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9년 06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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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68쪽 | 251g | 148*210*20mm |
ISBN13 | 9788996100188 |
ISBN10 | 8996100188 |
발행일 | 2009년 06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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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68쪽 | 251g | 148*210*20mm |
ISBN13 | 9788996100188 |
ISBN10 | 8996100188 |
1~16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
화자 "나"는 숀 맥 다니엘. 지구별 시애틀에서 14년 동안을 살아온 소년이다. 아이큐 1.2, 정신연령 3-4개월, 뇌성마비, 나는 단 하나의 근육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없다. 부모님은 10년 전에 나 때문에 이혼하고 아빠는 내 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떠났다. 나보다 두 살 많은 폴 형과 3살 많은 신디 누나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사실이 있다. 나는 일곱 살 때 신디 누나 덕분에 읽기를 떼었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한 번 머릿속으로 들어온 건 다시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16p)" 사람들이 하는 모든 말을 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억하며 이해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엄마는 아직도 내가 무슨 신생아나 바보라도 되는 양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래서 언제나 " 오, 오, 울 애기, 착하지 ...우리 큰 아기.... 쭈쭈, 찌찌, 때때, 지지."이런 말로 한정되었다. 그러나 내 삶이 얼마나 힘든지 신경 쓰고 걱정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투덜댄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러나 내 인생 최후의 나쁜 소식이 있다. 그건 아빠가 나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곧 죽게 될 거라는 거다. 그러나 그 동기는 아빠가 나를 "지극히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좋은 소식 때문이다."내 고통을 끝낸다고? 그 말을 듣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아빠가 무슨 권리로 나를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를 결정한단 말인가?.(67p)"
숀 맥 다니엘은 얼굴에 앉은 파리 한 마리 쫓을 능력도 없고 소리를 질러 도움을 청할 능력도 없다. 타닥, 타닥, 타닥, 발작이 일어나면 숀은 육체를 벗어나 하늘을 날거나 솟구쳐 오르거나 시공을 가로질러 누비고 다닌다. 아빠는 악마들의 손에 놀아 나는 듯,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는 아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하고 의사들은 전혀 회복의 가망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숀의 속 사람은 꿈꾼다. 누나의 친구 앨리를 사랑하고 그와 함께하는 황홀한 꿈을. 그래서 나는 영리하고, 내 삶을 사랑하며, 죽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 목숨을 구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아이다. 그러나 도무지 누구에게도 무슨 방법으로도 알릴 길은 없다. 숀을 너무도 사랑한 아빠. 그 아빠는 아들의 고통을 없애주기 위해 결심을 한다. 그 마지막 순간이 점점 다가온다.
지은이는 말한다. "제 아들 '헨리 쉬한 트루먼'의 부모라는 제 삶에 바탕을 둔 것(162p)"이라고. 그는 자기의 이야기를 , 자기의 고뇌를, 아들 쉬한과 같은 인생들이 살아가야할 이유를, 소리높여 세상에 알리고 싶었을것이다. 그래서 주인공 숀을 "숨겨진 천재"로 설정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할 이유"에 대한 질문에 답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무엇을 이해하고 누구를 정죄해야 된단 말인가? 도무지 답이 없는 문제에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시리다. 가슴이 쥐어 짜이는 듯
아프다!!!!
제목을 한 번 들어보고, 그 뒤로 계속 제목을 기억하게 됐는데 읽어보지 않은 깜냥으로 낙태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청소년 소설에서 많이 다뤄지는 주제 중 하나가 십대의 임신과 낙태에 대한 것이란 생각에 그런 추측을 해봤다. 그리고 책을 읽기 전까지 그런 내용일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계속해서 이 책에 대해 흥미를 가졌던 이유는 보통의 십대의 임신과 낙태에 대한 소설들의 주체가 임신을 한 여자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선 '아빠'라고 말하고 있으니 남자 아이들을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만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나름의 기대를 했던 것이다. 물론 첫 장에서부터 이런 추측이 아무 소용없어졌지만.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는 정말로 자신의 아빠가 태아가 아닌, 이미 태어난 존재인 나를 죽이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예상 가능한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주인공 '나'-숀-는 뇌성마비로 인해 자신의 몸의 어느 한 부분도 자신의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인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숀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배울 수 없는 '저능아'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숀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심지어 한번 들은 것은 모두다 기억할 수 있는 천재적 능력의 소유자다. 다만 그 사실을 외부에 알릴 방법이 없어서 그저 모두의 오해를 풀 길이 없을 뿐이다. 어쨌든, 모두의 오해와 여러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쿨하고 경쾌한 숀의 14년 삶과 주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장애를 앓고 있는 숀은 주위의 도움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먹거나, 몸을 움직이거나, 용변을 가릴 수도 없다. 그런 숀과 함께 사는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 느껴야하는 미움과 따라오는 애정 등을 보여주면서 왜, 숀의 아빠가 숀을 죽이려 하는가 혹은 죽이려 한다고 생각하는가를 말한다. 마찬가지의 장애를 앓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베개로 질식사 시킨 아버지의 사건을 통해, 결국은 숀의 어머니와 이혼을 하기로 선택한 숀의 아빠가 가진 괴로움과 나약함,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하고 있는 부정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해 보여주며 독자로 하여금 이 이야기의 결말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까지 생각해 볼 여지를 준다.
읽으면서 숀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에 대한 묘사가 정말 진짜 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숀의 아빠가 가장 염려하고 괴로워하는 부분 중 하나도 바로 그 문제였는데, 자신의 의사에 대해 표현할 길이 없는 숀이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몸 안에 갖혀 있는 존재인지에 대한 의문. 자신의 육체가 바로 자신을 가두는 감옥이 된다면 얼마나 괴로울까 생각해본다. 자신이 그 상황에 처해보지 않고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차라리 우리가 판별할 수 없는 인지와 성숙도가 보다 괴로움이 적은 방향이라면 좋겠다. 전에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면서 돌아보게 되었는데, 장애를 가진 사람과 또 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하는 좋은 작품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오아시스'를 많이 떠올렸다. 영화 속 문소리와 설경구의 사랑을 두고 반대하는 인물들이 문소리가 어떤 것을 느낄 수 있고 인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장애인의 인권을 두고 같은 관점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숀의 아빠가 결국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그 선택에 대해 책을 읽는 나 자신-독자-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곰곰히 돌아보며 읽는다면 좋겠다.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 이렇게 많은 상을 수상했고 이렇게 많은 곳에서 선정도서로 선정되었을까? 일단 이 책은 믿을만하겠구나..나말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책이라면 나역시 무언가 느껴지는게 있을거야! 라는 생각으로 책을 보게되었다. 그리고 책에 대한 소개를 보니 음...지체장애를 갖은 아이의 이야기구나...그럼 나와는 너무나 다른 상황이고 너무 우울한 이야기라 내 기분도 너무 다운되지 않을까? 그리고 내 삶 역시 이런 책들의 영향으로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길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갖게되는 그런 주제다. 내가 너무 경솔한 생각을 하는걸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이야기하는 숀 맥다니엘. 내 생각은 누군가에 의해 항상 변한다. 책을 보면서 변하기도 하고 텔레비젼속 다큐를 보며 변하기도 한다. 일단 내가 겪어보지 않았던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그 무엇을 만나게 되면 그 무엇인가가 이끄는데로 움직이곤 한다. 책을 보기전 나역시 아버지가 많이 아프실때 이런 생각을 했다. 아버지가 아프신데 폐암말기고 연세도 있으셔서 수술도 할수없다니 퇴원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퇴원을 했는데 난 참 불만스러웠다. 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게 자연스럽지 않고 더 고통스럽게 한다는 이야기에 그저 꼬리를 내렸다.
그리고 몇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그 후로 드는 생각이 그때 내린 결론이 옳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처럼 이 책속의 아버지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완전히 똑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말이다. 뇌성마비이며 거의 가족과 대화가 되지 않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버지인 작가. 그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야기속의 아버지는 어쩌면 그가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숱한 번뇌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아들인 숀 맥다니엘의 시선에서 그려지는 이야기가 마음 한켠을 찡하게 울린다. 과연 저 사람에게 저런 치료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과연 저런 아이를 돌보며 온가족이 희생하는게 필요할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속 아버지처럼 혹시라도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냥 내 생의 막을 내리도록 도와달라는 이야기는 누구나 다 한다. 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되면? 사람의 생각은 대부분 달라진다. 하루라도 더 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을만큼 누구에게나 생은 소중한 것이다.
그렇게 소중한 삶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그려진다. 이야기를 보면서 아~ 정말 그렇겠구나..맞아. 내가 생각지 못했던 또 다른 창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읽게 된다. 내가 생각지 못했던 또 다른 삶의 아주 작은 모퉁이를 돌아선듯 신선하다. 마치 이미 내가 숱하게 지나온 길이지만 제대로 보지 못해서 발견하지 못했던 귀한 어떤 부분을 발견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