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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516g | 132*225*30mm
ISBN13 9788937463617
ISBN10 89374636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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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는 외삼촌과 있는 것이 좋았다. 그는 엄마와 닮은 데가 있었다. 엄마처럼 관습에 어긋나는 것에 대해서도 편견을 갖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엄마처럼 그는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해 귀족적인 평등의 감각을 갖고 있었다. 엄마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첫눈에 이해했으며 생각을 머릿속에 처음 떠오르는 형식, 아직 살아 있어 의미가 퇴색되기 전의 형식으로 표현할 줄 알았다. --- p.23

이제 그녀는 평생 그의 노예였다. 그는 무엇으로 그녀를 홀렸을까? 무엇으로 그녀의 순종을 손에 넣었으며 또 그녀는 무엇으로 그에게 넘어가 그의 욕망을 만족시켜 주고 꾸밈없는 치욕의 떨림으로써 그에게 쾌락을 주는 것일까? 나이가 많다는 것 때문에? 엄마가 금전적으로 그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그녀, 즉 라라를 노련하게 협박하기 때문에? 아니, 아니, 아니다. 전부 얼토당토않은 소리다. --- p.96

유라와 토냐는 동시에 그녀 쪽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어깨를 맞댄 채 그녀의 침대 옆에 섰다. 계속 기침을 하면서 안나 이바노브나는 서로 맞잡은 그들의 손을 붙잡더니 한동안 포갠 채 쥐고 있었다. 그런 다음에는 목소리와 숨을 가다듬고 말했다. “내가 죽어도 헤어지지 마라. 너희는 서로를 위해 창조되었어. 결혼해라. 자, 내가 너희를 정혼한 사이로 만들어 주마.” 이렇게 덧붙이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 p.139

축일의 거리를 걷고 있는 그녀는 무섭도록 혼란스러운 상태였고 따라서 주위의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했다. 숙고된 총탄은 누구를 겨냥하는가와는 전혀 상관없이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서 탕, 하고 발사되었다. 그 발사만이 그녀가 의식하는 유일한 것이었다. 그녀는 길을 가는 내내 그 총성을 들었는데, 그것은 코마롭스키를, 그녀 자신과 자신의 운명을, 그리고 두플랸카 풀밭의, 기둥에 과녁을 파 놓은 참나무를 겨냥한 발사였다. --- p.149

이 새로운 것은 또한 간호사 안티포바였다. 그녀는 전쟁에 의해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던져져 그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삶을 살고 아무것도, 아무도 탓하지 않은 채 불만이 있어도 거의 말하지 않고, 수수께끼처럼 과묵하되 침묵을 지킬 줄 아는 여자였다. 평생 동안 가족과 친지는 물론이요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대하려고 노력한 유리 안드레예비치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 것, 그 정직한 노력 또한 너무도 새로운 것이었다. --- p.294

세상의 이치가 부유한 자들이 그렇지 못한 자들의 희생 위에서 제멋대로 굴고 기상천외한 짓을 하도록 허락할 때는, 얼마나 쉽게 다수가 참고 있는 동안 소수가 향유한 이 횡포와 무위도식의 권리를 참된 얼굴이자 독자적인 것으로 생각했던가! 하지만 하층 계급이 일어나고 상층 계급의 특권이 폐지되자, 다들 얼마나 빨리 퇴색했으며 분명 그 누구에게도 있지 않았던 저 독자적인 사상과 얼마나 매정하게 작별했는가! --- p.319

그때는 다들 누군가를 모방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을. 전선이나 도시에 폭동이 지 속되는 와중에 두각을 드러내고 상상력을 자극한 인물들을. 가장 인정받는 민중의 권력들을. 선두로 나선 동지들을. 그냥 이렇게 서로를 모방했던 것이다.
--- p.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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