다. 아티스트와 뮤즈에 대해 당연하다는 듯 전자는 남자, 후자는 여자라고 생각하는 편견을 뒤집어 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가 고스란히 작품에 담겨 있다.

『컨페션The Confession』은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출간 즉시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제시 버튼의 인기와 필력을 다시 한번 당당히 증명했다. 1980년과 2017년의 런던을 오가며 홀연히 사라진 어머니의 흔적을 뒤쫓는 이야기를 통 해, 누군가의 자식, 누군가의 연인,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나’로 존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의 삶을 치열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내 더욱 주목받았다.
어린이책, 논픽션 등 다양한 영역으로 글쓰기를 확장중인 제시 버튼은 현재 런던에 살면서 네 번째 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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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에서 르네상스 로맨스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문 번역자로 일하고 있으며, 역서로 《야생 조립체에 바치는 찬가》, 《수관 기피를 위한 기도》,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부기맨을 찾아서》, 《초대받지 못한 자》, 《프리즈너》, 《엄마 아닌 여자들》, 《프랑켄슈타인》, 《애프터 유》, 《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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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694g | 148*221*34mm
ISBN13
9788934991540

책 속으로

아버지는 다시 나를 보았다. “내가 네 엄마를 만나기 전에.” 아버지는 손가락을 모아 주먹을 쥐며 말했다. “네 엄마와 콘스턴스…… 둘은 사귀는 사이였어.”
나는 아버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엄마가요?” 나는 《밀랍 심장》 위에 손을 얹었다. “엄마가 이 여자랑 사귀었다고요?”
“그래.”
“엄마가 레즈비언이었어요?”
“글쎄다, 로지. 그럴 수도 있고. 한동안 둘은 뗄 수 없는 사이였다. 그러니까, 우리가 널 낳았으니 내가…… 장담할 수는 없구나.”
“그럼 양성애자였어요?”
“그렇게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버지는 온몸을 둥그렇게 말고 다시는 펴고 싶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 p.43

삼십 년 넘게 마음을 죄어온 메시지와 더는 싸울 기력이 없어질 때까지 나를 갉아먹고 또 갉아먹었다. 그런데 이제 내가 누구인지, 대체 나 자신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나에게 아무런 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진전도 없고 서투르기만 한 내가 부끄러웠다. 누구나 상실이 있고 부끄러움이 있고 집착이 있지만, 남들은 어떻게든 극복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어떻게든 해낸다. 포기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삶을 꾸려나간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어느 여자 유령과 자신만의 환상 속에 사는 남자친구에게 사로잡혀 내 손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내겐 몰도, 엄청난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내 이름으로 발표한 책도, 바닷가에서 함께 살 아내도 없었다.
--- p.89

임신하고 첫 석 달은 어이없을 정도의 원초적인 피로와 끊임없이 일어나는 자잘한 메스꺼움에 시달렸다. 주말에는 눈을 떴다가 다시 다섯 시간을 더 자고 일어나도 피곤했다. 침대에서 변기로, 다시 침대로. 이따금 주방에 들러 물 한 잔을 마시고 종이 타월을 가져다 화장실 타일에 묻은 토사물을 닦느라 비틀거리는 동안 생각나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왜 더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까? 왜 과학적 연구가 더 많이 진행되지 않을까.
여자는 여기에 침착하게 대처해야 하며, 계속 일하고 먹고 자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 엘리스에겐 이 상황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세상이 실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엘리스에게 알려주는 사건이나 다름없었다. 모두 다산하는 여자를 원하는데, 하늘은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내려서 방해하고 있었다. 엘리스는 (진통제도, 소독 장갑도, 부드러운 베개도, 멍하니 볼 텔레비전도 없이) 앞서 살았던 여자들을 생각했다. 이상해질 수밖에 없었으리라. 자신이 겪는 일을 그 여자들도 겪었을 텐데, 사회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누군들 이상해지지 않았을까.

--- p.380

출판사 리뷰

“제시 버튼은 동화의 토대 위에 거대한 이야기의 성을 세웠다.”_〈가디언〉
2017년, 런던. 카페에서 일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던 ‘로즈’는 아버지에게서 갑작스럽게 충격적 고백을 듣게 된다. 단 두 권의 소설만 남기고 사라진 희대의 소설가 ‘콘스턴스 홀든’이 실종된 로즈의 어머니와 연인 사이였고, 심지어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사람이라는 것. 로즈는 삼십 년 전 그날의 진상에 대해 듣기 위해 신분을 속인 채 콘스턴스에게 접근하는데… 조금씩 이어지는 고백들, 그 끝에 도사린 가슴 저린 진실은 무엇일까.
17세기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미니어처하우스의 비밀을 추적하는 고딕 미스터리 《미니어처리스트》. 뮤즈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여성 예술가의 사랑과 욕망을 섬세하게 살핀 장편소설 《뮤즈》. 두 편의 장편소설로 글로벌 밀리언셀러 작가이자 가장 주목받는 스토리텔러로 우뚝 선 제시 버튼이 세 번째 작품 《컨페션》을 선보인다. 워터스톤과 내셔널북어워드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수많은 영예와 인기를 누린 작가답게, 《컨페션》 역시 출간 즉시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는 등 저력을 또다시 증명했다.
자료 조사에만 몇 년을 매달릴 수 있는 끈기와 그 진득함에서 비롯된 풍성한 디테일, 미스터리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함에 따라 읽다가 멈추기 힘들 만큼 긴장감 넘치는 정교한 플롯, 각자의 뚜렷한 욕망을 바탕으로 얽히고설키는 생생한 캐릭터, 미세한 결까지 놓치지 않는 섬세한 심리 묘사까지… 제시 버튼 특유의 색깔은 더욱 진해지고 뚜렷해졌다. 새벽까지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이야기의 마력’에 가슴 설레는 이들에게 《컨페션》은 또 한 번 기나긴 밤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여성들에게 바치는 나의 러브레터입니다.”_작가 인터뷰에서
우아하고 창의적인 스토리텔링 능력도 매혹적이지만, 그 속에 울림 있는 주제 의식을 담는 것 또한 제시 버튼 작품의 강점. 《미니어처리스트》에서는 “모든 여성은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건축가다”라는 선언으로 여성의 자주성을 응원했고, 《뮤즈》에서는 남성 예술가에게 영감을 선사하는 존재로만 인식되는 ‘뮤즈’의 억압을 보기 좋게 비틀었다.
이미 제시 버튼은 여성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장 우아한 형식으로 펼쳐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컨페션》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장 현실적인 문제라 할 수 있는 ‘관계 속에서의 삶’이라는 문제를 꺼내놓는다. 누군가의 딸 혹은 누군가의 애인, 누군가의 배우자……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오롯이 ‘나’로 살기 위한 아름다운 분투를 담는 것. 얼핏 전형적 구조를 따라가는 것 같던 이야기가 전형성을 부수며 급물살을 타는 순간, 타고난 작가이자 페미니스트 제시 버튼에게 또 한 번 매료될지 모른다.
작가는 출간 후 한 인터뷰를 통해 《컨페션》은 힘겹지만 굳건히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바치는 러브레터’라고 밝혔다. 그 뜨거운 애정의 마음은 최종 챕터의 “날마다 짓눌리는 걸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나아가고 싶다. 이것은 바로 당신이 만드는 당신의 이야기니까”라는 문장에 녹아 있는 듯하다. 안주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현실과 과감히 맞부딪히는 이들을 향한 따스한 메시지. 2021년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과 여성의 삶에 바치는 가장 문학적인 응원이 아닐까.

리뷰/한줄평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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