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6년 04월 04일 |
---|---|
쪽수, 무게, 크기 | 522쪽 | 592g | 127*188*33mm |
ISBN13 | 9791130607887 |
ISBN10 | 1130607887 |
발행일 | 2016년 04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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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22쪽 | 592g | 127*188*33mm |
ISBN13 | 9791130607887 |
ISBN10 | 1130607887 |
1. 담배 11 / 2. 원숭이 27 / 3. 커피 45 / 4. 맥주 62 / 5. 백합 75 / 6. 세정제 91 / 7. 가죽 109 / 8. 고무 128 / 9. 비누 138 / 10. 알코젤 155 / 11. 단백질 바 164 / 12. 민트 176 / 13. 와인 189 / 14. 타이어 200 / 15. 대팻밥 224 / 16. 먼지 240 / 17. 시나몬 번 256 / 18. 담배 연기 274 / 19. 스펀지케이크 믹스 289 / 20. 옷 가게 307 / 21. 양초 기름 328 / 22. 오보이 344 / 23. 행주 356 / 24. 꿈 365 / 25. 가문비나무 383 / 26. 피자 400 / 27. 멀드 와인 416 / 28. 감자 433 / 29. 머랭 441 / 30. 향수 453 / 31. 땅콩 케이크 472 / 32. 유리 489 / 33. 갓난아이 504 / 34. 할머니 522 / 에필로그 540 / 감사의 말 548 / 옮긴이의 말 550 |
별 생각없이 골랐던 오베라는 남자가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좋았던 기억 때문에 고른 두번째 책은 실망을 주는 경우도 많아서
망설이다 구매한 책인데. 괜찮았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좀 엉뚱하고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읽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라 좋았습니다.
이후로도 마음이 어수선하고 심란할 때, 잠이 안 올 때,
가끔 다시 꺼내 읽습니다.
읽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위로가 되네요.
할머니는 효율성이나 경제성에 열광하지 않았지만 혼란이 벌어지면 모두들 할머니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다른 의사들은 멀쩡한 날엔 죽어라고 할머니를 멀리하다가도 세상이 와르르 무너지면 군대처럼 할머니의 지휘를 따랐다. 있음직하지 않은 비극은 있음하지 않은 슈퍼 히어로를 낳기 때문이다.
-p201
엄마와 예오리가 자기보다 반쪽이를 더 사랑할 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반쪽짜리 동생을 미워하는 끔찍한 인간이라는 걸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다. 두 사람에게 버림받을까봐 겁이 난다는 걸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다.
-p229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상처받을 일이 없다. '특이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조금 있으면 여덟 살이 되는 아이는 그 사실을 금세 터득한다.
-p314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도 심란해질 일이 없다. 조금 있으면 여덟 살이 되는 아이라도 그건 안다.
-p399
믿음이 있어야 해. 할머니는 입버릇처럼 그렇게 말했다. 믿음이 있어야 동화를 이해할 수 있다. "뭘 믿는진 중요하지 않고 다만 뭐라도 믿는 게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을 거면 차라리 전부 다 잊어버리는 게 낫지."
결국 이 모든 사태의 핵심은 그것일지 모른다.
-p441
할머니와 엘사는 종종 저녁 뉴스를 같이 봤다. 그럴 때 엘사는 가끔 왜 어른들은 저렇게 바보 같은 짓을 서로에게 저지르느냐고 물었다. 그러면 할머니는 어른들도 대부분 인간인데 인간들은 대부분 개떡 같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엘사는 어른들이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는 와중에 우주를 탐사하고 유엔, 백신, 치즈 가는 강판 같은 좋은 것들도 많이 만들어내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 할머니는 어느 누구도 백 퍼센트 개떡은 아니고 어느 누구도 백 퍼센트 안 개떡은 아닌 게 인생의 묘미라고 했다.
-p489
"어른이 된다는 건 가끔 복잡할 때가 있어, 엘사." 브릿마리는 은근슬쩍 얼버무린다.
"아이로 지내는 것도 뭐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에요." 엘사는 호전적으로 맞선다.
-p495
엘사에게는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강력한 '슈퍼 히어로'가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쫓겨도, 괴롭힘을 당해도 엘사는 '슈퍼 히어로'와 함께라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 실은 엘사도 보통의 평범한 아이는 아니다. 또래보다 아는 것이 훨씬 많고 잘못된 것은 바로 고쳐내야 직성이 풀리기에 어른이건 아이건 엘사의 지적질은 마음 편히 대응하기 쉽지 않다. 교장선생님께 불려 가도 엘사는 당당하다. 슈퍼 히어로인 엘사의 외할머니는 엘사만큼 똑똑한 아이는 없다고 자부한다.
바쁜 엄마의 자리를 채워줬던 엘사의 할머니는 상상력과 꿈 속의 공간을 무대로 둘만이 공유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었다. 현실과 다름 없는 상상의 세계는 엘사를 위로해주는 곳이자, 응원해주는 곳이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곳이었다. 슈퍼 히어로가 사라진 세계에서 엘사는 공허함과 외로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곧 할머니가 엘사를 위해 곳곳에 편지를 숨겨두고 부탁을 남겨두었다는 걸 알게 된다. 엘사는 편지를 찾아다니며 편지에 적힌 이름의 주인공을 만나 말한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엘사와 할머니가 사는 주택은 여러 집이 함께 살고 있다. 집마다 그들만의 이야기를 품고 살고 있다. 집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보인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이야기를 짓는 포인트가 여기에서 나온다. 인물들의 성격, 개성이 이야기에 눅진하게 묻어나는데 미로처럼 복잡해 보이다가 페이지를 넘기는 횟수가 늘어날 수록 미로 속에 길이 서서히 보인다. 어쩜 이렇게 이야기를 맛깔나게 그릴 수 있을까. 프레드릭 배크만의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괴물이라 불렸던 사람도, 말을 하지 못하는 증후군을 앓은 아이와 그 엄마도, 술에 취해 계단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주정뱅이 여자도, 브릿마리와 켄트도, 택시 운전자 알프도, 병원 일에 치인 채 바쁘게 사는 엘사의 엄마도. 이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다 할머니가 직접 현실에 그려낸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다. 각자 하나의 세계를 품고 살던 등장인물들은 할머니가 남긴 편지로 알게 된다. 할머니는 등장인물들을 모두 하나의 커다란 세계 안에 품고 살아왔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다 보면 할머니가 만들어 온 세계가 연결되는 부분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할머니와 등장인물들이 사는 주택이 하나의 세계였음을 알게 되는 순간, 짜릿해진다. 엘사와 등장인물들의 강한 개성에 빠져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우연히 소설을 영화화한 <오베라는 남자>를 보고 좋은 영화로 기억에 남아 책으로도 읽어 보고 싶어 구매하려 했는데 그러던 차에 지인이 이 책이 있다 하여 빌려 보았는데 영화를 보고 난 뒤 책으로 읽으니 확실히 내용이 선명해 집니다. 그러고 나니 이 작가분의 다른 책이 보고 싶어 검색해 보았는데 특이한 제목의 이 책이 있어 바로 구매했네요. 먼저 읽어 보신 분들의 후기를 보니 기대가 됩니다.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의 선 후기를 적어 봅니다. 읽은 뒤의 느낌은 마음으로 전해 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