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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매미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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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392g | 140*200*30mm
ISBN13 9788994343983
ISBN10 8994343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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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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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언젠가 죽어야 하는데. 그것이 두렵지 않나.’
문득 그런 의혹이 들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무사로서 당연한 각오일지 모르지만, 싸움터에서 창칼을 휘두르고 있을 때라면 또 몰라도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다가간다는 것은 끝을 알 수 없는 공포일 것 같다. 그러나 슈코쿠에게는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는 기색이 터럭만큼도 없었다. 쇼자부로는 그것이 수상쩍게 느껴졌다.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역시 막상 때가 되면 도망칠 작정이 아닐까.’
자꾸만 그런 의심이 들었다. 쇼자부로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 슈코쿠가 말했다
“단노 공,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는 했으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죽음도 겁나지 않는다고 호언하는 것은 무사의 허세일 뿐. 나도 목숨이 아까워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쇼자부로는 역시 그런가 생각하며 슈코쿠의 꾸밈없는 말을 귀기울여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고 합니다. 오십 년 뒤, 백 년 뒤에는 수명이 다하지요. 나는 그 기한이 삼 년 뒤로 정해진 것일 뿐. 하면 남은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 pp.26-27

쇼자부로 앞에 놓인 일기에는 ‘저녁매미 일기’라고 쓰여 있었다.
“어찌하여 저녁매미입니까?”
쇼자부로가 의아해하자, 슈코쿠는 빙긋 웃었다.
“여름이 오면 이 부근에서 저녁매미가 많이 웁니다. 특히 가을기운이 완연해지면 여름이 끝나는 것을 슬퍼하는 울음소리로 들리지요. 나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몸으로 ‘하루살이’의 뜻(일본에서는 ‘저녁매미’를 ‘하루살이’를 뜻하는 ‘히구라시’라고 함)을 담아 이름을 지었습니다.”
쇼자부로는 머뭇머뭇 일기를 폈다. 슈코쿠의 심경이 쓰여 있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읽기가 겁났다.
동시에 슈코쿠가 칠 년 전 측실과의 밀통에 관해 어떤 식으로 기재했는지 보고하라는 헤이에몬의 명이 생각났다.
‘여기에 그 일이 적혀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기에는 그날의 날씨와 필사한 자료의 종류, 분량과 함께 가보에 기재할 내용 등만 쓰여 있는 듯했다.
자신의 심경 등은 쓰지 않고 그저 가보 편찬에 필요한 사항만 기록했다. 슈코쿠의 가보 편찬에 대한 자세가 얼마나 추상같이 엄한지 알 수 있었다.
--- pp.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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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과 겸손으로 작가들의 모범이 되는 작가! 죽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주인공의 감정을 계절에 은유한 것은 정말이지 탁월했다!
아사다 지로(소설가)
사회를 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깊은 교양이 없으면 쓸 수 없는 작품이다. 중층적 독서를 부르는 매력적인 소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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