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왜 책을 읽으려 하나요? 독서에 어떤 기대를 품고 있나요?
지식을 얻기 위해, 마음의 치유를 위해, 꿈꾸고 있는 삶을 위해, 또 어쩌면 마음에 드는 누군가와 대화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바람은 결국 ‘독서가 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모입니다. 독서에 관해 말하려는 이 책을 펼쳤다는 것 자체가, 독서를 변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절망과 좌절 상태에서는 어떤 변화도 꿈꿀 수 없습니다. 작은 틈새라도 보일 때 우리는 비로소 변화를 갈망합니다. 여러분은 꿈쩍도 안 할 것처럼 보이는 자신의 현실에서 그 틈새를 발견한 것입니다.
--- 「껍질 깨기」 중에
우리는 책을 읽을 때 받는 자극이 동시다발적이며 새롭고 조화롭다고 느낄 때 그것을 ‘좋은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태에서 책을 읽느냐, 어떻게 읽느냐,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분해의 가짓수와 자극의 정도가 달라집니다. 이것이 같은 책을 읽더라도 읽는 상황과 시기가 다르면 색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이며, 같은 책을 동시에 여러 사람이 읽어도 사람마다 이해하는 정도와 방식이 상이한 까닭입니다.
--- 「독서의 비밀」 중에
독서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독서’를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굳이 많은 책을 읽으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최고의 독서란 독서 효과의 최대치에 이르는 독서입니다. 읽기 행위로 인한 뇌 자극의 영역을 최대한으로 늘리는 것입니다. 1천 권, 2천 권, 그 이상의 많은 책을 한 번 읽는 것보다 차라리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가 발생하고 기존의 의미가 달라지며 풍부한 자극을 주기 때문입니다.
--- 「어떤 독서」 중에
도서관에 들러서 책을 빌렸나요? 아니면 서점에서 읽을 책을 구입했나요? 그러면 그 책부터 곧바로 읽으세요. 여러분 인생에서 그 책을 읽을 최적의 시간이 바로 이 순간입니다. 어떤 주제에 흥미가 생겼을 때, 이 책 안에 어떤 내용이 있을까 궁금한 그때가 독서의 동기 부여가 충만한 상태입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 읽고 읽어야지, 주말에 읽어야지, 시간 날 때 읽어야지 하면서 서가에 꽂아 놓는다면 최고의 순간이 지나가 버립니다. 여러분의 흥미는 시간에 비례하여 줄어들 것이고 그 책은 숙제처럼 여러분을 괴롭힐 것입니다. 시간이 없다면 최소한 몇 챕터라도 읽으세요. 이런 이유로, 책은 충동구매를 자제해야 합니다.
--- p.54
독자가 작품을 읽고 얻은 독서 경험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려는 의지가 강할수록 토론에 유리합니다.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인생의 책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죠. 이렇게 책을 통해 깨닫는 바가 독자 인생에 큰 영향을 줄 만한 것일 때 깊은 논의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문학과 비문학 작품 둘 다 동일합니다.
--- p.117
독서 모임은 ‘책’, ‘사람’ 이 두 가지가 갖고 있는 모든 자산입니다. 독서 모임에서는 최소한 세 가지 관계가 형성됩니다. 첫째, 책과 사람의 관계입니다. 책과 사람의 관계는 사람이 그 책을 감상하고 해석한 각자의 독서 경험을 말합니다. 개인의 독서 역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둘째, 독서 경험과 독서 경험의 관계입니다. 각자의 독서 경험은 서로 비슷하기도 하고(공감) 다르기도 하며(확대), 아예 반대되기도(반론) 합니다. 이 관계의 발생을 최대한 유도하여 증폭시키고, 조정하고 정리하는 것이 모임 장(長)의 역할입니다. 셋째, 사람과 사람의 관계입니다. 이것은 독서 경험의 관계와는 별도입니다. 사람들 간의 독서 외적인 관계, 인간적 관계를 의미합니다.
--- p.119 페이지 중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과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잘 읽어도 책을 읽는 것에는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자본주의와 성과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가시적인 성취나 금전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만을 하도록 은연중에 강요받습니다. 독서는 확실히 어떤 가시적인 성취나 이익을 얻어 내려는 목적에는 제한적입니다. 여러분이 그럼에도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여러분이 비물질적이며 정신적인 향상을 도모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독서는 ‘읽어 내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향상에 목적이 있습니다.
--- p.260~261
믿을 만한 사람이 추천하는 책을 읽고, 이미 수많은 사람이 읽어 온 책을 읽는 것은 결코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자기의 분류 기준에 맞춰 읽는 것은 최소한의 독서 목적을 부여합니다. 하나의 진영에 속한 책을 읽다 보면,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설득되고 편협한 사고를 지니기 십상입니다. 마치 유튜브나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처럼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도 여러분이 이미 선택한 책과 같은 진영에 속한 책들만을 계속 추천해 줍니다. 책들을 진영으로 나누는 것은 필수적으로 대조되는 책을 보도록 유도합니다. 따라서 수많은 추천 도서를 하나하나 무차별적으로 읽는 것보다는 자신의 독서 지도를 만드는 게 훨씬 유익합니다.
--- p.274~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