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큰 질서다. 그 질서를 잘 이용해서 한 번 사는 인생을 꽤 윤택하게 살아볼 것인지, 그 질서를 부정하다가 나중에 후회할 것인지 둘 중에 선택하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전자를 선택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주어진 상황과 지금 내가 가진 무기들을 활용해 나름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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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나의 좋은 집에 살려면 지금부터 움직여야 한다. 지금 하지 않는데, 나중에는 할 수 있을까?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보통 40대, 50대쯤을 내 집 마련의 목표 시기로 잡길래 나도 따라서 그렇게 잡았을 뿐이지, 일찍 이루면 기분이 좋지 않을까? 이렇게 꿈이 명확한데,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고, 남이 알려주는 이야기들 도 충분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나에게 맡긴다!’라며 무책임하게 외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면 그 ‘미래의 나’는 곧 ‘현재의 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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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에 사는 게 무작정 나쁜 점만 있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내가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생각해볼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남의 집에 사는 게 서러워서 내 집에 살아야겠다는 동기부여 그 이상의 것이 있다. 굳이 몸소 체험해보지 않아도 알 만한 일이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확실히 더 많은 것들이 느껴진다. 남의 집에 살면서 왜 넓은 집이 좋은지, 왜 회사와 가까운 집이 좋은지, 왜 사람들이 좋은 집, 좋은 동네에 살고자 하는지를 체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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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집은 경험재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이 행동하고 생각하기 나름이다. 저렴한 월셋집에 살면서 절약하고 저축하고 투자하는 것은 당연히 훌륭한 일이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든 그 안에서 비롯되는 감정과 의미를 어떻게 끌어낼지는 나에게 달려있다. 좋은 것들을 충분히 누린다면, 비싼 월세를 통해 자신에게 투자하는 거라고 생각해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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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조달 계획서를 쓰다 보니 새삼스럽게 내가 3천만 원을 갖고 1억 7천만 원짜리 집을 샀다는 게 신기했다. 그 사실 때문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부동산 공부를 하면서 나 스스로에게 자본주의에 대해 억울하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거기에 적응하고 나를 위해 이용할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세뇌하곤 했는데, 막상 실제로 겪어보니 얼떨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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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집을 사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유리한 행동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다. 또한 거래 과정을 통해 배운 것들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지 않아도 배움에 대한 비용이 나갔다고 여길 수 있는 침착함을 갖추고자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물론 나도 사람이다 보니, 다른 지역의 집값이 많이 오른 걸 보면 좋은 집으로 가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그만큼 더 늘어나는 거니까 마음이 아프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나는 지금 내 수준에서 최선의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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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6,500만 원짜리 소형 아파트를 하나 사보니 내가 뭘 알아봐야 하는지, 어디에 어떤 신경을 써야 하는지가 와닿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실제로 집을 산 것이 부동산 공부에 불을 지핀 것이다. 집을 사보니 거기에서 느끼는 것이 확실히 있었다. 물론 사전 지식이나 구체적인 계획 없이 아무 집이나 질러버리는 것은 지양해야겠지만, 집을 직접 사는 것만큼 강력한 동기부여는 없었다. ‘한 채라도 사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얼른 더 좋은 집으로 가야지’라는 안정감에 기반한 희망이 생겨서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다. 부동산 구매라는 것이 마냥 무서운 게 아니라 충분히 해볼 만한 것,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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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집을 산 후 더 좋은 집을 꿈꾸게 됐다. 이후의 목표는 간단하다. 지금 가진 집보다 좋은 집으로 가는 것이다. 집이 없는 상태에서는 집을 사는 것이 목표였고, 집을 사고 나니 지금 집보다 나은 곳으로 가자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 꼭 미래에 대해서만 긍정 회로를 돌리는 것은 아니다. 당장 오늘, 현재에도 내 집이 있다는 사실이 든든하고 좋다. 내 집이 주는 안정감이라는 말을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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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결국 ‘매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사회초년생의 경우 종잣돈이 거의 없고 저축 속도도 더디므로, 현재 자산 수준 내에서 적절한 부동산 투자가 선행돼야 내 집으로 가는 제대로 된 길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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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공부하면서, 나에게도 나만의 원칙과 시나리오가 생겼다. 나의 원칙은 1~2년을 주기로 가능한 예산 범위 안에서 최선의 집을 찾아 투자한다는 것이다. 첫 집이 내 마지막 집은 아니기에 좋은 집을 향해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나가려고 한다. 그리고 별것 없지만 집값이 오르고 내릴 때의 시나리오도 세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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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있는 돈이 많을수록 좋은 집을 살 수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내 눈을 좋은 집에만 맞추면 종잣돈은 얼마 를 모아도 늘 부족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1억 원이 있을 때는 2억 원을 모아야 갈 수 있는 집이 보이고, 2억 원이 있을 때는 4억 원을 모아야 갈 수 있는 집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현실적인 것은 현재 가진 수준에서 레버리지를 이용해서 살 수 있는 집을 사는 것이다. 나에게는 그게 제1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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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론자들의 이야기만 듣고 영끌 풀매수를 하기보다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적당한 여유를 두고 내 집을 마련하는 게 맞다. 그렇다고 해서 하락론자의 이야기를 듣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안 된다. 내 집 마련에 있어서 가장 무섭고 허망한 상황은 내가 집을 샀는데 집값이 내려가는 때가 아니라, 집을 못 샀는데 집값이 올라가 버리는 경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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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 상황에 맞지도 않는 세법이나 대출 규제를 다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지만, 제대로 모르고 막연히 두려워할 필요는 더더욱 없지 않을까? 집을 안 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공부하고 준비해두면 된다고 생각한다. 집 한 채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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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떠드는 이야기만 들어 보면 내 집은 영영 사라진 것만 같았고, 우리 세대에게 내 집 마련은 정말 불가능한 일인가 싶었다. 그러나 실제로 공부를 해보니 나의 수준에 맞는 아파트도 있고, 사볼까 싶은 아파트도 있었다.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하지만, 알아보기도 전에 포기하거나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 집 마련에도 나만의 시작점과 속도가 분명 존재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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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집값은 상승할 수도 있고 하락할 수도 있는데, 내 뜻대로 그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여러 시나리오를 통해 최대한 대비할 뿐이다. 공부하면서 하나 확실하게 깨달은 것은 ‘이 집값이 정상이냐!’라는 억하심정에 집값이 내려갈 거라고,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고가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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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가능하다면 내 집 마련을 빨리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한 방에 내가 최종적으로 원하는 노른자 땅에 있는 넓은 집에 들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1억 7천만 원짜리 집을 샀다. 무리를 하지 않는 선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방에 강남으로 진출할 수 없다면,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부터 출발해서 서서히 진격해나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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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부동산 시장이 두렵고 무서울수록, 감당할 수 있는 집값을 책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히 집값이 올라가면 좋다. 그러나 집값은 언제든지 내려갈 수도 있다. 특히 변동성이 클 때는 내 돈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집값이 내려가는 경우에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집을 구매하면 재정이 파탄 나는 일은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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