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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엄마의 이탈리아 여행법

글쓰는 엄마의 이탈리아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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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38g | 140*204*30mm
ISBN13 9788998294557
ISBN10 899829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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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게 걷던 중딩군이 멈춘다. 뒤따르던 우리도 멈춘다.
“지도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더 이상 가는 방법을 모르겠어.”
그럴 리가, 구글 지도에 호스텔 이름을 정확하게 입력했는데, 행여 스펠링이 잘못 되었을까 봐 몇 번이나 확인을 했는데, 그럴 리가 없지. 아이에게 지도를 넘겨받아 꼼꼼히 살핀다. 아까 버스에서 내린 곳이 이쯤이었으니까 우리는 이 길을 따라 여기까지 왔군. 앗! 다음 부분이 출력되지 않았다.
- 25쪽 〈빈- 한국인은 밥심이라 했던가〉에서

밤이 깊어졌다. 조명을 받은 슈테판 성당이 새하얀 자태를 드러냈다. ‘빈의 혼’이라 불리는 슈테판 성당은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열린 곳으로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다.
겨울바람은 여전한데 성당 앞은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137미터짜리 첨탑을 바라보는 얼굴 위로 겨울바람이 스쳐 지난다. 배부른 저녁, 겨울바람이 차가운 줄도 모르겠다. 깔깔거리며 감상했던 〈패딩턴〉의 기억이 어느새 아스라하고 립스 소스의 달콤함만 생생하다. 춥고 흐린 날, 여행의 완성도 결국 외식이다.
- 49쪽 〈빈- 춥고 흐린 날 여행하는 법〉에서

지난번 네덜란드 여행에서, 하루 전에 산 모자를 푸린양이 잃어버렸을 때 찾을 생각도 하기 전에 화부터 내던 내가 아니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화가 났다.
“간수도 못할 거면서 왜 휴대폰을 사달라고 해.”
속상해 하는 푸린양을 위로하기는커녕 손조차 잡지 않고 성큼성큼 앞장서 걸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푸린양은 울지도 못하고 엄마 뒤를 따르고 있다.
“이쪽엔 없는 것 같아. 오빠가 못 찾으면 영영 잃어버린 거야. 그러면 앞으로는 안 사줄 거야! 알겠어?”
울먹이며 간신히 고개만 끄덕인다.
- 103쪽 〈바트이슐- 아이들과 여행하기, 그것은〉에서

“그러면 잠깐 밖으로 나와 봐. 엄마 화장실 갈 거니까 복도에 좀 있어줘.”
“엄마, 설마 무서운 거야?”
그래, 무섭다. 1.5층에 위치한 화장실은 조명이 어두워서 화장실 문을 닫을 수가 없다. 깜깜한 공간에 갇힌 것 같다. 그래서 문을 조금 열어두었다. 그랬더니 2층이 보인다. 니콜로의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 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2층의 모습이.
- 157쪽 〈피렌체- 고요가 흐르는 집〉에서

오르비에토 시내에 들어섰다. 3시간째 후진 없이 운전 중이다. 아직도 후진기어 넣는 법은 파악하지 못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았는데 내비게이션이 안내를 끝냈다. 사진처럼 근사한 토스카나 풍경 한가운데 우리를 데려다 놓고 소임을 마쳤다는 듯 조용하다. 겨울 농가마을엔 길을 물어볼 행인도 없다. 비까지 내린다.
가까운 농가 앞에 차를 세웠다. 비 내린 흙길이 어느새 진창이다.
“저기요, 누구 안 계세요?”
- 183쪽 〈토스카나- 이탈리아에서 운전은 처음이라,〉에서

빗방울이 타닥타닥 떨어지는 밤, 이탈리아 반도의 남쪽 끝을 달리는 작은 차 안이 이적의 노랫소리로 가득하다.
- 다시 돌아올 거라고 했잖아 잠깐이면 될 거라고 했잖아.
사위는 어둡고 지나치는 자동차마저 드문, 이국의 낯선 도로 위. 어느새 잠에서 깬 중딩군까지 모두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른다.
- 우우 그대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우우 그대 말을 철석같이 믿었었는데.
그 밤, 그 길 위에서 우리만의 뮤직 비디오가 완성되었다.
- 222쪽 〈레체- 길 위에서 꼬박 열 시간〉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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